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축산이슈/K-Food· ODA

분식집 떡볶이·어묵 자주 먹는 청소년들, 어른이 돼도 짠맛에 '중독'

by 큰바위얼굴. 2013. 12. 18.

분식집 떡볶이·어묵 자주 먹는 청소년들, 어른이 돼도 짠맛에 '중독'

 

조선일보 2013.12.18

 

[건강한 삶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삽시다) 프로젝트]
[25] 프랜차이즈 분식집 '나트륨 주의보'

어묵이 된장찌개 수준 염도, 하루 나트륨 권장량 훌쩍 넘어
떡볶이 국물에 순대 찍으면 나트륨양 2배 가까이 올라

떡볶이 국물에 순대를 푹 찍어 먹은 젊은 여성은 입가심이라도 하듯 어묵 국물을 쭉 들이켰다. 17일 낮 서울 종로구 '스쿨 푸드' 광화문점. 길거리에서 흔히 파는 떡볶이·어묵·순대 같은 간식 메뉴를 고급화해 판다는 이 음식점은 점심 시간을 맞아 손님들로 붐볐다.

그런데 이날 본지와 함께 나트륨 사용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잠행에 나선 식품의약품안전처 김종욱 연구관은 이곳의 '오뎅탕' 국물을 한 수저 먹더니 인상을 확 찌푸렸다. "우와! 이 어묵 국물은 거의 된장찌개 수준의 짠맛이 나네요." 실제로 국물에 염도계를 꽂자 된장찌개(1.0~1.2%) 수준의 염도가 측정됐다.


		본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체인형 분식집 떡볶이·순대·어묵을 1인분씩 구매해 나트륨 함량을 분석했다. 1인분 제공량을 저울에 단 뒤, 음식을 믹서기에 갈아 염도계를 꽂는 방식으로 나트륨이 얼마나 들었는지 계산했다. /김성모 기자
 
본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함께 체인형 분식집 떡볶이·순대·어묵을 1인분씩 구매해 나트륨 함량을 분석했다. 1인분 제공량을 저울에 단 뒤, 음식을 믹서기에 갈아 염도계를 꽂는 방식으로 나트륨이 얼마나 들었는지 계산했다. /김성모 기자
동네마다 한 곳씩은 있을 만큼 체인형 분식집이 성황인 가운데 본지는 식약처와 함께 '스쿨 푸드(광화문점)' 이외에도 '죠스떡볶이(종각점)' '청년떡볶이(종로수송점)' '공수간(종로관철점)' '국대떡볶이(삼청동점)' '아딸(서대문역점)' 등 총 6곳의 체인형 분식집에서 떡볶이·어묵·순대 1인분(1회 제공량)씩을 수거해 염도를 측정했다. 6곳 가운데 5곳이 떡볶이 1인분(1113.6~1872㎎)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 하루 나트륨 권장량(2000㎎ 이하)의 절반 이상을 훌쩍 넘길 정도였다.

◇"어묵 국물, 짠맛이 끝내줘요"

조사한 6곳의 분식집 메뉴 가운데 가장 짠 것은 '청년떡볶이'의 어묵이었다. 이 음식점 어묵에는 100g당 무려 520㎎의 나트륨이 들어 있었다. 이 집 어묵 1인분(총 540g)에는 WHO 권장량의 1.4배에 이르는 나트륨 2808㎎이 들었다는 얘기다.

다른 대형 체인점도 상황은 비슷했다. '국대떡볶이'의 떡볶이·순대·어묵은 염도가 고르게 높았다. 각 메뉴의 100g당 나트륨 함량은 360·360·320㎎으로 모두 300㎎을 넘었다. 1인분 제공량으로 따지면 1296·1080·1472㎎이다. 만약 이 세 메뉴를 한 사람이 한 끼 대용으로 한꺼번에 먹는다면 나트륨을 모두 3848㎎ 섭취하는 셈이 된다. 한국인의 하루 나트륨 섭취량(4878㎎)의 79% 정도를 한 끼에 먹는 것이다. '공수간'의 어묵(100g당 320㎎)은 짭짤한 데다가 한 번에 제공되는 양(1030g)도 많아 모두 먹으면 무려 3296㎎의 나트륨을 먹는다는 계산이 나왔다. 조사 대상 체인형 분식집 가운데 가장 많은 매장(992곳)을 지닌 '아딸'은 떡볶이(100g당 360㎎)에 짠맛이 강했다. '스쿨푸드'나 '죠스떡볶이'의 어묵에도 각각 100g당 나트륨이 320㎎, 400㎎ 들어 있었다.

떡볶이·어묵·순대와 같은 분식 메뉴는 어린 학생들이 즐겨 찾기 때문에 더 문제라는 게 식약처 지적이다. 초등학교 취학 전 아동들의 나트륨 권장량은 1500㎎ 정도인데, 간식으로 떡볶이나 어묵을 섞어 먹으면 이 수치를 훌쩍 뛰어넘는다. 강백원 식약처 영양안전정책과장은 "어렸을 때 짠맛에 길든 학생들은 성인이 되어도 짠 음식을 더 찾게 돼 고혈압 등 각종 성인병이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떡볶이 국물에 찍은 순대는 나트륨 덩어리

이날 식약처는 순대를 떡볶이 국물에 찍어 먹거나 어묵을 습관처럼 간장에 찍어 먹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함께 분석했다. 분식집 '아딸'에서 소금에 찍지 않은 순대만 1인분 먹을 경우 나트륨 함량은 375.6㎎이었지만 순대를 떡볶이 국물에 찍거나 소금에 살짝 찍어 먹을 땐 나트륨 섭취량(751.2㎎)이 두 배 가까이 치솟았다. 또 '스쿨푸드'에서 어묵만 먹으면 2080㎎(1인분 650g)의 나트륨을 섭취하지만, 간장에 찍어 먹으면 나트륨 260㎎을 추가로 섭취해 총 2340㎎을 먹게 되는 것으로 나왔다. 식약처 김종욱 연구관은 "습관적으로 간장이나 매운 소스에 건더기를 찍어 먹는 습관을 버려야만 고나트륨 식사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