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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어린이치즈 첨가물 ‘불편한 진실’

by 큰바위얼굴. 2013. 11. 8.

어린이치즈 첨가물 ‘불편한 진실’

[경향신문 2013.11.7]

 

 

ㆍ국내 주요 유가공업체 대부분 인산염 계열 첨가물 넣어 제조
ㆍ미네랄 흡수 교란 칼슘 배출 유발

ㆍ‘법적으로 하자 없다’ 업체는 방관

아이들 성장과 발육을 위해 먹이는 어린이용 치즈에 칼슘흡수를 저해하는 화학첨가물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가 국내 주요 유가공업체인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매일유업, 동원데어리푸드의 어린이치즈에 사용된 첨가물에 대해 취재한 결과 칼슘 등 미네랄흡수율을 낮추고 체외배출을 촉진하는 인산염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도조절제’ 라는 이름으로도 사용되는 인산염 계열 첨가물은 가공치즈를 제조할 때 치즈의 다양한 성분을 고루 섞이게 하고 형태유지와 변질방지 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 폴리인산나트륨 등 종류가 수십 가지지만 제품 뒷면에는 성분명 대신 산도조절제로만 표기된 경우가 많아 소비자들이 알기 쉽지 않다.

산도조절제는 인산염 외에 구연산이나 탄산칼슘, 탄산수소나트륨 같이 비교적 독성이 약한 물질도 있지만 수산화나트륨이나 염산처럼 다른 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새로운 유해성분을 만들어내는 물질도 있다. 인산염도 많이 섭취하면 미네랄흡수를 교란해 칼슘을 몸 밖으로 배출, 골다공증을 유발하고 폐암을 촉진한다는 연구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문제는 성장을 위해 먹이는 어린이용 가공치즈 뒷면에 업체들이 하나같이 ‘산도조절제’ 또는 ‘유화염(산도조절제)’으로만 표기하고 있을 뿐 구체적으로 인산염 계열의 산도조절제가 사용됐는지, 함량은 어느 정도인지를 소비자가 도무지 알 수 없게 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업체들은 인산염 사용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공개를 꺼리는 분위기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인산나트륨과 인산칼륨을 복합해 사용한다”고 했고 매일유업은 “인산염과 칼륨염 계열의 첨가물을 사용한다”고 밝혔다. 공개를 거부한 업체들도 모두 인산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함량은 회사기밀이라는 이유로 대부분 답변을 거부했다. 서울우유는 국제기준이 총 제품의 2.5% 이내인 만큼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계명대 식품가공학과 김준태 교수는 “미량이 들어있다 해도 인산염이 들어간 소시지나 햄, 라면, 두유 등을 섭취하면 총량으로 봤을 때 문제가 될 수도 있다”라며 “(가공)치즈가 뼈 건강과 성장에 좋다는 인식 때문에 엄마들이 일부러 더 섭취시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업체들은 어린이용 치즈라는 카테고리를 추가로 만들어 성장과 뼈 건강에 좋다며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업체들은 대부분 키와 성장, 칼슘을 강조하는 광고를 하고 있는데 특히 이마트 ‘어린이치즈’의 경우 ‘183cm를 꿈꾸는’이라는 문구를 사용해 마치 키 크는데 매우 큰 작용을 하는 것처럼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마트 관계자는 ‘꿈꾸는’이라고 표현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주부 신희진(36)씨는 “어린이 전용치즈라 당연히 아이들에게 해로운 첨가물은 사용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며 “먹기 싫다는 아이에게 억지로 먹였던 치즈가 오히려 칼슘을 배출시킨다고 하니 완전히 속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성인용 고칼슘치즈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서울우유 ‘뼈에 쏙쏙 칼슘치즈’와 남양유업 ‘고칼슘치즈’, 매일유업 ‘뼈로가는 칼슘치즈’, 동원데어리푸드 ‘소와나무 뼈가 좋아하는 고칼슘치즈’, ‘이마트 고칼슘치즈’의 경우 치즈 두 장으로 일일 칼슘섭취량을 넘어선다고 표기해 뼈 건강에 좋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취재 결과 모두 인산염 계열의 첨가물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산도조절제의 경우 인산염 같은 구체적 성분명을 표기하지 않고 인산염의 용도인 산도조절제라고만 표기해도 문제가 없다. 2006년 이른바 ‘식품완전표시제’가 시행되면서 산도조절이라는 용도명이나 구체적 첨가물명 중 하나만 표기하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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