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이유, 지금. (1) 여유롭고 편안한 마음으로 읽고싶은 책을 골라서 읽는다. 오베라는 남자처럼 진한 묵직함이 남는 경험, 감정... 삶의 향기를 맡아 온전히 취해본다. 아내와의 사별, 사고, 첫만남, 관계, 장애학생들 교육, 보람, 우체부, 이어짐, 자살시도, 이웃집, 탄생, 하나 둘 관여가 관계가 되어 얽히섥혀 실패하고 만다. 강도 상해로 충격을 받은 가슴이 널뛴다. 버스 사고로 인한 충격이 채 가시지 않았음에도. 아내의 빈 자리, 그리고 떠날, 떠난 오베의 조용한 죽음. 사후 모습은 없다손치더라도 오베라는 남자의 삶은 지나치리만큼 평범하고 주위에서 마주하게 되는 진솔함 때문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마치 또 다른 내 모습, 또 다시 일어날 모습이기에 더욱 가슴이 시리다. 책과 소통한다.
(2) 소소한 일상을 마주한다. 하나씩 하나씩 판단과 선택을 통해 실천한다. 대출금 이율 관리, 온누리상품권 구매 관리, 파이썬 배우기, 등산, 골프 9홀, 여행 구상, 아이디어 기획, 건강 회복 및 증진 활동, 수면무호흡증 수술 일정 수립, 임대주택 관리, 혼다 오딧세이 관리... 일상 유지를 위한 기본적인 활동을 이어간다. 또한, 즐겁지 아니하고 억지로 해야 할 것은 피한다. 노트북 반송과 불참 통보. 받은 만큼 준 만큼 한다. 일상을 챙기며 맺은 관계가 생각 보다 끈끈하다. 오히려 연결된 사안으로 인한 소통이 원활하다.
(3) 귀가. 왠지 즐겁다. 자주 또는 가끔 불연듯 갈까? 떨어져 있기에 느끼는 감정. 외로움은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로 달래면 그 만큼 귀갓길이 기다려지고 기다리는 내내 즐거움이 찰랑 거린다.
하나를 하메 고마워 한다. 하고 있음에 고마워 하고, 하고 있는 중에 체험하는 감정에 충실하고, 이를 나누면서 행복해 한다. 어느 것 하나 끝을 보지 못했음에 안타까워 한다. 고민하는 것들을 쉬이 놓아주고 톡톡 튀는 감정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분주하고 신경썼음에도 뒤늦게 아쉬움이 남는 시간들, 보람조차 느끼지 못한... 과거사는 지운다. 희미한 흔적이 잔향이 되는 정도로만.
2024.4.12.
(4) 뜻밖의 일, 생각밖의 상황 혹은 실수나 허물과 같은 입장에 처할 때 이를 당혹스럽다기 보단 쿵짝의 쿵 정도로 보고 차분히 대하면 그 시간 만큼 즐거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 좀 더 보완할 필요가 있는 문장이지만 아무튼 반복이 즐겁지 아니한 이유와 반복이 즐거운 이유는 하나. 같은 장소, 같은 일을 한다고 볼 때, 지겹지 않게 여기는 건 서로 놀리거나 약올리거나 틱틱 툭탁 거리는 잔잔한 소통이 가능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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