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시장 속 변화를 가늠해 본다. 요동치는 택배업계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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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출혈경쟁… 2000원 마지노선 무너지나
홈쇼핑·인터넷몰 폭발적 성장세로
"1원이라도 더 싸게" 물량 수주 치열… 작년 배송단가 2,250원 역대 최저
올 농협까지 가세 추가하락 불보듯… 저가 수주 고착화로 공멸 위기감
서울경제 2015.1.15
택배업계의 출혈 경쟁이 심화되면서 택배 단가가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올 상반기 농협까지 택배 시장에 가세하면 저가 수주로 택배업계 전체가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1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량의 90%를 차지하는 기업간개인(B2C) 택배의 지난해 평균 배송단가는 2,250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 평균 단가 2,303원보다 2.3%가 줄어들어 사실상 원가 수준에 근접했다. 이대로라면 택배업계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택배 단가 2,000원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택배 단가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매년 소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을 전후로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단가 경쟁이 시장의 화두로 부상하자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등 신생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물량 수주가 치열해지자 대형 기업고객에게는 건당 1,500원선까지 단가를 책정하는 등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배 단가를 현실화하고 싶어도 경쟁사가 저가로 입찰하기 때문에 기업고객을 유치하려면 1원이라도 싸게 단가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받는 단가가 낮으니 일선 현장에서 힘들게 근무하는 택배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뒤따라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단가의 추락은 택배업계 스스로가 초래한 탓도 있다는 지적이다. 급증하는 택배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저마다 단가 경쟁에 매몰되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단가가 하락가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그간 택배 단가 현실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경쟁사의 가격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저가 수주를 답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택배 단가는 농협이 택배 시장에 진출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농협은 이미 택배사업 진출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정하고 인수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00억~1,500억원가량의 자금으로 로젠택배나 KG옐로우캡 등 기존 중소 택배사를 인수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산지의 농수산물 위주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농협의 기본 방침이지만 전체 택배 물량 중 농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7% 안팎에 불과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결국 시장에 조기 안착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저가 수주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지난 1999년 우체국의 택배 시장 진출로 평균 택배 단가가 500원가량 급감했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산 290조원에 계열사 44개를 거느린 농협이 공격적으로 택배 시장에 뛰어들면 택배 단가의 하락이 더욱 심화되고 기존 택배업체는 직격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는 3만 5,000여명에 달하는 전국 택배기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택배업계 전체의 존립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류경영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최시영 아주대 물류SCM학과 교수는 “택배업체의 경쟁력 확보와 택배기사의 처우 개선은 결국 택배 단가를 현실화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정부 차원에서 최저임금제와 비슷한 개념의 최저운임제를 도입해 택배 단가의 하한선을 두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단가를 인상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15일 물류업계에 따르면 국내 택배 물량의 90%를 차지하는 기업간개인(B2C) 택배의 지난해 평균 배송단가는 2,250원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13년 평균 단가 2,303원보다 2.3%가 줄어들어 사실상 원가 수준에 근접했다. 이대로라면 택배업계의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택배 단가 2,000원이 무너지는 것도 시간 문제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택배 단가는 199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매년 소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하지만 2000년을 전후로 TV홈쇼핑과 인터넷쇼핑몰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단가 경쟁이 시장의 화두로 부상하자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했다. 최근에는 소셜커머스 등 신생 유통업체의 등장으로 물량 수주가 치열해지자 대형 기업고객에게는 건당 1,500원선까지 단가를 책정하는 등 출혈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택배 단가를 현실화하고 싶어도 경쟁사가 저가로 입찰하기 때문에 기업고객을 유치하려면 1원이라도 싸게 단가를 제출할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으로 받는 단가가 낮으니 일선 현장에서 힘들게 근무하는 택배기사에 대한 처우 개선도 뒤따라가지 못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 단가의 추락은 택배업계 스스로가 초래한 탓도 있다는 지적이다. 급증하는 택배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 저마다 단가 경쟁에 매몰되다 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단가가 하락가는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일부 업체들은 그간 택배 단가 현실화에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경쟁사의 가격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저가 수주를 답습하고 있는 실정이다.
