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공무원? 多 다른 문화
서울신문 2015.8.27
‘국가직 공무원은 관료,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은 서비스직?’ 국민의 눈에는 다 같은 공무원이지만 조직문화는 차이가 크다. 서울에서 공무원들이 가장
많이 일하는 장소는 3300여명의 공무원이 있는 정부서울청사와 4600여명이 근무하는 서울시청이다. 출근길 옷차림만 봐도 국가직 공무원인지
지방직 공무원인지 99%의 적중률을 자랑할 만큼 차이는 확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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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서울청사는 매주 수요일이 ‘캐주얼 데이’다. 그러나 청바지 정도가 최대 파격이다. 반면 서울시청은 박원순 시장이
2012년 한여름에 반바지 차림으로 시정을 편 뒤로 많은 서울시청 남자 공무원들이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반바지에 어울리는 샌들 차림도
오래전에 등장했다.
옷차림뿐 아니라 보안에 대한 인식이나 소셜미디어 활용에도 차이가 있다. 정부서울청사에서는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와이파이는 사용할 수 없다. 행정자치부는 지난해 말 중요한 행정서류가 카카오톡으로 공유되자 공무원만을 위한 메신저 ‘바로톡’을 개발했다.
하지만 접속할 때마다 공무원 인증을 거쳐야 하고 화면 캡처나 내려받기는 불가능하다. 아이폰에서는 보안 문제로 바로톡을 사용할 수 없다. 또한
공직 통합 메일인 Korea.kr 주소의 이메일은 공무원 인증서가 있어야만 열어볼 수 있다. 정부서울청사 내에서도 인터넷이 내부망과 외부망으로
나누어져 있어 민간 사설 이메일을 내부망에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서울시청에서는
무료 와이파이가 사용 가능할 뿐 아니라 사설 소셜미디어 이용을 장려한다. 한 서울시 국장은 박 시장과 소셜미디어인 네이버의 ‘밴드’를
함께한다며, 박 시장이 최근 휴가지에서 올린 사진을 자랑삼아 보여줬다. 또 박 시장이 파워 트위터리안인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국가직 공무원보다 보안 문제에서 자유로운 이유는 서울시가 비록 ‘서울공화국’이라 불릴 정도로 거대한 조직이지만
외교·안보와 같은 기능은 담당하지 않고, 자치경찰제와 같은 치안은 아직 지자체 기능으로 분류되지 않은 덕분이다. 정부서울청사 공무원들은
“정부청사가 서울, 과천, 대전, 세종 등으로 나뉘어 있어 언제 어디서나 소통하는 업무 환경이 필요하지만, 국가정보원에서 보안을 이유로 제동을
건다”고 불편을 호소했다.
전진한 알권리연구소 소장은 “정부 부처는 1시간 회의에 10명 이상 불러 한 사람이 말 한마디 하면
끝나지만, 서울시는 2~3명의 전문가만 모아 충분한 토론을 할 수 있다”고 차이를 말했다.
또 국가직 공무원들은 아직 권위적인
관료 문화가 남아 있어 중앙정부가 하는 일은 늘 옳다고 밀어붙이지만,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은 민선 자치 20년 만에 ‘대민 서비스’ 마인드가
강화된 덕분이라는 평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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