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 등 초연결 지능화

투명성·효율성 보장하는 블록체인, 금융·유통·행정 적용 열기 활활

 

조선일보 김범수 기자 | 2018/01/21 12:00

 

 

월마트는 취급하는 물품 유통 과정을 블록체인으로 등록해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유통 물품에 하자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5월 중국 내 월마트에서 돼지고기 유통 이력을 추적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IBM도 월마트처럼 식품 이력 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조선일보 DB IBM도 월마트처럼 식품 이력 추적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다. /조선일보 DB

 

서울시는 장한평 중고자동차 매매과정 중 거짓 정보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해 블록체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중고차 판매업체는 물론 보험사, 정비소도 모두 블록체인을 통해 사고 이력, 정비 이력, 주행 거리, 보상 이력 등을 입력하면 위·변조할 수 없어 정보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가상화폐로 유명해진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이자 전 세계 개발자, 정부, 기업 등이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단순히 투기 대상인 가상화폐를 넘어 투명하고 효율적인 거래를 현실화한다. 이 기술이 대규모 데이터 수준의 정보, 재화, 서비스가 교류될 수 있도록 개선되면 전 영역을 효율적으로 연결할 수 있게 돼 ‘제2의 인터넷’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네트워크 참여자가 거래한 내용이 원장(ledger)으로도 불리는 ‘블록’에 담기고 이 거래 내용은 이후에 생기는 블록에도 계속 저장된다. 가장 최근 블록에는 앞서 저장된 내용이 모두 담기는데, 정보를 조작하기 위해서는 앞에서 생성된 모든 블록 내용을 수정해야 한다. ‘해킹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중고자동차를 예로 들면 모든 자동차 거래 내역과 수리 내역, 주행 거리, 보험 보상 내역 등이 하나의 블록체인 시스템에 저장될 경우 중고차를 사려는 소비자는 언제든 차량의 정보를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중개자, 판매자, 수리업체 모두 블록체인 상의 정보를 조작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궁극적으로 거래 주체의 신용을 보장해주는 ‘중앙 기관’이나 거래를 매개해주는 ‘중개 기관’이 필요없다. 네트워크 참여자들의 부담없는 참여가 가능해진다. 가상화폐 중 하나인 리플의 경우 국내 은행을 통해 해외 은행에 돈을 보낼 때 중간에 환전을 해주는 ‘스위프트 기관’이 개입한다. 이 때문에 수수료가 커지는데 소액을 보낼 때도 과하게 발생하는 수수료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 리플코인의 목적이었다.

 

가상화폐 시장이 투기 시장이 됐지만 근본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의 목표는 유통, 금융, 의료, 행정 등 전 영역에서 ‘교류’가 일어나는 ‘망(네트워크)’을 안전하고,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변경하는 데 있다. 블록체인 본래 목적에 맞게 기술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앞선 예시 외에도 교보생명은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진료기록 사본, 보험금청구서 등 여러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소액 청구도 쉬워지도록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진료기록 송부 승인 정보를 기록해 병원과 보험사가 실시간으로 기록을 공유하고 쉽게 보험금 청구를 하게 만들었다.

 

삼성SDS(018260)는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기반으로 해운물류 실시간 정보 공유 서비스를 도입했다. 물류를 보내는 기관과 받는 기관, 운송사, 항만청, 관세청 등이 운송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관리하도록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또 최근에는 액티브X 설치가 필요한 공인인증서를 블록체인으로 대체하는 방안도 연구 중이다.

 

해외에서도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가 많다. 미국에서는 최근 개인별 맞춤형 치료법 제공을 위한 정밀 의료 프로젝트를 연구 중이다. 정밀 의료가 제대로 구현되려면 병원이 환자 정보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개인 의료 데이터도 보호돼야 한다. 데이터 보호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핀란드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전쟁, 재난으로 발생한 난민이나 고아의 신원 증명을 위해 블록체인을 도입했다. 난민의 은행 이용과 경제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카드로 난민 신원을 증명한다.

 

한국 정부도 기술개발을 위한 과제를 선정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우선 블록체인 기반 대용량 데이터 유통 기술 연구를 진행한다. 기술이 개발되면 사물인터넷(IoT) 센서 데이터, 대용량 의료 정보와 같은 사용자 생성 콘텐츠, 음악과 영화 등 데이터 교환을 쉽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된다.

