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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중국의 유통혁신 실험

by 큰바위얼굴. 2019. 4. 15.

 

 

 

 

 

중국의 유통혁신 실험…펄떡이는 새우도 30분 만에 집으로

연합뉴스 2019.04.14 11:00:29

 

알리바바 산하 '허마셴셩' "연내 300곳으로 매장 2배 확장"

 

한국 K-푸드 판촉에도 동참…로봇이 서빙하는 시범 푸드코트도 운영

 

#1. 직원이 손바닥 안의 스마트기기를 확인하더니 빠른 손놀림으로 수조 안의 살아 있는 새우 몇 마리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장바구니는 곧이어 천장에 얼기설기 미로처럼 엮인 레일로 올려져 자동으로 벽 너머의배송창고로 전달됐다. 유달리 힘이 좋던 새우 한 마리는 펄떡이며 장바구니 밖으로 튀어나와 매장 바닥에 떨어졌다.

 

#2.음식을 담은 둥근 로봇이 레일을 타고 미끄러지듯 다가와 일가족이 앉은 테이블 앞에서 멈췄다. 서빙 로봇의 투명한 뚜껑이 열리자 갓 튀긴 새우 요리의 고소한 냄새가 퍼진다.

 

로봇은 '어서 음식을 꺼내라'는 메시지를 중국어와 영어로 내놓았고, 손님이 음식을 꺼내자 뒤돌아 다시 주방으로 조용히 사라졌다.

 

중국이 O2O(온·온프라인 연계) 기술을 타고 유통업계에서 새로운 실험을 가속하고 있다.

 

가까운 미래를 그린 영화에서 나올 법한 이러한 아이디어를 실현에 옮기는 이는 바로 알리바바 그룹 산하의 중국 회원제 O2O 신선식품 유통채널 '허마셴셩'(盒馬鮮生)이다.

 

1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2016년 1월 중국 상하이에 1호점을 낸 허마셴셩은 신선 식품을 직접 매장에서 볼 수도 있고, 구매한 고기와 해산물을 즉석에서 요리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다.

 

물론 매장을 찾지 않고 스마트폰 앱으로 주문할 수도 있다. 매장으로부터 반경 3㎞ 이내 지역은 30분 내로 무료 배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유통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허마셴셩의 매장 수는 불과 3년 만에 150곳을 넘겼다. 올해 안에 2배인 300곳으로 늘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갖고 있다.

 

허마셴셩은 농식품부와 aT가 올해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상하이에서 진행하는 한국식품 홍보·판촉 행사인 'K 푸드 페어'에 동참해 우리나라 식품을 전시하고 있다.

 

지난 11일 찾아간 중국 상하이 싱콩(星空) 광장 인근 허마셴셩 매장도 이처럼 온·오프라인이 결합한 모델이었다.

 

매장에는 가공식품은 물론이고, 게·바닷가재·새우·오징어 등 살아있는 신선 수산물까지 매장 한편에 대형 수조를 만들어 팔고 있었다. 이들 활어 또한 '30분 배송' 대상이다.

 

고객이 앱으로 육류, 가공식품, 활어 등을 주문했을 때 직원이 이리저리 물건을 찾으러 다니지 않아도 되는 까닭은 매장 천장에 설치된 자동 레일 덕분이다.

 

스마트 기기로 전송된 주문을 보고 매장 각 구역에서 담당하는 물건만 레일로 실어 보내면 배송 창고에서 자동으로 모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물건이 선별돼 배송 창고로 모이는 데 10분이 걸리고, 나머지 20분 안에 배송 직원이 오토바이로 물건을 배달한다. 영업 시간인 오전 10시에서 오후 8시까지 이뤄지는 '총알 배송'을 위해 고용한 배달 직원은 매장당 100명에 이른다.

