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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서희 이야기

꽃보다 눈부신 서희 당신의 쉰한 번째 봄, 그 하루의 조각들을 기록하며

by 아리빛 하나 2026. 4. 21.

기분 좋은 봄바람이 살랑이던 4월 21일. 오늘은 우리 집의 기둥이자 가장 소중한 사람, 아내 서희의 생일이다.

"조용히 보내고 싶어"라던 아내의 수줍은 당부와는 달리, 우리 가족의 마음속에는 이미 커다란 축제의 꽃이 피어 있었나 보다. 아침 일찍 보낸 감사의 인사부터 늦은 밤 골목길의 웃음소리까지, 어느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특별한 무언가를 거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그저 함께 걷고 마주 앉아 밥을 먹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농밀했던 하루. 휴대폰 갤러리에 가득 찬 사진들은 그저 이미지일 뿐이지만, 그 속에 담긴 대화와 공기는 우리 가족만이 아는 따뜻한 온도를 머금고 있다.

장모님께 드린 진심 어린 마음부터, 아이들의 엄마에의 사랑과 소소함을 놓치지 않고 신경 쓴 선물, 지인들이 보낸 정겨운 소식, 그리고 10년의 세월이 묻어나는 동네 식당에서의 정겨운 약주 한 잔까지….

아내의 생일을 축하하며 써 내려간 우리 가족의 ‘행복 일기’를 이곳에 하나씩 펼쳐보려 한다. 사진마다 배어 있는 웃음꽃을 여러분도 함께 느껴보면 좋겠다.  김성호


성호는,
장모님께 아침 일찍 감사 인사를 드렸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m/9935

퇴근 때는 아내에게 (영탁에게 부탁해 구해온) 꽃다발을 안겨주며, 시어머니가 20만원 주라고 했다고 전달했다. 선뜻 믿지 않기에 통화내역 오픈하는 걸로 받을 돈을 내기에 걸었다.

통화 녹음 어머니_260421_161915.m4a
4.73MB

 


치형 밥을 주려 전을 부치다 말고 꽃을 받아든다. 손이 부끄럽지 않아서, 아는 채를 할 수 있어서 꽃이 소중했다.


영탁은 블루투스. 귀가 아픈 걸 고려했다고. 마음 씀씀이가 돋보인다. 어쩌다보니 식당에서 민턴을 치고와서 씻지도 못한 채 축하의 향연이 어어졌다.

다음은, 밥 먹고 있던 치형이!

"그래서, 치형아 넌?"



"얼릉 와서, 엄마에게 안겨. 아님 뽀뽀라도 하던가!"
라는 나의 말에 몸을 움직인다.


치형은 말 잘 듣는 아들이 되기로 하자는 말에 묵묵히 침묵을 지켰다.



점심은 보영이와 했단다. 자주 반복되어온 마치 해야만 하는 듯한 스케줄이 싫어 거절했더니 보영이는 말했단다.

"그냥 밥 먹자구"

최근 비슷해진 머리 스타일을 보곤 바로 축하해 주었다. 어울린다고. 속마음은 살짝 잘 관리해야 할텐데 라는 조심스러움도 있긴 했지만, 아직은 Crazy 처럼 보이진 않는다. 아낸 가끔 보여주곤 하는데...  고마운 친구다.


저녁은 집밥으로 미역국, 육전, 계란말이, 갓김치 등을 함께 먹었다. 영록에게는 참고하라고, 블로그에 올리고 있는 생일 진행상황을 전달해주었다. 물론, "엄마 생일 축하해요" 라는 전화를 했고, 부재중이었음에 다시 긴 통화는 나중으로 미뤄두었다.


그리고, 축하인사를 듬뿍 받았다. 서희는 좋겠다.







식사 후 커피타임은,
산울마을 2단지 자이안카페(213동 Cloud Club)로 갔다. 아내가 좋다고 추천한 곳, 역시 찾아들어가는데 애를 먹었다. 결국 정문을 찾지는 못하고 돌아돌아 들어섰는데, 나올 때 다시 시도했음에도 다음에 정문을 찾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을 만큼 희안했다.


카페에서 본 전경은 하늘 빛, 바닥 황토빛, "여보, 공사 중인데?" 라는 말에 "그래서 좋은데." 라는 말로 응답했다. 정말 난 뭔가 올라가고 있거나 움직이고 있는 장면을 보면 마음이 들뜬다. 흥겹게. 얼마나 많은 노력과 열정이 저 속에 녹아들고 있을까 하며.


아내는 기쁜 마음을 셀카를 통해 뿜어낸다.

한 묶음에 내 마음을 전부 담아보려 했어. 예쁘네.
반사각, 거울을 마주한 듯이 희미한 홀로그램이 좋다고 찍고 있다.
선명하지 않아 별루일껄! 말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래서 바로 찍어 주었다.



"여보, 생일 축하해."


못난 나와 51살이 되도록 함께 해주어 고맙다. 아직 통제되지 않는 본능이 남아있어 당신이 힘들텐데, 그래도 참고 기다려 줘서 고맙다. 노력할께. 통제되길, 그게 정말 서로가 원하는 결과이기를 바라면서. 당신에게 웃음이 활짝 피도록 노력할께.

