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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나의 이야기

by 큰바위얼굴. 2024. 7. 6.

길은 없던 공간을 뻥 뚫는다.

흔적이 길에 묻어있다.

다시 만나게 해준다. 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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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이 있게 한다.
남긴다.
머물기 보다는 나아가게 한다.

있어 의미가 생겼다.

닿지 않으면 닳아 덮어진다.
길이 의미를 잃고 만다.
남긴 건 덮혀 잊혀져간다.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기엔 유한하다.

길은 욕심내지 않는다.
욕심 낸 결과가 길 일수는 있다.

커다란 길은 운동장이 되기도 하고, 마을을 이루기도 한다.
작고 좁은 오솔길은 큰 길에 닿는다.

남겨진 흔적에 선뜻 앉아본다.
땀을 주르륵 흘렸더랐다.
마치 어제, 방금 그랬던 듯이 다가온다.

아버지,
할머니,

길을 개척코자 했다.
길에 머물고자 한다.

그러니 혼란이 인다.

길은 나아가게 하는 본성 때문에 머물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누워 쉴 때까지,
쉼이 쉼이라는 의미로 다가올 때까지,
나아감이나 쉼이 다르지 않기에
길 위에서 위태롭게 머문다.

하나의 역할이 여러 파장을 만들어 퍼진다.

없이 있어 길이 난다.
면을 만들어 퍼진다.

멍 하니 바라본다.


의자에 앉아 쓰던 글을 멈춘다.
아마도 다르지 않다고 여긴다.

오늘 오후는 장모의 친가 식구를 만난다.
새로운, 반가운, 나이든 어울림.

그저 함께 하게 된 이 순간이 복되기를.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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