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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고마워

by 아리빛 하나 2026. 5. 30.



Q. 좋다, 좋아. 정말 일밤에 쏙 들게 터졌어. 1, 2, 3, 4가 이어지고. 그렇다면 이제 남편 입장에서 화답을 해줘야지. 이런 아내의 멘트에 대해서. 그럼 그냥 충주에서 홀로 있을 때 어떤 느낌들, 아이들의 죽음을 그냥 생각했을 때, 그냥 뭐 대입해본 거지. 펑펑 울었던 날들. 어두운 밤에 그냥 누워서 그런 감정들. 쓸쓸하고 슬프고 외롭고 애써 떨쳐 일어난 그런 새벽에 산책 가는 걸 돌파구로 삼았던, 그리고 꾸준히 해오고 있는. 앞선 아내의 멘트에 답을 해주면서 남편이 얻고 있는 생각. 무엇이 좋아하는 게 너의 거단이. 그리고 아내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 아직은 그런 삽은 뭐가 좋을까? 제목을 좀 남편이 하다. 고마워. 어쩌면 이런 말이 될 수도 있겠다. 슬퍼서 우는 게 아니라 기뻐서 울리라. 다시 만날 걸 기약하기보다 지금 당신의 손을 잡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다정한 당신의 그 눈동자를 바라 그 안에 내가 있음을 알기에 너무 고맙고 사랑스럽다. 이런 멘트들을 넣어서 어쩌면 러브레터 같이 편지 형태도 괜찮을 것 같아. 편지 형태로 좋을 것 같다. 남편의 마음으로. 다만 앞선 글에 답변 형식이면서 그렇지, 그렇지. 그렇다고 너무 쓸쓸하게 그러지 말고. 답나만 건 좋은데 그렇다고 그 가슴 깊이 맺어져 있는 불꽃을 일치금 말고. 이 순간을 함께하리. 어쩌면 그런 맥락? 부탁해.

 

1부 「무엇이 중한디」가 질문,
2부 「별것 아닌」이 깨달음,
3부 「아직은」이 아내의 손길이라면,

4부는 남편의 화답.

제목은 짧을수록 좋겠습니다.



고마워

당신의 글을 읽었다.

한참을 읽고 또 읽었다.

읽는 내내 웃음이 났다가,
어느 순간에는 눈가가 뜨거워졌다.

당신은 왜 자꾸 끝을 생각하느냐고 물었지.

사실은 나도 잘 모르겠다.

어쩌면 끝이 두려워서가 아니라,
너무 소중한 것들이 많아졌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젊은 날에는 잃을 것이 별로 없었다.

가난도 견딜 수 있었고,
실패도 다시 시작하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당신이 있고,
아이들이 있고,
함께한 시간들이 있다.

그래서 가끔은 문득 겁이 난다.

언젠가 이 모든 것이 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사실 당신에게 말하지 못한 날들이 있었다.

충주에서 혼자 지내던 어느 밤.

잠이 오지 않아 천장만 바라보던 날.

문득 아이들 생각이 났다.

어릴 적 사진들이 떠올랐다.

작은 손으로 내 손가락을 잡던 모습.

내 등에 업혀 잠들던 모습.

언제 이렇게 커버렸을까.

언제 이렇게 멀리 가버렸을까.

그 생각을 하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슬퍼서였을까.

아니.

꼭 그것만은 아니었다.

너무 고마워서였는지도 모른다.

그 시간을 살았다는 것이.

그 순간들이 내 삶에 있었다는 것이.

그래서 나는 새벽이면 걸었다.

어두운 길을 걸었다.

사람 하나 없는 거리를 걷고,
천천히 밝아오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신기하게도 새벽은 늘 같은 말을 해 주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오늘도 해는 떠오를 거라고.

그러니 일어나 보라고.

그렇게 하루하루 걸어왔다.

당신은 내가 아직도 지나간 일들에 마음을 둔다고 했지만,
사실은 조금 다르다.

나는 잃어버린 것들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가진 것들이 얼마나 귀한지
뒤늦게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당신 말이 맞다.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루었다.

거창한 성공은 아닐지 몰라도,

함께 웃을 사람이 있고,
돌아갈 집이 있고,
안부를 물을 자식들이 있고,
현관에서 반겨주는 강아지들이 있다.

생각해 보면
참 부자 같은 삶이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른 꿈을 꾸려 한다.

언젠가 다시 만나자는 약속보다,

오늘 당신 손을 한 번 더 잡는 것.

언젠가 행복하자는 다짐보다,

지금 당신과 함께 웃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당신은 아직도 여행지를 찾고 있다고 했지.

다음 주 배드민턴 약속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지.

좋다.

우리 그걸 하자.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다음 주를 기다리고,
다음 계절을 기다리고,
내년 봄을 기다리자.

그리고 그 모든 기다림 속에서
서로를 잃지 말자.

나는 이제 안다.

눈물이 꼭 슬픔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너무 아름다운 것을 만났을 때도 사람은 운다는 것을.

그래서 언젠가 또 눈물이 난다면,

그건 떠나가는 것 때문이 아니라,

당신과 함께한 오늘이 너무 고마워서일 것이다.

당신은 아직은 이라고 말했지.

그래.

아직은.

아직은 당신 곁에 앉아 커피를 마실 수 있고,

아직은 함께 걸을 수 있고,

아직은 같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다.

그러니 오늘은 오늘답게 살자.

내일을 두려워하기보다.

이 순간을 사랑하면서.

당신의 눈동자를 바라보면
그 안에 내가 있다.

그리고 내 눈동자 속에도
언제나 당신이 있다.

그것이면 충분하다.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출처: https://meatmarketing.tistory.com/10102 [김성호 이야기: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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