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는 등산. 우리 가족 5명은 원수산을 둘레둘레 걷는다.
어제, 그리고 엊그제.
발목이 아프다는 치형이, 자꾸 뒤쳐지고.
참다못한 영록이는 어떻게 좀 하라며 소리친다.
허허 웃고마는 나는.
지는 하는 아내.
요기저기 어울리는 영탁이도 묵묵해진다.
그래 이틀을 내리 저러는 것도 참기 힘든 일이지 한다.
여기가 아닌가?
좀 많이 돈 듯 싶은데 곧바로 찾아 이쪽으로 가면 소방서 나온다고 알려주는 영록이.
칭얼칭얼 절뚝절뚝 걷는 치형이.
어깨를 기대어 가자가자 채근하는 나.
아이는 두 마리의 동생을 들이니 야속하다는 듯이 아이를 흉내낸다. 좋은 일임은 분명한데 아마도 자기마음조차 왜 그런지 보단 그래야 할 듯 싶은 것일까 싶은. 털레털레 질질 끌며 걷지 않아도 좋겠는데 하는 바람이 무색하다. 페인트 칠한 안방은 건조를 위해 비우고 셋이 나란히 누워 아잉 하며 가운데를 고집하다가 결국 동생쪽 가에 누우니 자기도 만져달란다. 아이는 아이다. 다컸다고 으기양양 거리다가도 유리할 때면 아이라고 주장한다. 그래 아이여서 좋고 의기양양 해서 좋다. 영록이는 영록이 대로 치형이는 치형이대로 좋다. 어느새 알바에 익숙한 영탁이는 그럼 10%만 엄마에게 주라는 말에 묵묵하다. 다 컸고 다 컸다고 하는데 pc게임에 열심이고 칭얼대며 알바를 한다. 어느 모습이 아이이고 어른일까!
때론 앞날 기대 보다는 지금 함께 한 산책길이 비록 질질 끈 길이었을망정 힘차게 내딪고 함께 걸은 그 순간이 우리네 마음을 더욱 돈독하게 만들었으리라고 여긴다. 한 발 한 발 뜻하지않은 일이 있다해도 화가 나도 그 또한 가족 안의 일이려니 받아들이면 아이는 아이답다고 갓 어른은 갓 어른 답다고 어른은 어른 답다고 할테다.
엊그제, 한 참을 헤매어 나와 마주한 도로가 반갑다.
어제, 최대한 가깝게 돌자며 둘레길을 걷는 그 길이 낯서니 신기하다. 엊그제, 그리고 어제. 오늘. 내 아이들이 자라 자기를 드러내니 좋다. 어지러움이 다초점 안경 때문이면 좋겠다. 백신? 코로나? 심근염? 뇌경색? 헐, 도대체 어느 병원으로 가야한다는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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