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건...
걷고 달릴 수 있어서
"굿모닝~"에 대한 "응. 잘잤어?" 하는 대답을 하고
숟가락을 뜨면 되는 거지.
먹고 난 후의 배부름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죽음이 막연하고 두려움일지언정
오늘을 시작하는 것이,
새로 시작하는 것이 행복이지.
출근길 차 안.
신호에서 보통 때라면 얼릉 안경수건을 꺼낼 텐데, 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안경을 닦아서인지
맹하니 녹음기를 켠다. 흥흥 흥얼거리다가 흥이 돋아서.
그리고, 노래를 부른다.
살아간다는 건~ ~
신호에서 시작한 노래는 주차장에 차를 대는 순간 끝맺음 한다.
그리고, 산책길에서 다시 틀어 듣는다. 뛰게 만든다. 벅찬, 뛸 수 밖에 없는.
다시, 뚝방길 끝에서 리턴하면서 다시 틀어 듣는다. 차분히 이야기 한다.
기흉수술을 겪으셔서 인지 거동하기 불편해 하시는, 먹고 자는 것이 일상인 양 살아가는 장인어른,
자아완성에서 잠시 방향을 재설정중인 첫째 아이,
49살 직장생활 중인 나,
그리고 둘째 아이, 세째 아이.
각자 나이가 다를 뿐
살아간다는 건 똑같다.
마음을 다 한다는 것, 새로 시작한다는 것.
주가 아닌 객으로서 삶을 살아간다는 걸,
물 위에 떠있는 오리처럼
길 가의 한 그루 나무처럼
사실 살아간다는 건 '시작'에 의미가 있을 뿐, 과정 또한 반복이라 여기지 말고 '시작'이라고 받아들인다면,
지루함과 무료함을 못 견뎌하기 보다는
잠을 통해 망각의 샘을 건너 다시 시작한다고 여길 망정,
살아간다는 건 매 순간 순간이 새롭다 거나 하나하나 엮어 나가는 실타래와 같음을. 안다. 김성호.
'수양 > 어떻게살것인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절박함 (0) | 2021.12.14 |
---|---|
어둑어둑 아침 산책길에서, 보고싶고 보고싶고 보고싶다 (독백) (0) | 2021.11.30 |
리턴. 그리고, 때는 베끼고 베껴야 한다. (0) | 2021.11.24 |
남겨진 자의 슬픔이 아니라 살아가는 자의 몫이야 (0) | 2021.11.17 |
나를 가둔 시간은 공평하지 (0) | 2021.11.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