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씨방을 전전하는 아들에게.
메시지에 답하지 않는 아들이면서 부모의 답답함은 애써 모른척 하는 아들에게.
말하지 않고 갇혀있길 기꺼이 하는 아들이면서 모니터랑 연애하는 아들에게.
아무것도 아닐 수는 없지만 그렇게 크지도 않은, 마치 소설 속에 환생한 주인공의 친구친구처럼 사는 아들에게.
후회한단다. 무엇을?
살아온 것을. 선택했던 것들을.
그중엔 외고자퇴가 있겠고 수능 3수가 있겠다.
후회할거다. 무엇을?
지금을. 피씨방을.
그냥저냥 보낸 시간을.
후회하다 = 과거에 한 어떤 일이나 또는 지난 잘못을 깨닫고 마음속으로 괴로와하다.
만족한다. 무엇을?
살아온 것을. 선택했던 것들을.
그중엔 외고자퇴가 있겠고 수능 3수가 있겠다.
만족할거다. 무엇을?
지금을. 피씨방을.
그냥저냥 보낸 시간을.
만족하다 = 마음에 흡족하다.
https://blog.daum.net/meatmarketing/5070
후회와 만족은 양면의 동전이다.
딱 붙어 있다. 한 끝 차이라고도 볼 수 있다.
붙어 있는데 서로 마주할 수는 없다. 둘 중 하나라는 말이다.
울다가 웃는다는 말처럼 후회하다가도 만족스럽기도 하다.
웃다가 우는 것처럼 만족스럽다가도 후회하기도 하다.
지난 잘못은 외고자퇴가 아니며 수능 3수가 아니다.
잘못은 자포자기이며 현실도피하는 지금 모습이다.
수능으로 자기증명을 세웠다가 아니라는 진실(?)을 깨닫고 모든 걸 내던져버린 것 중에 잘못은,
바로 그 잘못은 외고자퇴나 수능3수가 아니라 내던져버린 그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내던져버린 잘못을 반성하고 있는가?
충분히 그렇게 보이는가?
피씨방이 약이 되는가?
피씨방에서 보낸 지난 4개월과 앞으로 쓸 수많은 시간에 대해 후회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자기자신에게 물어보자.
충분히 쉬었는가?
충분히 다독거렸는가?
충분히 아끼며 사랑할 것을 다짐했는가?
선택1)
그렇지 못하다면 충분히 쉬고, 충분히 다독거리고, 충분히 아끼고 사랑할 것을 다짐하자.
후회한 만큼 만족하려면 충분히 쉬고, 충분히 다독거리고, 충분히 아끼고 사랑할 것을 다짐하면 좋겠다.
선택2)
만약, 충분히 쉬었고, 충분히 다독거렸으며 충분히 아끼고 사랑할 것을 다짐했다면 이제 하자. 현실에서.
무엇이든 어떤 것이든 스킬을 연마하고 경험치를 쌓아 내공을 키우고 민첩성과 투쟁심을 증진시키자.
전사형으로 세상을 살아볼 것인지, 마법사? 혹은 현자? 혹은 사서? 혹은 용병? 혹은...
어느 하나의 직업이 아니어도 좋다. 다만, 중간에 바꾸면 그 만큼 손해라는 건 확실하다. 현실에서도.
[상태창]
이름 : 김영록
나이 : 21
호칭 : (없음)
전직 : (없음)
능력 - 근력 : 20/???
민첩 : 19/???
체력 : 30/???
지력 : 60/???
행운 : 50/???
심력 : 15/???
협력 : 17/???
스킬 - 의사표현력 Lv.2 (자기생각을 남에게 잘 설득할 수 있음. 향후, 업그레이드 시 통솔력 가능)
독파력 Lv.3 (자기가 정한 일은 어떤 것이든 몰입하여 해낼 수 있음. 향후 업그레이드 시 호연지기 습득 가능)
상태 : 현재, 심신이 쇠약하여 동기와 의지가 낮아진 상황으로 피씨방을 통해 활력을 찾고자 모색중이나 현실도피 경향이 있고, 계속 됨에 따라 주변으로부터 관심과 사랑이 질책과 미움으로 변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함.
특성 : 자기자신만의 기준을 세워 실행했던 의지와 경험치가 상당히 높음. 즉, 뭐든 하면 이룰 수 있는 자신감과 의지력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상태임. 다만, 높았던 만큼 낮아진 상태임.
어떤 능력치를 먼저 키울 것인가?
근력인가? 체력인가? 지력인가? 행운에 몰빵할까?
스킬은 어떤 새로운 스킬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가지고 있는 스킬을 성장시킬 것인가?
현실에서 게임하자.
돈이 아니어도 좋으니, 게임처럼 즐겁게 살아라.
뭐든 할 수 있다. 실제로.
뭐든 될 수 있다. 실제로.
재벌? 언론인? 기업가? ... 영광스런 명예로움을 좇을 것인가?
봉사? 기여? 이바지? ... 부드럽고 따스한 인생의 동반자 역할을 할 것인가?
전사? 마법사? ... 전쟁을 부르는 구나! 아쉽게도 현실에서 전쟁은 참혹하다. 현재 세계는 휴전중이며 국지전만 있다.
회귀했다면? 다시 되돌아 간다면 이런 생각이 필요하다면 그렇게 여겨도 좋겠다.
자기에게 이롭게 하는 건 가능한 다 끌어다 써도 좋겠다. 그것이 현혹이든 욕망이든 뭐든.
일단 스스로에게 불꽃을 붙이고 무지의 미지의 세계에 발을 내딪자.
낯선 NPC들은 내게 퀘스트를 줄 수 있음을 기억하라.
혼자가 아닌 주변의 도움을 구하는 것 또한 능력임을 명심하라.
돈이 아닌, 경험에 의의를 두고 하나씩 체험하고 알아가는 것에 만족하자.
우선, 자신의 상태창을 작성해보자.
그리고나서 어떤 형태의 영웅으로 성장할 것인지 선택하자.
그리고 그 영웅에게 당장 필요한 일부터 하나씩 해 나가자. 마치 게임에서 처럼.
둥지는 언제라도 귀환할 수 있는 쉼터이자 활력소이니 충분히 활용하자.
https://blog.daum.net/meatmarketing/5068
재미는 슬픔을 동반하고, 즐거움은 미움과 질시를 담보하며, 후회는 반성을 끌어내고, 만족은 불안을 가져온다.
내가 네게 주고 싶은 건 "지금도 늦지 않았어" 하는 말.
사랑하고 감사하라는 말.
이제 그만 도피를 멈추고, 되돌아와 도움을 청해도 좋겠다.
널 사랑하고 아끼는 둥지로.
'수양 > 어떻게살것인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퇴근길 늦지않기를, 출근길 늦어도괜찮아 (0) | 2021.09.30 |
---|---|
가다가 힘들면 쉬어가더라도 (0) | 2021.09.17 |
지루 무료 허전은 전쟁 전의 고요함과 같다. (0) | 2021.09.14 |
오늘 난 감사드렸어 (0) | 2021.09.09 |
오랜만에 피씨방에 갔다 (0) | 2021.09.0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