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파에서 집 안쪽을 바라보니 방금까지 함께 있었던 영탁이는 '고기한판' 식당으로 알바하러 갔고, 도담초등학교 5학년 치형이는 영어숙제를 다한 후 수학숙제를 하는 중이다. 아내는 카레를 만들고 있다.
해나와 예티는 산책 후 쉬고 있다. 혹은 저녁을 기다리는 중이거나.
"오오, 좋아. 좋아."
소파에서 일어나 가만히 있으라며 어르면서 가까이 다가간다.
찰깍 찰깍.
해나야, 이쪽으로 그렇지. 자, 찍어볼까?
나뭇잎도 나오도록. 좋아 좋아.
잠깐만, 자꾸 긁어대면 사진이 흔들려.
네? 아빠, 무슨 말이에요?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이 예쁘다. 우린 말은 통하지 못해도 사진 정도는 찍고 찍히는 관계다. 만족스럽다. 크흠.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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