 

과기정통부는 또 블록체인 기술 표준화 경쟁에도 나서고 있다. 세계 표준화 기구인 ISO와 ITU-T는 물론 각 국가에서 블록체인 표준화에 나서고 있다. 각 국가간 주요 기술을 표준화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블록체인 신규 표준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블록체인 참조 구조, 블록체인 상호운용성 등 핵심 표준을 만들고, 블록체인 플랫폼 표준도 개발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블록체인 기술 표준 연구는 국제 표준화 기구 두곳에서 지난해 4월 시작했는데 빠르면 2019년 상반기 기술 표준이 나온다”며 “클라우드 기반 블록체인 플랫폼은 2019년 말에 플랫폼 표준이 나올 전망”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8012100248#csidx06436a53c196627adf3b99ce43df017

 

 

 

 

 

공인인증서, 18년간 누린 우월적 지위 내려놓는다

 

머니투데이 김세관 기자 2018.01.22 11:43

 

 

[규제 혁신 토론회]정부, 공인·사설인증서 간 차별 폐지…블록체인·생체인식 등 인증수단 개발 촉진

공인인증서, 18년간 누린 우월적 지위 내려놓는다

공인인증서캡쳐

 

 

공인인증서가 디지털 인증 시장에서 18년 간 누렸던 우월적 지위를 내려놓는다. 공인·사설인증서 간 차별을 폐지해 블록체인이나 생체인식 등 다양한 신기술 인증수단의 개발을 촉진한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진행된 대통령 주재 ‘규제혁신 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초연결 지능화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토론회는 규제혁신의 중요성에 대해 전 부처가 함께 공감하고 실질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과기정통부는 우선 공인인증서에서 자유로운 인터넷 환경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현행 전자서명법에서는 공인인증서에 기반을 둔 공인 전자서명을 일반 전자서명보다 우월하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액티브엑스(Active-X) 없이 실현 가능한 신기술 인증 수단 도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과기정통부는 액티브엑스를 쓰지 않는 다양한 인증 수단에도 공인인증서와 같은 법적 효력을 부여해 블록체인이나 생체인증 등 다양한 신기술 전자 인증수단이 확산될 수 있도록 한다는 계산이다.

 

양환정 과기정통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공인인증서에게 부여된 우월적 지위는 개별 기관 간 연동의 편리함은 제공했지만 기술혁신은 억제하는 측면이 있었다”며 “핀테크, 전자거래 등 혁신적 비즈니스가 활성화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과기정통부는 데이터의 안전한 활용을 위해 관계부처와 4차산업혁명위원회, 산업계, 시민단체 간 협의를 거쳐 비식별화된 정보가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카드회사(거래기록) 등이 보유한 자신의 개인정보를 편리하게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시범 사업을 연내 실시하고, 본인정보 활용 지원 제도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과기정통부는 개인정보 및 위치정보의 범위도 보다 명확히 한다는 입장이다. 개인의 위치정보와 구분해 드론·자율주행차 등 사물의 위치정보는 위치정보법 상 위치정보 정의에서 제외키로 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조기 구축할 수 있도록 유선사업자로 제한된 망 공동구축·활용 대상을 이동통신사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공동구축·설비제공 관련 고시도 개선할 예정이다.

 

이동통신사는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5G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고, 국내 장비업체는 국내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는 것이 과기정통부의 기대다. 다만, 현재는 이동통신사 간 의견 수렴 단계여서 고시 개정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외에도 과기정통부는 벤처기업 등이 자사 제품에 IoT(사물인터넷) 서비스 등을 결합하는 경우 별도의 통신사업자 등록을 면제한다. 통신사업 허가제를 등록제로 완화하는 한편, 스마트공장 IoT·자율주행차 센서 등 신산업 주파수 공급 확대 및 기술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영역인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규제샌드박스’를 선제적으로 도입해 O2O(온·오프라인 연계), 핀테크 등 혁신산업의 사업화 기회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양 실장은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와 새로운 규제개선 수요를 반영해 핵심 기반인 지능화 DNA(데이터-네트워크-인공지능) 역량 강화에 장애가 되는 규제를 혁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