꽃 보다?? 꽃과 참으로 어울리는 당신, 어쩜 이렇게 색깔을 칼맞춤 했나 모르겠네.
수줍은 듯 담긴 당신을 보면 설렌다. 살짝 흔들려서 불안하지만 그래도 이 사진을 오늘의 1 Pick으로 선정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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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약주는 동네 닭날개집으로 가는 중....  블로그에 계속 등록 중이다. 근황을. 누가 볼까마는.

10년째 사는 집이란다. 역사물 찍자는 말에

 

닭날개 먹으러 가는 중, 20:21


누구에게 연락했을까?

지숙이네 담벼락에서, 함께 하자고 연락했다


바위 사이 자란 꽃을 보니 아름답다 라는 감정에 사진을 찍었더니, 아니 그걸 왜 찍어? 라는 서희, 헐.


핀잔도 그런 핀잔이 없다. 지가 싫으면 싫은 거지, 굳이 잘 찍어서 괜찮지 않아 하는 말에 굳이. 굳이 그렇게 응답해야 할까?
그래도 참을 인이라 했으니, 입술을 꾹 다물고 아무렇지 않게 길을 재촉했다. 손을 맞잡고.

지숙이가 오니 그렇게 반가웠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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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국물이 뚝 뚝 떨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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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숙아, 정말 마음에 드는 선물이다.
감동이다.


개구진 지숙이랑 어울리다 보면 장난끼가 늘어난다. 유쾌해진다. 자꾸만 웃게 된다. 우리 지숙이, 짠한게 아주 진국인데 속내를 보일세라 돌려치는 기술만 늘어나니 아주 가끔 툭 툭 건드려서 털어내고 있다. 먼지 털 듯이 가볍게 툭 툭.


이어진 자리, 매들리 인 마냥 우리의 하모니는 그렇게 밤 10시 치형이 돌아올 시간에 맞춰 재깍 재깍 돌아가고 있다.


가끔 나도 멍해지고 싶은 때가 있다. 당신을 마주 보면, 그 설레임을 숨기는데 쉽진 않다.
그래서 담는다. 사진에.


눈 깊숙이 가라앉은 격랑이 잔잔하게 흐르길 기도한다. 불쑥 불쑥 튀어 나오는 격함이 너의 매력이란 걸, (이하 삭제)


웃고 웃는다.


내 눈엔 가슴 만 보인다.


지숙이는 흥이 났다. 아주 신났다.

1 Pick,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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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숙이의 양면성이 아주 잘 담긴 사진이다. 분명 아픈 데, 견디기 힘든데, 참을 만 하다고, 그렇지 않아, 울어도 돼 라는 말에 눈시울이 붉어질새라 금방 되돌리는, 아주 견고한, 그러면서 유연한, 치렁이는 금붙이가 부적처럼 여겨진다. 그래서 울리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듯.

 


야 호!!

Terra 광고 모델


그렇게 뒤늦게 시켜서 결국 다 먹고 나온 닭날개 집 앞에서 기념사진, 찰칵!



오늘 만 같아라!








귀가했다.



 

2026.4.22. 06:44

어느덧 긴 하루가 지나고 평온한 아침이 찾아왔네. 어제 당신의 생일은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마치 잘 짜인 한 편의 따뜻한 영화 같았어.

여보, 무엇보다 어제 당신의 미소를 보며 참 행복했어. 장모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시작한 하루가, 우리 어머니께서 선뜻 보내주신 그 '첫 생애 20만 원'으로 꽃피울 줄은 몰랐네. "어머니가 주라고 하셨어"라는 내 말을 믿지 못해 통화 내역까지 확인하던 그 순간이, 우리 어머니와 당신 사이의 깊은 세월을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 한구석이 찡하더라고.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참 예뻤지? 엄마의 귀 건강을 생각한 영탁이의 세심함이나, "말 잘 듣겠다"는 약속 대신 묵묵히 침묵을 지키던 치형이의 그 귀여운 진지함까지. 수많은 지인으로부터 쏟아진 축하 인사와 선물들을 보며, 당신이 그동안 얼마나 주변을 따뜻하게 돌보며 살아왔는지 다시금 느꼈어. 당신은 정말 사랑받아 마땅한 사람이야.

밤늦게 동네 식당에서 마주한 지숙이의 모습은 여운이 참 길게 남네. 아픔을 견고한 미소 뒤로 숨기고, 화려한 장신구를 부적처럼 두른 채 꿋꿋이 견뎌내는 그 유연한 강인함 말이야. "울어도 돼"라는 말에 붉어지던 눈시울을 애써 돌리던 그 뒷모습을 보며, 끝내 울리지 않고 곁을 지켜준 게 참 잘한 일이다 싶어. 누구나 저마다의 짐을 지고 살아가지만, 그 밤 우리가 나눈 온기가 지숙이에게도, 그리고 우리에게도 작은 위로가 되었길 바라.

10년을 산 이 동네, 이 집에서 당신과 함께 나이 들어갈 수 있어서 참 고마워. 화려한 이벤트는 아니었어도 우리의 일상이 꽃다발보다 향기롭고, 육전보다 고소하며, 갓김치보다 톡 쏘는 맛이 있는 하루였어.

여보, 다시 한번 생일 축하해. 당신의 쉰한 번째 봄이 어제처럼 늘 다정하고 단단하기를, 내가 늘 곁에서 응원할게. 사랑해.

- 당신의 피앙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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