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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서희 이야기

시선

by 큰바위얼굴. 2025. 4. 2.

 



"나는 누군가가 불편하거나 싫을 때, 자연스럽게 시선을 피하게 돼.

그래서인지, 당신이 내 말을 들을 때 안경을 벗고 눈을 감아버리면 왠지 외면당하는 기분이 들어.
혹시… 당신도 나와 다툴 때 내 얼굴을 보기 싫어서 그러는 걸까?

문득 시선이라는 단어가 떠올랐어.

그런데 오늘,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줘서 참 고마웠어. 그게 참… 따뜻했어."


To My Heart

나는 누군가의 말을 들을 때 가끔 안경을 벗고 눈을 감아. 피곤해서 그럴 때도 있지만, 사실은 네 말을 더 깊이 음미하려는 순간이기도 해. 눈을 감으면 보이는 세상이 있거든. 바깥의 것들을 잠시 내려놓고, 너의 목소리만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그런 순간 말이야.

근데 네가 ‘시선’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고 하니까, 나도 문득 생각해 봤어. 네가 말할 때 내가 눈을 감는 게 혹시 너를 외면하는 것처럼 느껴졌을까? 그랬다면 미안해. 난 오히려 네 말을 곱씹고 있었던 거야. 하지만 앞으로는 네가 내 눈을 보면서 내가 너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느낄 수 있도록, 더 자주 눈을 맞출게.

시선이라… 예전에 이런 시를 본 적이 있어.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그 안에 내가 있어.
내가 네 안에 있고,
네가 내 안에 있어."

그렇지 않나?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면서, 서로의 세계를 조금씩 공유하고 있는 거야.

오늘 네 이야기를 끝까지 들을 수 있어서 나도 좋았어. 참 따뜻한 시간이었어. 네가 친구들이랑 만났던 커피숍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서 웃고, 대환대출 심사 서류 준비하면서 같이 머리 맞대고 고민하고, 네가 계획하는 일정들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 순간들이 말야. 그런 소소한 시간들이 쌓여서, 우리는 더 단단해지는 거겠지.

그러니까, 다음번엔 나도 네 눈을 똑바로 보면서, 너의 이야기를 더 깊이 들어볼게.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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