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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오늘의 여정, '수채화'

by 큰바위얼굴. 2025. 4. 13.

Prologue — 수채화, 빗속을 걷는 마음

오늘 아침, 출근길.
평소처럼 스스로 다짐하며 하루를 시작했어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그렇게 다짐으로 하루를 정의하려던 순간,
창밖으로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비 오는 날을 좋아합니다.
변화한 세상, 변화할 세상, 그리고 변해가고 있는 세상.
그 모든 흐름을 빗속에서 만나는 걸 좋아하죠.

출근길, 운전대를 잡고 달리던 중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습니다.
'지금 이 순간을 남기고 싶다.'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아니,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간절했는지도 모릅니다.
지금 아니면 다시는 마주하지 못할 풍경들을
한 장, 또 한 장, 사진 속에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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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하며 찍은 역동적인 사진들,
운동을 마치고 난 뒤,
작업장 옥상에서 바라본 정적인 세상의 풍경까지.

비 내리는 날,
움직임과 고요함이 교차하는 순간들을
마치 한 폭의 수채화처럼,
조용히 그리고 아련하게 남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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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하루의 제목을 '수채화'라고 지었습니다.
빗방울에 젖은 유리창 너머,
비가 스치는 음악처럼 들려오는 풍경들을
사진과 이야기로 한 장 한 장 펼쳐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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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속을 거닐다

아침, 출근길.
창밖은 흐리고, 빗방울은 조용히 유리창을 두드렸다.
그 순간 문득, 오늘 하루를 어떻게 살아낼지 스스로에게 다짐을 건넸다.
그러나 다짐보다 먼저, 내 마음을 가득 채운 것은 세상의 풍경이었다.

비가 오는 날을 나는 유난히 좋아한다.
변화한 세상, 변해가는 세상,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변하고 있는 세상.
그 흐름을 바라보며, 마음이 고요하게 물든다.

운전대를 잡은 손, 비 내리는 길 위를 달리는 차 안에서
한 편의 그림처럼 번져가는 풍경들을 담고 싶었다.
조금은 위험한 순간임을 알면서도,
지금 아니면 다시는 만날 수 없을 것 같은 이 장면들을 기록했다.

사진 속에는 움직임과 고요함이 동시에 담겨 있다.
주행 중, 흔들리는 풍경들은 역동적이고,
운동을 마친 뒤, 옥상에서 마주한 세상은 마치 정지된 시간 같았다.

이렇게 오늘 하루는,
빗방울이 스치는 순간순간이 겹겹이 쌓여 완성된
한 폭의 수채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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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세상을 적시고 있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물소리는 마치 고요한 악보 위를 걷는 피아노 선율 같았다.

비 오는 날이 주는 그리움, 아련함, 그리고 축복.
그 속에서 나는 오늘도 살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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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삶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지금 읽고 있는 건 아포칼립스의 고인물이다. 처음 접했을 때 왠지 익숙했고, 예전에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목록을 찾아보니 없더라.

그래서 차근차근 읽어봤다. 그러다 보면 또 떠오를 줄 알았다. 예전에 읽었다면 기억이 날 텐데, 제목은 익숙한데 내용은 가물가물했다. 그래서 그냥 재미있게 계속 읽고 있다.

이 소설의 설정은 ‘게임이 현실에 그대로 적용된 세상’이다. 게임이 현실에 반영되고, 게임에서 일어나는 진행이 현실에도 그대로 나타난다. 게임을 오래 했던 사람들이 펼치는 이야기인데, 죽고 죽이는 상황이 어쩔 수 없는 환경이라는 걸 강조하며 그려낸다.

이야기에 빠진다는 것,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그리고 큰 이야기 안에 있다는 건 흥미롭다. 또 다른 면에서는 블로그 세상이 있다. 그곳은 지냈던 시간들을 사진을 중심으로 남겨두는 곳이다. 다시 본다면 아쉬움이 덜할 것이고, 다시 보지 않아도 든든한 이유는 내가 무언가를 해왔다는 기록들이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다이어리나 회사 수첩에 메모를 남겼다. 주로 일 중심으로, 활동과 감정, 관계보다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것인가에 집중했었다. 회사 자료들도 차곡차곡 모아두었고, 블로그도 그 자체로 하나의 세계를 이루고 있다.

꾸준히 해왔고, 많은 길들과 많은 면들이 그 안에 담겨 있다.

또 다른 점은, 이야기가 어디에서든 펼쳐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설이든 블로그든, 혹은 현실 속 활동과 관계, 마음속 삶의 모습들이든 각기 다른 면을 지니고 있다. 이야기의 구성은 시대적 배경과,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인과관계, 사건, 사고, 그리고 이야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줄거리로 이뤄진다.