 

허마셴셩 관계자는 "고객이 매장에 직접 와서 물건을 살 수 있지만, 이후 신뢰가 쌓이면 앱으로만 주문하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전체 매출 가운데 모바일 앱 매출이 70%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이 물건을 받아봤는데 눈으로 본 것과 다르다거나 만족하지 못하면 즉각 환불해준다"며 "배달 직원을 100명이나 두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직영 푸드코트를 운영한다든가 키오스크(무인결제단말기)를 설치해 비용을 줄이는 식으로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상하이 홍차오 국가회의전람센터(NECC) 내에 입점한 또 다른 허마셴셩 매장은 아예 로봇이 서빙하는 시범 레스토랑 'ROBOT.HE'를 갖췄다.

 

고객은 테이블마다 있는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한 뒤 이를 통해 주문을 넣는다. 그러면 주방과 테이블을 연결하는 레일로 서빙 로봇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음식을 갖다 주는 식이다. 식사 과정에서 사람의 손이 꼭 필요한 조리를 제외하고는 주문 접수·서빙·결제 모두 자동화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허마셴셩과 연계한 온라인 마케팅과 판촉을 벌여 주류, 유제품, 조미료, 라면 등 한국 식품 전반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며 "이를 위한 한복 인형이나 선간판 등 각종 판촉 물품도 허마셴셩 측에 제공했다"고 부연했다.

 

 

[도시 바꾸는 中 혁신 현장]① '냉장고' 된 유통 매장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본문듣기 기사 북마크 기사 공유 글꼴 크기

입력 2019.03.22 10:00

 

기술 패권 경쟁 양상을 보이는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중국의 양회가 3월 15일 폐막했다. 중국은 정부업무보고에 처음으로 수소에너지를 삽입하고, ‘(인공)지능+’를 내세우며 제조강국 건설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수소차가 달리고 모든 산업에 인공지능(AI)이 들어가는 미래를 향해 뛰어가겠다는 의지다. 무역전쟁도 제지하지 못한 중국의 혁신 발전은 산업현장은 물론 도시의 모습을 서서히 바꿔가고 있다. "미래는 이미 여기 와 있다. 골고루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는 소설가 윌리엄 깁슨의 말을 떠올리게 한다.

 

도시의 변화는 인류 삶 뿐 아니라 산업에 도전과 응전을 요구한다. 에드워드 글레이저 하버드대 교수는 "도시는 인류의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했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40년간 460개가 넘는 도시가 새로 생기고 6억6000만명이 도시로 이동했다. 4차산업 혁명에 맞는 미래 신문명 도시를 연구하고 있는 싱크탱크 여시재와 손잡고 중국 쇼핑에서부터 교육, 직장, 가사노동, 교통, 병원 등 도시생활을 구성하는 요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혁신 현장을 탐구한다. [편집자주]

 

올 1월 뉴욕에서 열린 전미소매업협회(NRF) 주최 ‘소매업 빅쇼 & 엑스포’에 알리바바 자회사 허마셴성(盒馬鮮生)이 참가했다. NRF는 ‘2019년 미래 소매 창조자’로 선정한 25명의 명단에 마이클 에반스 알리바바그룹 사장을 올렸다. 에반스 사장은 "미래 소매 유통의 모습은 이미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 유통의 단초를 보여주는 허마셴성은 2016년 1월 상하이에 첫 매장을 냈다. 새해 다롄(大連), 우시(無锡)에도 진출하면서 3년새 20개 도시에 130여개 매장을 운영중이다. 허마셴성의 홍보담당 쑹샤오멍(崇曉萌)은 "허마는 혁신의 테스트베드이기도 하다"며 "허마가 개발한 기술을 채택한 유통업체가 30여곳에 이른다"고 전했다. 알리바바는 허마셴성이 기술과 데이터로 움직이는 ‘신유통의 모범생’이라며 글로벌 유통업을 흔들 ‘메기’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다.

 

미래 도시 쇼핑의 모습을 보여주는 허마센성의 배후에는 인공지능(AI)이 있다. 주문후 30분 배송 서비스를 가능케 하면서 집안의 냉장고를 ‘무용지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는 예측마저 나온다. 허마는 AI를 통해 개별 고객이 원하는 상품 개발과 판매까지 가능한 개성화 상품 시대의 도래까지 예고하고 있다.

