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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어떻게살것인가

홀로 나선 산책, 좀비 다섯

by 큰바위얼굴. 2022. 11. 7.

외롭다. 허전하다. 마치 잘 짜여진 판을 뒤집어 놓은 듯 뭔지 어색하다. 그런 마음에서 나온 새벽 산책길에서 독백.  https://youtu.be/eItDHs_rPcQ

예티는 미용을 했다. https://meatmarketing.tistory.com/5741

 

예티 미용한 날

미용하기 전 모습 https://youtu.be/iSDn-3xd_nM https://youtube.com/shorts/4GOfKkFJdNM?feature=share 미용한 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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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훤히 드러나게. 꼬질꼬질한 면모가 아주 예쁘게 못 알아볼 만큼 변했다. 그리고 어제 늦은 7시. 오전을 말하지. 보통 5시에 일어나니까. 산책 중에 떠는 모습을 보고 생각하게 된다. 과연 함께 새벽 산책을 나서는 것이 좋겠는가?

해나는 요 며칠 전부터 절뚝 거린다 라는 얘기를 들었다.https://meatmarketing.tistory.com/5744

 

해나

잠든 해나, 으르릉 훅! https://youtu.be/u08tZJjy45c 다리를 절뚝 거린다. 요 며칠 전부터. 새벽 달리기가 무리였을까? 소파에서 뛰어내림이 원인일까? 코~ 잠든 해나, 오르락 내리락 배를 보니 근심이 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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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소파에서 뛰어내릴 때 미끄러운 바닥에 중심잡기 어려워 발목이나 발에 무리가 가서 이지 않을까 였고, 두번째는 새벽 산책길에서 원했든 원하지 않았던 무작정 뛰었기 때문이 아닐까?

가뜩이나 해나는 '짝다리 해나' 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앉을 때 다리 하나를 쭉 펴고 앉는다. 의사 말이 해나는 고관절이 좋지 않으니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는 말. 그래서 오늘은 문앞에서 "나 좀 데려가." 라는 애처로운 눈빛의 예티를 뿌리치고 나섰다.

자전거를 끌고 가는 그. 사뭇 다른 건 내가 나선 길과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라는 점과 왠지 끌고가는 사람이 바뀐 듯. 그렇다면 누군가는 끌고가고 누군가는 반대방향으로 끌고간다? 글쎄다. 자전거에 애착을 가질 만큼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는데. 안장이 놓여있고 다소 뻗뻗해 보이는 디자인. 흔히 옛날 자전거라고 표현되는 그런 모습의 자전거를 두 팔로 굳게 잡고 걸어간다. 물어볼까? 망설였는데. 사람이 달라보여 결국은 스쳐 지나가고 말았다. 자, 여기에서 답을 유추해 본다면 "왜 자전거를 끌고 가십니까?"

한쪽 방향으론 남자가, 반대쪽 방향으로는 여자가 끌고간다고 했을 때 서희가 말했던 "자전거를 끌고 갈 만큼 짐을 싣고 갔다가 빈 자전거로 돌아가는 것 아니겠어?" 라는 의견에 대하여 글쎄다. 자전거의 선반은 비어 있었다. 두번째 유추는 자전거로 지지해야 할 만큼 건강이 좋지 못하다 라는 점. 글쎄 그렇게 아파보이진 않았는데.

이때, 어슬렁 거리며 다가오는 그. 미리 준비한 답을 떠올린다. 예티는 미용 때문에 털을 깍아 추워서 라고 하고, 해나는 절뚝 거린다는 이유를 대려고 하니 번잡해서 하나로 말을 준비했다. 추우니까로. 그래서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강아지는 요? 라는 물음에 추워서요 라는 답을 했는데, "안 추워요." 라며 이상하다는 듯 눈빛을 보내는 그. 나만 나온 아침산책길. 왠지 혼난 기분이다. 이제 뛰자.

반환점을 늘렸다. 여기까지.

"여보, 큰 일날뻔 했어. 마스크를 끼지 않았다면 콧물이 쭉 나왔을 때 창피했을 건데 말이야." 라는 말에 " ... "

나도 그랬는데. 창피하진 않았고 부끄럽지 않았는데. 묵묵부답으로 되돌아간 그 순간이 아쉽다. 그래서 지금 떠오른 듯하다. "그러게 말야. 나도 그랬는데." 라는 말을 했으면 했는데 아쉽다. 

좀비 다섯.

