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가 문득 생각이 든다. 한 잔의 커피조차 나 자신을 위해 선뜻 쓰지 아니한다고. 나는 나를 사랑하는걸까?
미치도록 생을 살고 있다. 쓰임새가 커갈수록 커진만큼 요구 또한 커져가고 내 욕심도 덩달아 커져간다. 한계는 어디일까?
나는 5623번 버스를 무척 좋아한다. 집에 데려다준다. 지금도 몸을 맡기고 있다.
나는 클래식음악을 즐겨 듣는다. 시끄럽지 않고 방해를 하지 않는다. 지금도 귀에 이어폰을 꽂고 있다.
나는 기다림을 설레어한다. 소식을 전한 메시지에 대한 답을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자꾸만 들여다본다. 오지않는 답장에 아쉬워하면서도 이조차 다정다감한 해석을 한다.
귀가중인 지금 난 길을 걷고 있음에 더없이 감사한다.
..
종종 걸음을 걷는 오리는 "귀엽다"
뚜벅뚜벅 걷는 소리만 들어도 나인줄 안다니 "부끄럽다"
괴로움을 아는 체하는 지인이 있어 "행복하다"
오늘은 괴로움에 마신 술로 체한다. 2병 술 알코올이 스스로 떠나니 이조차 우숩다.
집을 가기 위해 오르는 수리산 자락이 숨을 헐떡이게 한다. 아! 오늘 개기월식이랬는데 아쉽다.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온다. 어차피 벌여놨으니 선택과 결과는 몫이라. 그저 하면 족하리라.
"어! 고구마 배달 중이네"
"시간 좀 걸리니까 들어가서 씻어?"
"저.. 오늘 자고 가시죠?"
" ... "
반가운 지인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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