 

 

중국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신유통 원조로 통하는 허마센성 상하이 매장 /상하이=오광진 특파원

♢ 냉장고의 진화…택배 혁명이 만든 ‘클라우드 냉장고’

 

 

중국 신유통 원조로 불리는 허마센성의 창업자 호우이는 허마를 냉장고에 비유했다. /상하이=오광진 특파원

작년 11월 11일 알리바바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 행사 취재를 위해 찾은 상하이에서 만난 허마센성의 호우이(侯毅) 최고경영자(CEO)는 장융(張勇)알리바바 CEO의 토론이 허마 설립에 아이디어를 제공했다며 허마를 냉장고에 비유했다. 장 CEO는 닷새뒤 열린 ‘중국 첨단 사상 포럼’에서 "허마셴성이 미래에 냉장고를 없애버리게 될 것"이라며 "대량으로 식료품을 사 냉장고에 보관할 필요 없이 휴대폰으로 주문하면 그만이다"라고 말했다.

 

도시 소비패턴을 바꾼 사건 중의 하나가 냉장고의 대중화였다. 에디슨이 만든 제너럴일렉트릭(GE)이 1927년 개발한 가정용 냉장고 모니터 탑은 사치품이던 신선식품을 대중화 시대로 이끌었다. 신선식품을 한번에 대량으로 구매하는 등 도시민의 소비패턴도 바꾸었다.

 

90여년 전 미국이 냉장고로 이룬 소비 변화를 이젠 중국이 ‘클라우드 냉장고’로 부르는 신 개념 냉장고인 허마셴성을 통해 주도할 태세다. 클릭 한번으로 쓸 수 있는 ‘클라우드 냉장고’는 미래 도시를 구성할 스마트홈의 핵심이다. 이광재 여시재 원장은 "20세기초 냉장고, 선풍기, 전자레인지 등의 등장이 변화를 이끌었던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이 스마트홈을 통해 또 다시 격변을 맞이할 것"으로 내다봤다. 냉장고 시장의 위축은 전력 소비 절감으로 이어질수 있다. 에너지 자원 고갈이라는 현대 도시 병 치유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첸잔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팔린 냉장고는 7413만대로 전년 대비 1.19% 감소했다.

 

장융 CEO는 "원래 야채를 1주일치 사서 냉장고에 보관하던 소비자들이 '허취팡(盒區房)'의 생활을 열망하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허마셴성으로부터 반경 3km 이내를 일컫는 허취팡은 중국에서 ‘핫한 부동산 구역’으로 통한다. ‘3km 이내 30분 무료 배송’이라는 허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부동산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허취팡 주민은 퇴근하는 지하철에서 저녁 식재료를 주문하고 집에 도착하면 곧 배달을 받는 편리함이 생겼다. 허취팡에 못 들어간 일부 주민들은 매장 3km 경계에까지 와서 주문 상품을 받아가곤 한다는 게 허마셴성측 관계자의 귀띔이다.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징둥(京東)에서 물류부문을 책임졌던 호우이 CEO는 "30분 무료 배송은 전세계에서 처음 시도한 것"이라며 "자동화 기술 덕분"이라고 말했다.

 

허마셴성 매장에는 천장에 컨베이어 벨트가 흐른다. 주문이 오면 매장 직원이 직접 물건을 바구니에 담고 지정 장소에 바구니를 건다. 바구니는 천장의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배송 기사가 있는 곳으로 옮겨진다. 이 과정에서 AI는 고객의 주문이 많은 상품을 미리 진열대에 채워놓도록 알려주는 재고관리는 물론 현지 교통과 기후 상황, 배송기사 배치 등을 자동으로 조절한다.

 

급성장하는 택배 산업 자체도 클라우드 냉장고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다. 중국 국가우정국에 따르면 2018년에 처리된 택배는 507억건으로 26.6% 증가했다. 5년 연속 세계 1위다. 하루평균 1억4000만건의 배송이 이뤄지는 셈이다. 증시에 상장한 중국 택배업체만 벌써 7개사다.

 

 

지난 1월 뉴욕에서 열린 소매업 엑스포의 허마셴성 부스를 참관한 한 미국 유통업 종사자는 30분 배송 설명에 불가사의한 속도라며 미국 진출을 희망했다는 게 허마셴성측의 설명이다.

