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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K-Food· ODA

`짜파구리`와 K푸드 세계화

by 큰바위얼굴. 2013. 11. 29.

`짜파구리`와 K푸드 세계화

 

매일경제 2013.11.25

 

 

`응답하라 1994`는 지난해 한바탕 복고 열풍을 일으켰던 `응답하라 1997` 후속으로 요즘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는 드라마다.

1994년에 대한 향수와 함께 불과 20년 남짓한 기간에 세상이 많이 변화한 것을 보며 누구나 격세지감을 느낄 듯하다.

대표적인 것은 인터넷이다. 드라마 속에서 `PC통신`을 통해 채팅을 하며 밤을 지새우던 모습들이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SNS로 소통하는 모습으로 바뀌었다.

사실 온라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가능성을 먼저 보여준 것은 우리나라 `싸이월드`였다. 하지만 정작 전 세계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열풍이 불 무렵 우리나라 `싸이월드` `프리첼` 등 온라인 커뮤니티 서비스는 침체에 빠졌다.

가장 중요한 이유로 필자는 `창조적 파괴`에 대한 두려움을 꼽고 싶다. 즉 기존 질서와 관념을 뛰어넘는 창조적 행위로 인해 발전하고, 경쟁력을 갖게 되는 현대 사회에서 규칙과 틀에 얽매여 그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직된 사고가 창조적 진화와 발전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새 정부 화두인 창조경제론(Creative Economy)은 바로 이 `창조적 파괴`를 기반으로 시장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경제 발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작은 화제가 되고 있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K-Food 국외 광고에 대한 네티즌 반응이 흥미롭다.

이 광고는 아직 국외 인지도가 부족한 한국산 농수산식품 브랜드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제작됐다. 한국산 농수산 수출 품목 각각에 그 특성에 따른 캐릭터를 부여하여 제품을 의인화하는 새로운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스파이시 김치(Spicy Kimchi)` `딜리셔스 머시룸(Delicious Mushroom)` 같은 평범한 표현을 쓰지 않고, `익사이팅 김치(Exciting Kimchi)` `플레전트 파프리카(Pleasant Paprika)`같이 파격적인 표현을 사용하고, 패션 화보처럼 틀을 깨는 창의성을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천편일률적인 기존 식품 광고와 차별된 표현을 통해 외국 소비자들에게 보다 강한 인상을 주는 데 성공을 거두었다면, 나아가 K-Food 국외 판매 신장에까지 기여하게 된다면 이를 창조경제의 한 사례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다른 예로 국내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짜장라면과 우동라면을 섞어서 조리하는 `짜파구리`는 전형적인 조리방법을 파괴하고 조리 과정에 창조적 아이디어 하나를 더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러한 창조경제 원리는 기업 활동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제품의 전형적인 속성만을 부각해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하거나, 공급자 중심 사고로 생산과 판매의 편의성을 고려한 제품만 고집한다면 `창조적 파괴`가 아닌 `파괴적 창조`만을 답습할 수밖에 없다.

전형성 탈피는 위험도 수반되지만 소비자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으며, 다양한 창의적 변화의 틀로 운신폭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새로운 생각은 늘 낯설게 마련이다.

규칙과 규범의 틀을 벗어난 창의적 생각과 행동들이 `틀린` 것으로 쉽게 규정하지 않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서 동의를 얻어가야 한다.

이런 상황이 갖춰졌을때 비로소 우리 사회 다양한 부문에서 `창조적 파괴`가 일어날 수 있고, 이렇게 형성된 `창조경제 생태계` 안에서 `한국의 애플` `한국의 저커버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기훈 한성대 뉴미디어광고프로모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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