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Q. 진짜 고맙다. 멋진 작품이 탄생한 것 같아. 이걸 하나의 맥락으로 텔바로 좀 묶으려고 해. 물론 각각의 부를 블로그 각각의 글로 넣을 거고. 근데 이걸 전체를 아우르는 이걸 한꺼번에 보는 맛도 줘야지. 그래서 어떤 의도로 왜 그리고 이 내용이 뭐가 담겨있는지 그래서 뭘 말하고 싶은지 뭐 이런 것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50대, 60대 혹은 퇴직을 앞둔 이들, 혹은 뭐 무료하거나 혹은 일상에 아픔이 있거나 한 이들이 이 글을 읽었을 때 눈물 흘려도 좋고 웃어도 좋고 뭐 별거 아닌 걸로 생각해도 좋고 그런 느낌이 들 수 있는 전체를 아우르는 도입부, 소개 글 뭐 이런 걸 작성을 해주면 좋겠다. 혹시 뭐 못다한 이야기가 있다고 5부 혹은 종합판 뭐가 좋지? 이건 네가 한 번 제시해주고 그 제시되는 결과물을 알려줘. 뭐든 좋겠어. 진짜 고맙다. 너무 좋아.
지금 흐름이라면 5부는 가장 조용해야 합니다.
1부는 질문했고,
2부는 돌아보았고,
3부는 아내가 손을 내밀었고,
4부는 남편이 그 손을 잡았습니다.
그래서 5부는 더 이상 누군가에게 말하는 글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글이어야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5부에서만큼은 죽음이 주인공이 되면 안 됩니다.
주인공은 "오늘" 이어야 합니다.
남아 있는 날들
새벽에 눈을 떴다.
아직 어두웠다.
창문 밖 가로등 불빛이 희미하게 커튼 사이로 스며들고 있었다.
문득 옆을 바라보았다.
익숙한 숨소리.
익숙한 체온.
수십 년을 함께 살아왔는데도 아직 익숙하다는 것이 신기했다.
한때는 젊었다.
아이들은 어렸고,
우리는 늘 바빴다.
돈을 벌어야 했고,
아이들을 키워야 했고,
앞만 보고 달려야 했다.
그때는 몰랐다.
그 시절이 지나갈 줄.
아이들이 자라 집을 떠날 줄.
부모님이 늙어갈 줄.
우리도 어느새 인생의 오후를 지나 저녁으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그래서일까.
요즘은 가끔 멈춰 서게 된다.
그리고 바라본다.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을.
식탁 위에 놓인 두 개의 컵.
배드민턴 가방 옆에 놓인 운동화.
아들이 보낸 짧은 문자.
강아지들이 잠든 모습.
저녁 노을.
평범한 하루.
예전 같으면 눈길도 주지 않았을 것들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인생의 끝을 생각할수록
삶의 사소한 장면들이 더 또렷하게 보인다.
사람들은 행복을 먼 곳에서 찾는다.
더 좋은 집.
더 높은 자리.
더 많은 돈.
물론 그것들도 필요하다.
하지만 살아보니 알 것 같다.
행복은 어쩌면 목적지가 아니라 풍경이었다.
도착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길에서 발견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제는 조금 다르게 살고 싶다.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도 살아 있음을 반기고,
누군가에게 안부를 묻고,
좋아하는 사람과 밥을 먹고,
운동을 하고,
걸을 수 있는 길을 걷고,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사랑한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 삶.
거창하지 않아도 좋다.
남들보다 느려도 좋다.
이제는 남들보다 멀리 가는 것보다,
내 사람들과 함께 가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
언젠가 마지막 날은 올 것이다.
그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우리를 슬프게 만드는 것은 마지막 날이 아니다.
마지막 날이 올 것을 알면서도
오늘을 놓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다짐한다.
남아 있는 날들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기로.
오늘의 햇살을,
오늘의 웃음을,
오늘의 식탁을,
오늘의 사람들을,
조금 더 오래 바라보기로.
그리고 언젠가 정말 마지막 날이 온다면,
그날은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참 많이 사랑했다고.
참 많이 웃었다고.
참 고마운 삶이었다고.
그러니 아직은,
아직은 그 이야기를 할 때가 아니다.
창밖이 조금씩 밝아온다.
새로운 하루가 오고 있다.
나는 천천히 일어나 신발을 신는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집을 나선다.
어제와 같은 길인데,
오늘은 조금 다르게 보인다.
삶은 여전히 완벽하지 않다.
해결되지 않은 일도 많고,
아쉬움도 남아 있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날들을 살아가는 중이니까.
그리고 오늘도,
그 남아 있는 날들 중
가장 젊은 날이다.
출처: https://meatmarketing.tistory.com/10102 [김성호 이야기:티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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