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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민턴, 커플즈. 셔틀콕에 실어 보낸 우리들의 ‘봄’

by 아리빛 하나 2026. 2. 28.

— 도담동에서 노래방까지, 민턴 커플즈의 어느 뜨거웠던 정기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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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00 - 16:30 | 도담동 복컴, 땀방울이 웃음으로 번지는 시간







겨울 공기가 제법 여며지는 오후 1시.

도담동 복합커뮤니티센터 체육관은 이미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이번 모임을 정성껏 준비한 희진·상엽 부부의 초대 덕분에 우리 커플즈 다섯 부부(지숙·매영, 보영·경래, 현미·종원, 서희·성호)와 귀한 손님 윤선·지선 부부, 그리고 미숙네까지 모두 모였지요.

여복, 혼복, 남복... 셔틀콕이 포물선을 그릴 때마다 우리의 세월도 잠시 잊혀졌습니다.




압권은 역시 ‘앉아서 치는 민턴’이었어요.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여섯 명씩 마주 앉아 콕을 넘기다 보니, 체면은 간데없고 아이 같은 웃음소리만 체육관 천장에 부딪혔습니다.
릴레이 콕 치기까지 마쳤지만, 아쉽게도 제가 속한 팀은 두 번 다 무릎을 꿇고 말았습니다. (옆에서 열심히 뛴 희진이 때문이라고는... 절대 말 못 합니다. 그저 제 운이 거기까지였던 걸로 갈무리해 봅니다.)



🕕 18:00 | 감자탕의 온기와 술잔에 담긴 진심



민턴으로 비워낸 몸을 채우기 위해 마주한 감자탕.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얼큰한 국물만큼이나 대화의 온도는 뜨거웠습니다. 특히 지선이의 거침없는 독주 앞에 상엽이가 손사래를 치는 정겨운 풍경이라니.
부모로서,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살아온 이야기들이 술잔 속에 투명하게 비쳤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 '우리'라는 이름으로 묶일 때, 그 평범함은 세상 무엇보다 든든한 우정이 됩니다.



🕗 20:00 | 사라진 지선이와 한밤의 소동, 그리고 의기투합



2차로 향한 크라운 맥주. 시원한 목 넘김을 기대하던 찰나, 사건이 터졌습니다. 지선이가 사라진 것이죠. 핸드폰까지 두고 간 터라 모두 "어디 쓰러진 건 아닐까" 하며 온 동네를 찾아 헤맸던 긴박한 시간.

결국 집으로 무사히 귀가했다는 소식에 허탈한 웃음이 터졌지만, 그 소동 덕분에 우린 더 끈끈해졌습니다. 놀란 가슴에 잠시 술기운은 달아났어도 흥은 오히려 더 살아나더군요. 그렇게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노래방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 22:30 | 새우깡 노래방, 화려한 조명 속 되찾은 청춘



매영의 리드 아래 시작된 3차, 새우깡 노래방. 그곳에서 우리는 더 이상 중년의 부모가 아니었습니다. 고성이 오가고, 온몸을 흔들며 목청껏 노래를 부르는 그곳은 우리만의 작은 축제장었지요.

화려한 네온사인 아래서 서로를 품에 안고, 짐짓 쑥스러워하면서도 입술을 맞추는 ‘키스 타임’까지. 곁을 지켜준 아내 서희를 꼭 안으니, 투박한 제 손끝으로 그녀의 고생스러운 세월과 변치 않는 고마움이 뭉클하게 전해졌습니다. 조명보다 더 빛나는 건, 바로 곁에서 함께 나이 들어가는 서로의 얼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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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0:30 | 돌아오는 길, 횡단보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 차가운 새벽 공기가 뺨을 스치지만 속은 여전히 달큰했습니다. 신호를 기다리며 멈춰 선 횡단보도 위에서 우리는 서로의 손을 더 꽉 쥐었습니다.

"여보, 오늘 참 좋았지?"

아이들의 엄마 아빠로 살며 잠시 잊고 지냈던 '우리 둘'의 풋풋한 애정이, 셔틀콕처럼 다시 한번 힘차게 날아오른 밤이었습니다. 함께해준 커플즈 가족들, 그리고 내 곁의 당신. 참 고맙고 사랑합니다.  김성호 E/ Gem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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