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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어머니와 아들

by 큰바위얼굴. 2015. 1. 2.

 

 

 

모자가 다툰다. 투닥투닥. 신란한 말 속에 밑바닥까지 훓는다. 격앙되고 화를 낸다. 서로 "안 볼 사람" 처럼 말한다.

난 화장실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채 가만히 듣는다.

에효..

 

중2 올라간다고 "대든다". 아니 울면서 "자기 말"을 한다.

(어느새 다 컸네. 대들기도 하고)

 

본질은 다른 주제로 넘어가고 2라운드를 여는데 갈수록 상처투성이가 된다.

(언제 나갈까? 언제 관여할까? 요 며칠전에도 잘못 접근했다고 된통 당했는데..)

 

"영록아, 이리로 와 앉아봐?" 라고 하면서 A4용지를 펼쳐든다. 울상짓던 치형이는 아빠가 아는채 한다고 재잘거린다. 분위기를 바꿔볼까 치형이에게 말을 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커피 맛이 왜이리 싱겁냐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쫌 들어봐. 그리고 생각해보자구)

막힌 거는 뚫어야 병이 생기지 않는다.

(말해봐. 하고싶은 말을.. 그런데 묵묵부답.)

 

커피 이야기를 빚대서 맛이 싱겁거나 진한 건 물의 농도에 따른 차이라고 설명해주면서, 관계나 사건 속에 갭이란 "차이" 또는 "문제점"이라고 알려준다.

난 싱거운데.. 물의 양과 물을 따른 사람, 커피 잔의 모양새로 달라질 변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결국 사람마다 다르다라는 말.

 

스토리의 전개를 그려나가면서 풀어본다.

친구와 놀기 위해 롤 게임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너 시험때 어땠니? 기회를 주기 위해 아이디 삭제가 아닌 중지해놨는데.. 말이 되니?" 라는 반문(차이)이 다툼의 시작이다. ..

 

 

그렇다. 종이는 아버지와 아들이 마주보고 나눈 이야기이며 어머니는 옆에서 참관한 한 가정의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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