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단체가 중심이 돼 자율적으로 추진한 어미돼지(모돈) 10% 자율감축 운동이 8월 말로 끝났다. 대한한돈협회·농협 등은 돼지고기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안정을 위해 3월부터 농가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호소하며 모돈 감축을 추진해 왔다. 정부도 농가가 모돈 감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사료 구매자금이나 정부 정책자금 지원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히는 등 측면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실제 모돈 감축 실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모돈 감축 미미=한돈협회가 모돈 감축을 위해 3월부터 2100여 농가들로부터 제출받은 위임장 내역을 분석한 결과 농가들이 보유한 모돈수는 97만1569마리였다. 이 중 농가들이 동의한 모돈 감축목표마릿수는 10만5253마리로 목표치 10만마리를 초과했다.
하지만 모돈 감축 실적은 기대치에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월별 모돈 등급판정 마릿수만 놓고 보면 평년 수준인 2010년과 비교했을 때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3~8월 축산물품질평가원의 등급판정 내역을 분석한 결과 모돈 등급판정 마릿수는 18만1294만마리로, 2010년 17만4114만마리보다 7180마리 더 증가하는 데 그쳤다. 특히 이 같은 등급판정 마릿수는 전체 돼지 사육농가가 출하한 마릿수여서 모돈 감축에 동의한 농가만을 놓고 보면 감축실적은 더욱 저조할 것이란 지적이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농가들이 10만5000마리 정도의 모돈을 감축하겠다고 동의했다면 모돈 자연갱신율 25~30%를 감안했을 때 적게는 22만마리에서 많게는 25만마리가 줄었어야 한다”며 “그럼에도 전체 모돈 판정마릿수가 18만마리 수준에 머물렀다면 실제 모돈감축에 동의한 농가의 등급판정 마릿수는 목표 대비 50~60% 수준밖에 줄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모돈 감축실적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우선 농가들이 사육중인 모돈을 실제 도축하지 않고 후보돈 입식을 줄이는 방식으로 모돈을 줄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돈협회 관계자는 “모돈 사료 생산량이나 후보돈 공급현황 등을 볼 때 모돈이 줄기는 줄었지만 목표치만큼의 성과가 나타났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며 “농가들이 모돈 직접 도태보다는 후보돈 입식을 자제하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한국종축개량협회에 따르면 올 1~6월 후보돈 분양실적은 7만5150마리를 기록해 2010년보다 19.5% 준 것으로 집계됐다.
모돈 감축 기간에 예상보다 높게 형성된 돼지가격도 모돈 감축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도 나온다. 농협음성공판장 관계자는 “정부나 관측기관이 올 초 돼지값을 예상할 때 상반기 약보합 이후 6~7월에 반짝 올랐다가 8월부터는 하향곡선을 그릴 것으로 내다봤다”며 “그러나 모돈 감축이 최고조에 이르러야 할 시점인 8월 도매시장 평균가격은 4166원(1㎏ 탕박기준)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오히려 높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돼지 수급 빨간불=모돈 감축이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돼지수급 불안정이 상당기간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생산성 향상에 따른 모돈 추가 감축이 시급한 시점에서 감축실적이 저조해 향후 대응책 마련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공급량 증가와 이른 추석 이후의 수요감소 등으로 돼지값이 9월부터 연말까지 3100~3300원 안팎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돼지값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모돈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면 모돈감축 효과가 나타나는 내년 2·4분기 이후까지 양돈산업의 불황이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양돈업계 관계자는 “농가들이 모돈감축을 후보돈 입식을 자제하는 방식으로 대부분 이행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감축실적에 포함시킬 것인지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게다가 정부에서는 감축실적을 파악해 사료구매자금을 차등지원한다지만 대부분 농가들의 실적보고에만 의지해야 하는 현실에서 정확한 실적파악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양돈수급조절협의회에서 “농가들의 모돈 감축 없이는 사실상 정부지원책은 없다”고 밝혀 향후 모돈감축과 관련한 대응방안에 양돈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자료출처:농민신문
... 작성일 2013-09-05 08:52:55
'축산이슈 > 시장상황'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협동조합, 이것 안 하면 망한다 (0) | 2013.09.07 |
---|---|
2016년 이후까지 사육마릿수 감소세 지속, 번식의향 감소 계속 (0) | 2013.09.05 |
국내산 원료돈육 장기계약 (0) | 2013.09.03 |
이 정부에 대담한 인물이 있는가 (0) | 2013.08.29 |
임의의 조치, 미운 오리새끼 전락한 막걸리 (0) | 2013.08.2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