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드는 아내를 위해 녹음을 한다.
당시에 모두 전하지 못한, 막상 얘기하려면 멍 해지는 머리 때문에 시작한 일이 녹음이다. 물론, 긴 운전에 지루함을 달래고 하고 싶은 말을 녹음하면 좋을 것 같아 시작했다. 영록이에게, 영탁이에게, 그리고 이제는 아내에게.
출근을 하면 작업장 둘레를 산책한다.
있을 곳이 아닌 곳에 지어진 소경매장 시설물, 잘 다니지 않는 길인데도 마주치는 차량, 모내기 한 논, 송어가 파닥거렸던 개울, 물레방아를 쉼없이 돌리는 양어장, 넓게 펼쳐진 감자밭, 그리고 그 중간에 있는 한 그루 나무 집, 전기줄에 앉아있다가 파닥 하고 날개짓하여 멀리 날아가는 참새, 이 모든 걸 내 이야기에 담는다. 소리로.
타박타박 투벅투벅 하게 걷는 소리가 일정한 박자로 울리는 이 보다 좋은 자장가는 없으리라.
그래서 일까? 잠들 때 틀어주니 잘 자더라.
"여보, 좋은데 왜 꺼?"
가끔, 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음을 간과한 순간이다. 헉, 얼릉 껐는데 이를 들었단다. 너무 솔직해서 탈이다. 주의하자.
오늘은 아내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진다.
잠 못 드는 아내를 위해.
잠 못드는 아내를 위해 (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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