 

미국에서 2017년 유기능 식품 체인업체 홀푸드마켓을 인수하며 신선식품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는 아마존은 2시간 배송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CBS는 "허마가 글로벌 유통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전문가를 인용해 "전자상거래와 전통 소매유통의 융합은 중국이 미국보다 2~3년 앞서 있다"고 전했다. 한국의 롯데마트는 당초 올해 2월 30분 배송시스템을 구축하려다가 배송 안전 등을 이유로 연기한 상태다.

 

♢ 다품종 소량생산에서 개성상품화 시대로

 

 

얼굴인식 등을 통해 스스로 대금 결제를 하는 허마센성의 결제코너 /상하이=오광진 특파원

허마셴성 매장에는 기존 유통매장과 달리 출입구에 결제하지 않은 제품을 들고 나갈 때 부저가 울리는 시스템이 없다. 몰래 훔쳐 가도 막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묻자 쑹샤오멍은 "우리가 고객을 신뢰하지 못하면 어떻게 고객이 우리를 신뢰하겠느냐"고 답했다. 물론 몸이 지나만 가도 자동 결제가 이뤄지는 시스템이 보편화될 때를 대비한 것이라는 지적도 있지만 신용사회가 정착되지 않은 중국에서 보기 힘든 매장 풍경이다.

 

허마셴성 매장에는 고객에게 신뢰를 파는 갖가지 장치가 있다. 야채를 담는 포장지에 적힌 글자 색상이 출시 요일마다 다르다. 하루만 지나도 폐기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다. 폐기가 낭비 아니냐는 물음에 "AI와 빅데이터 덕에 고객 수요에 근접한 적정량을 놓아둔다"는 답이 돌아왔다. 지난해 일부 직원이 출시 일자를 변경해 신뢰 위기에 빠진 적이 있기도 했지만 허마셴성의 신뢰 중시 마케팅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허마셴성 매장에 있는 모든 제품의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면 제품의 출처와 함유 성분 등의 정보를 보여주는 제품 추적시스템도 신뢰 제고를 위해 고안된 것이다.

 

허마셴성이 노량진 수산시장처럼 현장에서 구매한 식재료를 즉석에서 요리해주는 식당을 매장 속으로 넣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고객이 ‘구매’에 머물지 않고 ‘즐거운 쇼핑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측면도 있지만 현장 요리로 품질을 확인한 고객은 이후 믿음을 갖고 주문한다는 것이다.

 

상거래는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신뢰를 주고 받는 것이라는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의 원칙이 반영된 것이다.

 

고객에 대한 신뢰는 고객에 대한 더 높은 이해로 이어진다. 에반스 사장은 "고객마다 다른 개성화 수요를 중시한다"며 "소비자가 원스톱으로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도록 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허마셴성을 ‘생활의 리모트콘’이라고도 했다.

 

신유통은 전통 유통과 달리 고객에 대한 더 깊은 연구를 통해 더 많은 해외 고객에 대한 통찰을 쌓는다는 게 에반스 사장의 설명이다. 미래에 소비자의 수요에 근거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광재 원장은 "디지털 초연결 시대가 되면서 산업혁명이 만들었던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가 개성화 상품을 중시하는 다품종 소량생산시대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신유통은 마윈 회장이 2016년 10월 클라우드 개발자 대회에서 신제조, 신기술, 신자원, 신금융 등과 함께 제시한 5가지 신(新)이다. 마 회장은 전자상거래라는 말이 사라질 것이라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신유통을 제시했다. 마 회장은 이듬해인 2017년 주주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알리바바 5개 신 전략의 출발점이 신유통"이라며 "개별 고객의 개성화 수요 만족에 주력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 상거래의 경계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 메기가 된 하마...30여개 유통사, 벤치마킹

 

 

 

알리바바가 인수한 대만계 체인 할인점 다룬파가 허마센성 모델을 적용해 지난해 400여개 매장을 재단장하고 1시간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하이=오광진 특파원

 

알리바바가 인수한 대만계 체인 할인점 다룬파는 허마센성의 신유통 모델을 적용해 1시간 배송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알리바바

허마셴성은 지난해 9월 알리바바 투자자 대회에서 처음으로 매장 운영 성적표를 공개했다. 개점한지 1년반 이상된 점포는 평균적으로 평방미터당 연간 5만위안의 매출을 올렸다. 평균 면적이 4000~ 6000 평방미터에 이르는 허마센성 매장의 하루 평균 매출은 80만위안을 넘는다. 온라인을 통한 주문은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모두 기존 전통 유통매장을 웃도는 수치다.