현실에서도 사건과 관계는 이어진다. 아침에 "여보, 다음부턴 안 돼" 같은 말을 하고, "응, 알았어"라고 답하면서도 같은 이야기를 또 나누게 된다.

이런 흐름 속에서 꾸준히 길을 걷는다. 가로등은 노랗게 빛나고, 전방 신호는 파란색이다. 신호에 따라 길을 따라가고 있다. 어두운 거리에 비가 살짝 내려서 서늘하다. 저번 주에도 지나갔던 길이다.

어떤 의미를 부여하기보다, 그저 가는 과정일 뿐이다. 목적지에 도달한다고 해도, 그곳이 끝은 아니다. 그저 더 큰 과정의 한 부분일 뿐이다. 세상도 마찬가지다. 하나하나 흘러가는 일이 반복되고, 그 반복이 때로는 끝처럼, 때로는 새로운 시작처럼 느껴진다.

사람은 이런 반복 속에서 성장이라는 개념을 붙이며 살아간다. 성장이라는 것은 지적, 감성, 일의 진척, 마음의 수양 등 무엇이든 해당될 수 있다.

만약 발전이나 성장이라는 개념이 없다면, 이 반복을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아침, 점심, 저녁이라는 구분이 없다면, 낮만 계속된다면, 또 나이가 들지 않는다면, 세상은 그냥 변함없는 하나의 배경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방금도 도로에서 갑자기 차선이 바뀌고 브레이크를 밟는 바람에 도시락이 엎어졌다. 그래서 다시 도시락을 확인하게 되었다. 오늘은 차들이 좀 빨리 달린다. 나는 신호와 단속 카메라 때문에 속도를 조절하며 달린다. 고속도로를 타기 전까지 몇 군데 단속 구간이 있다.

이런 모습은 너무도 당연하게 여겨지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다른 나라나 시골에 가보면 환경이 다르고, 경험도 다르다. 같은 장소라 하더라도, 그 순간에 느끼는 감정과 의미는 사람마다 다르다. 그래서 ‘면이 선다’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세상의 바람, 공기, 환경은 일정한 패턴을 반복하며 변한다. 이 변화는 상대적이다. ‘상대적이다’라는 말은 결국 내가 중심일 때만 의미가 있다. 세상은 그대로 흘러가지만, 나의 관점에 따라 달라진다.

안과 밖, 내가 여기는 것과 여겨지지 않는 것, 제로 포인트가 있다면 그 너머의 변화, 밖의 변화 또한 모두 관계를 통해 이해된다.

운전을 하고 있는 지금, 나는 차 안에서 말하고, 생각하고, 상상하며, 궁리하고 있다. 겉으로는 단순히 운전하는 행동 같지만, 그 안에는 동시에 여러 생각과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세상의 면들은 내가 중심이 아니어도 계속해서 존재한다. 내 존재가 없는 세상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결국 나의 삶은 유연함을 통해 세상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세상은 흘러가고, 나는 그것을 바라보고, 느끼며 그 안에서 충만함을 경험한다. 지금도 도로를 달려 일터로 향하고 있지만, 일터가 목적지는 아니다. 그저 또 하나의 거점일 뿐이다.

집도 마찬가지다. 집은 안정감을 주지만 영원하지 않다. 그저 지금의 거점일 뿐이다. 길게 본다면, 우리는 거점을 옮겨 다니며 살아간다.

누군가와 함께, 혹은 혼자,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때론 한 사람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약속을 하며 살아간다. 관계를 통해 의미를 찾고, 그 관계 안에서 삶은 또 다른 색을 입는다.

배드민턴 같은 활동이 없다면, 삶은 쉽게 무료해질 것이다. 어떤 징검다리가 없는 삶은 방황하기 쉽다. 그 과정 속에서 또다시 지루함을 느끼고, 또다시 새로운 관계나 배움을 찾게 된다.

삶은 흐르고, 어디로 갈지 모른다. 목적지에 도착해도 그곳이 끝이 아니고, 계속해서 흘러간다. 그 안에서 사람과의 갈등, 내면의 생각들이 만나고, 결국 그것들을 견디고, 함께하며, 세상을 만들어간다.

그렇게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순간순간 느끼는 만족감, 그것이 삶의 보람이다. 누군가는 만족스럽게, 누군가는 불만족스럽게, 또 누군가는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이 길을 영원히 다닐 수는 없다. 이 길이 영원할 거라고 믿어서도 안 된다. 믿을 수도 없는 일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길 위에 있다.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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