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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2025년 생일

by 큰바위얼굴. 2025. 2. 11.

내 생일이다. 이번 생일엔 특별한 선물을 받기로 했다. 가족들에게 이렇게 부탁했다.
“나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이미지를 제시하고, 그에 대한 설명을 덧붙여줘.”

이 요청을 하게 된 건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다.
우린 서로를 얼마나 깊이 생각하고 있을까?
혹시 너무 익숙해서 가볍게 대하거나, 자기 입맛대로 해석하고 있지는 않을까?
평소엔 잘 듣지 못했던 솔직한 마음을 이번 기회에 들어보고 싶었다.
가족들이 떠올린 ‘나의 이미지’와 그에 담긴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의 시작이다.
시작은 >>>


https://www.magisto.com/int/video/OkQfN1gZBD9pTxFhCzE?l=vsm&o=a&c=c


생일날 아침, 운동한 직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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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는 내게 참 특별한 분이다.
언제나 내 마음을 꿰뚫어보듯 챙겨주시고, 나보다 나를 더 먼저 생각하신다.
늘 외롭지 않으시길, 웃음 가득한 나날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그 마음, 어떻게 하면 잘 전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전화가 왔다.
“사위, 나 큰일 났어!”
깜짝 놀라 긴장한 나에게 장모님이 이어서 하신 말씀.
“엘리베이터 공사 중이라 꼼짝도 못 해! … 그러니까 20만 원 주께~”
순간 당황했지만, 특유의 유머와 애정 어린 배려가 느껴져 피식 웃음이 났다.
역시나 장모님답다.
이런 장모님이 더 행복하시길 바라는 마음, 그걸 또 어떻게 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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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서희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여보, 생일인데 뭐 받고 싶은 거 있어?”
순간 심장이 살짝 두근거렸다.
아, 이건 기회다! 오래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
“아식스 운동화!”
잠시 후 도착한 서희의 답장.
“음… 그건 쫌 아닌 거 같은데?”
그래도 알아봐 준다고 하니 고맙기 그지없다.
요즘 서희는 고민이 많다.
아들 걱정, 엄마 생각, 그리고 나까지 챙기느라 정작 자기 자신은 뒷전이다.
이러다 이번 생은 남 챙기느라 다 보내는 거 아닌가 싶다.
그래서 말인데…
“여보, 운동화 말고 당신이 당신에게 조금만 더 관대해주는 건 어때?”
…라고 말했다간 또 타박 들을 테니, 오늘은 그냥 고맙다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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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록이는 참 묘한 녀석이다.
속은 깊고, 아는 것도 많으면서… 행동은 가끔 엉뚱하게 나온다.
“난 이 정도 했으니 나머지는 너희가 해~” 하는 식으로 동생들을 대할 때면,
참 야속하다가도 피식 웃음이 난다.
그러면서도 제일 작은 키로 동생들을 올려다볼 때는,
‘야, 나중에 네가 내려다보이면 어쩌려고 그러냐?’ 싶다가도…
겉으론 무뚝뚝해도 속 깊은 정을 주는 녀석이라, 믿음직스럽다.
할 때는 또 끝까지 해내는 사나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영록아,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뛰듯이 해보는 건 어때?”
너무 무겁게 짊어지기보다는,
네가 가진 힘을 좀 더 자유롭게 써보면 좋을 것 같아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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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족에게,
내가 받고 싶은 건...







우리 둘째, 영탁이는 지금 군대에 있다.
생각해보면, 영탁이만큼 ‘속이 깊고 넓은 애’가 또 있을까 싶다.
그 깊고 넓은 마음은 마치 하해(河海)와 같다.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먼저 챙겨주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여우처럼 자기 자신도 야무지게 잘 챙긴다.
완벽해 보이지만… 단, 한 가지.
하기 싫은 건 절대 안 한다.
그 단호한 태도는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걸까 싶다가도,
은근 부럽기도 하다.
그리고 또 하나.
여자를 참 좋아한다.
이건 나를 꼭 닮았다. … 유전자는 못 속이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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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읽고나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나는 게임, 책, 사진, 작문, 그리고 닮고싶은 아빠로 떠오른단다. 최고의 찬사!







우리 집 막내, 치형이는 참…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녀석이다.
당돌하고 좌충우돌!
형 둘의 특징을 섞고 또 섞어, 결정판을 만들어 놓으면 바로 치형이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런 치형이가 언젠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커서 아내 덕 보며 살래요!”
헛웃음과 감탄이 동시에 나왔다.
아니, 이렇게 솔직하고 당돌할 수가?
그 천진난만한 얼굴로 야무지게 미래 계획을 세우는 걸 보니,
뭐… 나름 현명한 선택 같기도 하고.
그런데 문제는 하기 싫은 건 지우거나 삭제해버리는 ‘탁월한’ 능력까지 갖췄다는 거다.
물론 아직 어설퍼서 맨날 걸리지만…
뭔가 그럴듯하게 둘러대는 모습이 귀엽고 명랑해서 차마 뭐라 할 수가 없다.
치형아, 너 그렇게 자라서 나중에 네 아들과 마주할 날이 올 거다.
그때가 되면, 그 똑 닮은 아들 녀석 앞에서 네가 무슨 표정을 지을지…
아빠는 벌써부터 너무 기대된다! ㅋㅋ


우선 딜을 건다. 역시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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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랜드로부터






장모님으로부터, 두번째





용이로부터






김기현 교수로부터,

 






원교와 민석이로부터,





장모님으로부터 세번째, 상심하지 말라며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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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윤호로부터,






동생 정아와 병오로부터,




해나와 예티로부터, 키스 세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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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으로부터, 네번째. 세종 집에 도착했냐는 안부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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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는 첫째 영록이가 샀다. 뚱이네 포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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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이후, 오락실을 갔다. 비비탄을 쏘고, 철권을 하고, 케리비안 해적선을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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