 

허마셴성의 부상은 다른 전통 유통 매장의 풍경도 바꿔놓고 있다. 허마셴성은 알리바바의 모바일 결제 알리페이나 안면인식 기술로 고객 스스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처음엔 현금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가 인민은행까지 나서 위안화 현금 거부는 불법이라고 언급하는 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롯데마트 베이징 매장을 인수한 중국 우메이(物美)의 왕징 매장에는 계산대도 있지만 스스로 결제하는 코너를 따로 만들었다. 중국 최대 배달앱 업체 메이퇀(美团)이 왕징에 연 신유통 매장 샤오상성셴(小象生鲜)은 30분내 배송 서비스를 내건다. 샤오상 매장에서 만난 직장인 왕샤오펑은 "예전에 우유도 그렇고 먹거리를 일주일에 한번씩 와서 사곤 했는데 이제는 필요할 때 주문한다"며 "냉장고가 넓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허마셴성은 자사가 도입한 기술을 채택한 유통업체들이 30곳이 넘는다고 전했다.

 

물론 신유통 업체가 모두 성공 가도를 달리는 건 아니다. 지난해 1월 베이징에 매장을 연 디추강(地球港)은 지난해 11월 5개 매장 모두 영업을 중단했다. 작년 8월 10억위안(약 1670억원)의 추가 융자를 받으면서 신유통의 다크호스라는 별칭도 붙었지만 첫 매장을 연지 1년도 안돼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이 회사 칭다오 매장은 허마셴성이 인수하는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신유통은 알리바바 계열, 텐센트와 징둥 계열, 메이퇀 계열 등 대기업을 배경으로 한 업체가 경쟁하는 구도로 짜여지고 있다. 텐센트와 징둥이 투자한 용후이(永辉)는 신유통 매장 차오지우종(超级物种)을 60개 넘게 운영하고 있다. 징둥은 또 산하에 세븐프레쉬라는 신유통 매장 10여개를 단독으로 운영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2017년말 인수한 대만계 할인점 체인업체 다룬파(大潤發)는 지난해 400여개 매장에 모두 허마셴성 시스템을 도입했다. 천장에 컨베이어 벨트가 흐르는 것도 닮았다. 1시간 이내 배송을 내걸고 있다. 1시간 배송 서비스 범위는 지난해 3km에서 올해 5km로 확대됐다.

 

다룬파는 중국에서 매장을 연 이후 19년간 단 한곳의 매장도 폐점하지 않으면서 한때 중국 최대 유통매장으로 자리잡았던 곳이다. 다룬파를 만든 황밍돤(黄明端)이 지난해초 CEO에서 물러나면서 "모든 적수를 이겼지만 시대에 졌다"고 한말은 인터넷을 달구기도 했다. 황밍돤은 이달초 다룬파의 모회사인 가오신(高鑫) CEO로 돌아왔다.

 

신유통 보급은 올해 상용화가 시작될 5G(5세대) 이동통신으로 속도를 낼 전망이다. 2015년 정부 업무보고부터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합을 통한 신흥 소비 촉진을 제시해온 중국 정부는 올해 5G와 AI 같은 신흥 인프라 구축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판젠핑(范劍平) 중국 국가정보센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정부는 올해 5G망 상용화에 대대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5G 상용화가 자리잡는 4~5년 뒤면 이를 기반으로 AI 응용 기술이 폭발적으로 발전해 새로운 수요 덕에 중국 기업들은 지금의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전기의 등장이 냉장고 등 가전의 발전으로 이어져 도시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꾼 것처럼 5G의 보급이 촉발할 것으로 보이는 또 다른 도시의 모습을 중국에서 목도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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