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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어떻게살것인가

정도

by 큰바위얼굴. 2021. 5. 12.

정도

1. 바른 길

2. 알맞은 한도

3. (수량을 나타내는  뒤에 쓰여) 그만큼가량의 분량

 

youtu.be/Pz-3Ajg26YM

 

아침 산책 길에서 블럭방을 그만두겠다는 아내, 공부를 그만두겠다는 둘째 영탁이, 보고싶다는데 가지 못하고 충주에 있는 나, 6평 모의고사까지 D-10여일 남은 첫째 영록이, 나무고무줄 총을 만들고나시 신나하는 세째 치형이.

 

다 좋은데, 힘들다. 솔직히.

머리는 무겁다.

 

한 바퀴 돌고와 보니 역시나 블루투스의 한계일까? 말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이럴 거라 예상은 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영탁아,

고깃집 알바를 할 때는 아닌 듯 하다. 지금 너에게 1년반은 무척 소중한 시간이다. 고깃집 알바는 나중에 실컷 할 수 있으니 딴 생각은 '그만' 두고 너의 길로 들어와 차근차근 하루 1문제라도 알아가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하나 하나 알아가는 그 시간이 지식의 축적 외에, 시간관리, 맥짚기, 통찰력, 연관고리, 연상, 생각의 깊이, 다양성, 간접경험 등 수많은 얻을 것이 있다. 제발, 너에게 지금 필요한 건 피싸방도 아니고 연애도 아니며 빈둥빈둥도 아닐 것이며 단연코 정자세로 앉아 학습에 열정을 가해보는 것이 아닐까 한다. 

 

여보,

코로나19로 닫힌 가게문을 많이 접했지? 우린. 주변에 참으로 많은 가게가 닫혔다. 그 안에 고통과 슬픔이 어찌 없겠냐마는 우린 참으로 다행스럽게도 종종 마이너스를 기록했다손 치더라도 그 파고를 건너왔잖아. 이젠 밑바닥에서 기지개를 켜는 이 시점에 누적된 피로감으로 불안한 미래를 이유삼아 '그만' 두겠다고 하는 건 너무 아깝다. 솔직히.

내가 말한 가게정리는 경기가 회복되고 잘 나갈 때 더한 욕심 때문에 그만두지 못할까봐 말했던 것인데 이 말의 의미가 당신에게 마음을 정리해서 가게로부터 정을 쏙 빼라는 건 절대 아니었다는 걸 밝히고 싶다.

 

영록아,

"힘내. 즐겁게. 그 열매는 달콤할 테니까"

밴드에 답글이다. 힘내다. 즐겁다. 달콤하다. 어이구, 아무튼 위로이며 격려라는 거 알지?

 

치형아,

고무줄총 만들어 신나하는 널 보니 미안타. 더 잘 놀아줄테니 하고싶은 거 다 말해라.

다만, 엉덩이나 거기 그만 좀 때려라.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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