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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나들이

by 큰바위얼굴. 2025. 3. 22.


화창한 날, 우리는 함께 길을 나섰다.
봄기운이 완연한 아파트 정원에는 부드러운 바람이 불었고, 해나와 예티는 나른한 햇살 아래 몸을 뒤집으며 잠이 들었다. 바람을 타고 흐르는 풀 내음이라도 맡을라 기분이 좋은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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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엄마에게, 엄마는 딸에게 마음을 건넨다.
때로는 서로 닮기 싫어 투닥거리다가도, 마주 앉아 웃음을 터뜨리는 순간들이 있다. 생을 따라 흐르는 감정의 물결은 서로를 밀어내다가도 어느새 다시 하나로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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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매실차를 들고, 식당 앞에서 잠시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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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은 동치미 막국수를 유난히 맛있어하셨다. 시원한 국물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얼굴에 번지는 미소가 정겨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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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먹고 나선 길, 우리는 뒷산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데크로 조성된 둘레길을 따라 오르니, 나무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이 부드럽게 감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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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 빛으로 물든 숲길에 서니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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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딸은 엄마의 뒤에 섰다.
사진을 피해 도망치려다 결국 잡혀 서고 만다.
엄마는 환하게 웃으며 말한다.

"좋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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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데크길을 벗어나 황토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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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줄행랑을 치셨다. 
촉촉한 흙길 위로 나란히 이어지는 발자국.
엄마가 앞서 걸으면, 딸은 그 길을 뒤따른다.
언젠가 그 발걸음이 하나로 겹쳐질 때, 서로를 향한 마음도 온전히 놓일 수 있을까.
하지만 그 순간이 단순한 나이듦이 아니길, 사랑의 시간으로 남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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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길의 끝에서 마주한 막다른 길, 헉!
길 끝에서 막다른 곳을 만났다.
"헉!"
짧은 다리에도 불구하고, 장모님은 날렵하게 넘으셨다. 모두가 놀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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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 위로 펼쳐진 풍경을 함께 바라본다.
바람이 잔잔히 일렁이는 물결을 따라, 우리 마음도 고요히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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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간 사이, 부부는 물을 마시며 잠시 쉼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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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합류한 장모님께 물을 건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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흘러가는 하루의 한 순간, 이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며 사진 한 장을 남긴다.

참으로 닮았다.

그리고 제목을 붙였다.

마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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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정원을 지나 싱싱장터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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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함이 필요해."
지친 몸에도 한사코 아이스크림을 얹은 와플을 고집했다.

장모님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드신다.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식사 후에도 맛있게 드시는 모습에, 마음 한편이 따뜻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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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자리에서 바라본 거실이 정겨워 사진에 담았다.
장모님께 물었다.
"우리 집 참 예쁘지요?"

장모님은 활짝 웃으며 맞장구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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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우리는 소맥과 막걸리를 곁들여 이른 저녁 식사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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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해나, 예티와 함께 다시 산책을 나섰다.
어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남은 감동을 가슴에 품은 채.

"오늘은 어떤 일이 있을까?" 설레임을 갖고서,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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