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같은 감성 팝송을 틀었다. https://youtu.be/wFZeVki1M3E?si=UbUmK2ov_Nyazqi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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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55분, 또 하나의 숫자는 444 (4시 44분). 어찌하다 보니 사사사에 체크를 하게 됐다. 의미라는 건 부여하기 나름 아닐까 싶다가도, 꼭 의미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냥 바라보는 내가 의미를 부여하면서 재미를 붙이거나, 어떤 다정함과 친근함을 느끼는 거다. 시간은 흘러가고, 문득 나레이션이라는 역할이 멋있어 보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는 앵무새를 좋게 보지 않았다. 앵무새는 남의 말을 따라하는 존재니까. 물론 교육받은 앵무새는 상황과 감정을 표현할 수도 있겠지만, 반복되는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도 따라 하는 것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나레이션을 좋게 보는 이유는, 멋있기 때문이다. 목소리, 그리고 배경과 어울리는 변화들.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게 아니라는 점도 흥미롭다. 그리고 따라 하는 것을 싫어하더라도, 결국 따라 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성장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반복을 통해 기술과 실력이 늘어나는 법이니까.
너무 따라 하는 걸 싫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늘은 수요일, 영탁이가 오른쪽 발목 인대 수술을 받는 전 날이다. 끊어졌기 때문에 꼬매야 한다. 어제는 ‘묘하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392는 표현을 썼지만, 오늘은 안타까움이 더 크다. 어떤 경험은 피로해지고, 때로는 경종을 울리기도 한다. 긴장감을 주거나, 되돌아보게 하거나, 자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혹은 그냥 하나의 해프닝으로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까운 사람일수록, 그저 해프닝이라고 넘기기엔 조금 강한 충격이 온다. 성호는 어떤 기분일까. 유감스럽니? 반응이 없다가도, 심지가 불타오르면 떠들어 대는 보스처럼 변한다. 상처를 너무 쉽게 입고, 감정을 너무 깊이 담아내고, 누군가를 너무 쉽게 좋아하고 믿기 때문에 생긴 일이겠지. 그래서 단련된 것이 외면, 회피, 아무렇지 않은 척하기, 거리 두기, 멀리 보기, 바라보기 같은 것들일지도 모르겠다. 반대의 경우를 보더라도, 결국 비슷한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반대의 경우라면, 마음껏 좋아하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편안한 자리엔 어울리되, 그렇지 않은 곳에서는 스스로를 보호하는 태도. 그리고 모든 일을 이롭게 하겠다는 신념.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고,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가치도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이롭게 한다’는 것이 결국 상대에게, 심지어 적에게까지 이롭게 되는 것이라면?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그로 인한 안타까움도 존재한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선택이 달라졌을까? 예를 들어, 큰 노력을 기울여 어떤 자리를 만들었는데,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면, 그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그냥 흘러가는 시간 속에, 맞물려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수밖에 없는 걸까.
어제 들었던 재벌 3세 이야기가 떠오른다. 아마 SK였던 것 같다. 많은 사업을 했고, 실패도 경험했단다. 그러다 결국 자선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기부자와 기부처를 연결하는 일을 하면서, 신용카드 결제 수수료 3%를 본인이 부담한다고 한다. 이미 충분한 경제적 여유가 있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재벌 3세라는 환경, 치열하게 경쟁하며 얻은 기회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삶이 그렇게 멋져 보이지는 않았다. 결국 별반 다르지 않았다. 백 평이 넘는 집, 럭셔리한 생활, 강남의 유명 베이글 빵집에서 냉동 빵을 썰어 데워 먹는 모습. 사우디아라비아 왕자의 삶과도 그리 달라 보이지 않았다. 흔히들 ‘잘 나간다’고 말하는 배경을 타고난 사람들. 다시 태어나도 재벌이 되고 싶냐고 묻는다면, 그게 정말 좋은 일일까? 많은 걸 가질수록 오히려 더 큰 시험에 빠지는 게 아닐까? 돈과 명예, 부러움과 질시가 끊임없이 따라붙는다면, 나로 서기까지 더 많은 갈등과 신경 쓰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물론 많은 기회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리하지만.
그리고 또 하나의 삶.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육 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나 사랑을 배우고, 70년대라는 시기를 지나왔다면? 지금이라고 쉽지는 않지만, 그때는 더욱 힘든 시기였다. 먹고사는 문제가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던 시절. 더 많은 인내와 절제, 그리고 수양이 필요했던 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에너지가 넘치는 시대다. 기본적인 생활이 어느 정도 보장되면서, 돈이 절대적인 욕망의 대상이라기보다는 필수 조건처럼 여겨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은 돈 벌 궁리를 하기보다는, 돈 이상의 가치, 삶의 의미, 인생의 끝과 죽음, 혹은 죽음 전까지의 삶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한다. 누군가와 함께 무엇을 할지, 무엇을 남길지, 어떤 기록을 남길지.
최근엔 엄마에게 미안한 감정 https://meatmarketing.tistory.com/8303이 들었다. 술에 만취했던 그날, 블로그에 메모 형태로 짧은 문장을 남겼다. “미안합니다.” 아마도 그때는 엄마가 그리웠거나,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걸까. 그 감정을 그대로 담아 두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때의 감정까지는 쉽게 되살릴 수 없었다. 미안함은 남아 있지만, 어딘가 비어 있는 듯한 아쉬움이 남아 있다.
세상을 만만히 볼 필요는 없지만, 만만한 구석도 있는 법이다. 어려워 보이던 일도 때로는 쉽게 풀리고, 뜻대로 되지 않던 일도 어느 순간 잘 맞아떨어질 때가 있다. 선택이 맞았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고양되지만, 문득 내 주변 사람들이 다치거나 아파하게 되면, 그 감정은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그렇게 복잡한 감정들이 흘러넘치겠지. 숨기든 감추든, 말하든 말든, 결국 다 흘러간다. 오늘 새벽, 아주 얇은 초승달이 떠 있다. 태양은 직접 바라볼 수 없지만, 은은하게 따뜻함을 전해주기에 감사할 수밖에 없다. 달은 자주 볼 수 있어서 더 정겹다.
가끔 내리는 비도 좋고, 겨울에 소복이 쌓이는 눈도 좋다. 세상은 이렇게 다채롭다. 내 감정도 그렇다. 아픔을 두려워하지 말고, 아프다고 말하는 걸 감추지 말자. 느끼면서 살자. 김성호.
* 원문(음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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