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수양/어떻게살것인가

이게 인간인가?

by 큰바위얼굴. 2024. 5. 19.


문득 아크는 서고를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다. 식사를 멈추자 질식할 것만 같은 고요함이 그를 짓눌렀다. 손을 대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는 작은 세계다.

“하아.”

가끔 이렇게 외로움이 밀려올 때가 있다. 한국 음식을 먹을 때면 그렇다.  만약 가정을 꾸렸다면, 그들과 함께 삶을 살아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보곤 했다.

“나한테는 사치지.”

한 때는 그랬다. 와이프를 맞아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것이 정상적인 삶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아크는 자신이 발리노어 대륙의 사람들과는 뭔가 다르다고 자각했다.

시스템이 보이고, 수명을 늘릴 수 있고 생명까지 여분으로 저장할 수 있다. 하는 행동이 모두 스킬이 된다. 달리면 질주 스킬이 오르고 낚시를 하면 낚시 스킬이 오르게 되는 식이다. 오랜 세월동안 익힌 끝에 아크는 대부분의 스킬을 20으로 채울 수 있었다. 더 이상은 올라가지 않는다.

이게 인간인가?

인간이 아닌 자는 인간과 함께 있지 못한다. 그래서 아크는 오늘도 쓸쓸하게 혼자서 밥을 먹는다. 감정은 마모된지 오래. 외로운 감정 또한 금방 날아가 버렸다.

“진짜 맛있네.”

.

..

호수 한 가운데에서 조용히 낚싯대를 드리운다. 여기는 그만의 세계다. 아크는 고독을 즐기며 물고기들이 미끼를 건드리는 감각을 즐겼다. 물이 워낙 맑아서 아무것도 없는 호수처럼 보이지만 실은 굉장한 생태계가 마련되어 있다.

툭툭―

붉은송어 특유의 입질이 느껴진다. 아크는 인내심을 발휘해 기다리기로 한다. 호수 밑바닥을 돌아다니는 녀석들을 잡는 방법은 몇 가지가 있지만 이렇듯 낚싯대로 잡아 올리는 방법이 가장 재미있다. 리버스 그래비티로 다 뒤집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 500년을 살아온 남자





07:00
만나러 간다.

20240519_184943.jpg
2.62MB


1번의 쉼에 "좋잖아!"

20240519_195026.jpg
3.23MB
20240519_195029.jpg
3.42MB



2병을 더 마시고 나서는데 손을 드니 따라붙는다. 동재는 앞에 서고 싶었단다. 고맙다.

20240519_203948.jpg
2.89MB


양자역학까지 탁 탁 털린 날,
그래서 니가 좋다. 아멘.

20240519_203949.jpg
2.08MB


결제하니 연락해서 나를 챙기는 그녀,
고맙고 사랑스럽다.

.

.


(사실은 너무 보고 싶고 만지고 싶다. 아닌 척 해도, 대체할 수 없다. 억울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