자전거 둘. 어슬렁 거리는 그와 나. 그리고 솔질하는 그까지 다섯. 이렇게 새벽을 움직인다. 다리 위에는 차가 지나가니 어찌 우리만 깨어 있다 말할 수 있겠냐마는, 하천변에는 우렁찬 시냇물 소리와 쓱쓱 솔질하는 소리, 뚜벅뚜벅 걷는 소리, 색 쌕 자전거 소리. 이렇게 세상을 깨운다고 할까. 고요히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는 그럼에도 시원하게 묵직하게 다가온 이 새벽에 눈을 뜨면 간절하게 원하게 되는 그러니까 지금 잊고 있는 아니면 바로 전에 보았던 책에서 그러더라. "간절히 원하는 걸 멈추지 마." 다른 말이었던 것 같애. 그런데 내겐 이 말로 다가왔지. 남겨진 말은 지금처럼. 그래서 아마 오랜만에 삼겹살을 구워 먹고 허겁지겁 맛있게 먹고 양껏 먹고 하이볼을 곁들인 만찬이 부부의 대화로 이어졌고, "오늘은 저번보다 좋았어." 하는 말에 미소를 짓고, 양압기를 찾아 잠이 든다.

새벽 두시.

글쎄 세 시간 네 시간 잤을까? 문득 떠진 눈. 다섯시 인 줄 알았다. 한데 두시. 이야기를 틀고 자는데 뒤척이는 아내의 몸짓에 소리를 줄이고 귀에 바짝 붙인데도 조용한 가운데 울렸기 때문일까? 신경이 쓰인다. 결국 끈다. 그런데 그 순간 이세계 , 이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어져 토닥토닥 옆으로 누운 자세 그대로 그것도 왼손으로 지웠다 썼다 반복하면서 핸드폰을 토닥토닥 입력한다. 하나둘 써내려가는 단락. 한 줄의 멘트. 다시 반전, 다시 반전에 덮어 씌운 우산, 그리고 그 우산 마저 날려버릴 강력한 한방의 바람. 근데 사실은 이건 아무것도 아니야 라는 론. 인생론까지. 모조리 버무렸더니 짬뽕이 됐다. 내가 얘기하고 싶었던 건 내 마옴이 갈구하는 건 결국 '내가 지금 여기 살아가는 이유'. 아무리 봐도 눈에 보이는 거, 바라는 거 ,원하는 거, 그것들이 지향하는 것은 모두 왠지 당한 느낌이 든다는 그 느낌. 교육을 받았든 더불어 살든 그렇다고 뭐가 있어 뭐가 있겠어 라는 말을 그래도 열심히 잘 살아봐야 되지 않겠어.

세 번째 아니다. 네 번째. 처음에 건넌 징검다리를 다시 건너며 달리기를 멈춘다. 혼자 걷는 징검다리, 느낌이 많이 다르다 .그리고 저멀리 자전거를 끌고 오는 그. 분명 사람이 바뀌었다. 자전거의 손잡이에는 봉지가 걸려 있고 뒤 선반에는 없는 듯하다. 근데 둘 모두 얼굴까지 다 가린 무장한 상태. 그런데 분명 아까 마주했던 가는 사람과 지금 맞으편에서 오는 사람이 달랐다. 외모 그리고 흥얼거림까지. 사실 이야기는 아까 전에 이야기 했던 이야기와 다르지. 왠지 알아? 5시 40분에 알람이 녹음을 멈추게 한 줄 모르고 계속 떠들다가 뒤늦게 징검다리에서 아니다. 징검다리 전에 녹음어플을 다시 바라볼 때 멈추려고 바라볼 때 녹음되지 않았던 사실을 알고 실망감에 다시 달릴 때, 그러니까 달리면 녹음하기가 버겁고 녹음을 하면 달리기가 버겁다. 흠, 내 생각엔 다섯으로 충분했다고 봤는데 너무 많다. 세는 걸 멈췄다. 어쩌면 나만의 소수의 몇 명만 일출 세계를 원했는지 모른다. 그게 어쩌면 만족감 마냥 충족감 마냥 무수히 많은 불이 꺼진 칸칸이 잠든 그들이 있음에도 마주한 몇 명. 어슬렁거리는 우리들. (그러게 목소리를 또박또박 말해야 음성을 글로 변환을 시킬 때 제대로 된다는 걸 잊지 말아야지. 조곤조곤 얘기하면 안 된다.) 뒤로 걷는 그에 이르기까지 오늘 아침 이야기는 여기에서. 다시 하천변에서 오르면 차들이 씽씽 달리고, 차분하게 내려앉은 무거운 분위기의 하천변에서 벗어나 생동감 있고 바삐 움직이는 그 세계로 넘어간다.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See U.

반환점 표시

어쩌면 죽음마저 그 짜여진 시나리오 안에 매트릭스 세상 https://meatmarketing.tistory.com/5745 속에 그 아픔 고통 인내, 그러게 홀로 나선 길이 외롭다기 보단 꽉 찬 추억 속에 헤맨 기분이다. 성호.

 

멈춘 세계

금리는 끝없이 올랐다. 마치 이것만이 해법인 양. 그는 고집쟁이요 기회주의자였다. 매의 발톱을 가감없이 드러내 비둘기를 뜯어버렿으니까. 세계는 멈췄다. 그렇게. 다시 리플레이 버튼이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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