택배 단가는 농협이 택배 시장에 진출하는 올해를 기점으로 대대적인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농협은 이미 택배사업 진출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정하고 인수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1,000억~1,500억원가량의 자금으로 로젠택배나 KG옐로우캡 등 기존 중소 택배사를 인수해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산지의 농수산물 위주로 택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게 농협의 기본 방침이지만 전체 택배 물량 중 농수산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7% 안팎에 불과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높다. 결국 시장에 조기 안착하고 수익성을 확보하려면 저가 수주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지난 1999년 우체국의 택배 시장 진출로 평균 택배 단가가 500원가량 급감했던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자산 290조원에 계열사 44개를 거느린 농협이 공격적으로 택배 시장에 뛰어들면 택배 단가의 하락이 더욱 심화되고 기존 택배업체는 직격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는 3만 5,000여명에 달하는 전국 택배기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택배업계 전체의 존립 기반까지 흔들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물류경영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최시영 아주대 물류SCM학과 교수는 “택배업체의 경쟁력 확보와 택배기사의 처우 개선은 결국 택배 단가를 현실화하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정부 차원에서 최저임금제와 비슷한 개념의 최저운임제를 도입해 택배 단가의 하한선을 두고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단가를 인상하는 방안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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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시장 노리는 농협 | 전문성 부족…출혈경쟁 심화
MK뉴스 2015.1.12
택배업계가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에 결사반대하고 나섰다. 사진은 한 택배업체가 관련 화물 분류를 한창 진행하고 있는 모습.
“(농협 택배 시장 진출에 대해) 완전히 확정된 것은 없다. 다만 예전엔 큰 틀에서 택배 사업이 가능한지 따져 봤다면 지금은 어떤 기업을 인수할지 살펴보고 있다. 매각할 의사를 갖고 있는 택배 회사는 몇 군데 있다. 타당성을 검토 중인 단계로 봐 달라.” (농협물류 관계자)
“농협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번에 정부가 밀어주는 만큼 택배 시장 진출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농협이라는 큰 기관이 들어오면 출혈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택배업계 관계자)
택배업계가 연일 시끄럽다.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농협은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농민 편익을 위해서 택배 시장 진출이 필연적이다”라는 입장이다. 반면 기존 택배업체들은 “농협이 뛰어들 경우, 모든 업체가 공멸할 수 있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국내 택배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물량은 약 15억개, 금액은 3조7000억원에 이른다. 2014년 물량은 약 16억개, 금액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모바일·온라인 쇼핑은 물론 해외직구족의 증가로 택배 시장 규모는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국내 택배 시장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많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하는 택배 기업은 우체국을 포함해 총 18개. 업체 숫자가 많은 만큼 살 떨리는 경쟁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이 택배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농협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지만, 정부와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혔다. 이번에 정부가 밀어주는 만큼 택배 시장 진출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농협이라는 큰 기관이 들어오면 출혈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택배업계 관계자)
택배업계가 연일 시끄럽다.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을 둘러싼 갈등 때문이다.
농협은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과 농민 편익을 위해서 택배 시장 진출이 필연적이다”라는 입장이다. 반면 기존 택배업체들은 “농협이 뛰어들 경우, 모든 업체가 공멸할 수 있다”며 강경하게 맞서고 있다.
국내 택배 시장 규모는 2013년 기준으로 물량은 약 15억개, 금액은 3조7000억원에 이른다. 2014년 물량은 약 16억개, 금액은 4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추산된다. 모바일·온라인 쇼핑은 물론 해외직구족의 증가로 택배 시장 규모는 매년 10% 이상 증가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국내 택배 시장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을 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풍요 속의 빈곤’에 불과하다는 얘기도 많다.
한국통합물류협회에 따르면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하는 택배 기업은 우체국을 포함해 총 18개. 업체 숫자가 많은 만큼 살 떨리는 경쟁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협이 택배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전망이다.
택배’ 목매는 농협…왜?
농민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농협이 택배 사업에 진출하고자 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농협은 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기회를 노렸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2007년엔 대한통운, 2010년엔 로젠택배 인수를 시도했다 실패했다. 2013년 말에는 농협이 자체적으로 외부 연구용역을 통해 택배 시장 진출의 효용성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농협의 택배 사업 진출에 대한 정부 입장은 부정적이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14년 8월에 와서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간부회의를 통해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가 신호를 주자, 농협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체국이 주 5일 근무에 나서면서 신선 농산물 배송을 위해 택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자체 분석 결과 3년 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농협이 상시 농산물 수송체계를 갖추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검토를 지시했다”며 이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농협이 대외적으로 택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체국택배가 토요일 배송을 중단하면서 농민이 신선한 농산물을 배송하기 어렵다는 명분을 든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홈쇼핑과 인터넷 판매 활성화 등 농축산물의 유통 환경이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촌 지역의 택배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농민들이 배송 문제로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택배업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이 불편함을 겪는다는 것은 표면적일 뿐,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는 신경분리(신용 부문과 경제 부문 분리)를 단행했다. 농협중앙회는 2017년 3월까지 경제사업 관련 업무를 농협경제지주에 완전히 이관할 예정이다.
이관에 앞서 농협중앙회는 경제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계속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수익원 발굴에도 여념이 없다. 기존 농협 경제 부문은 주로 교육이나 지원 업무가 중심이었다. 신용 부문 독립 이후 농협의 경제 부문은 유통, 판매 중심으로 체제를 바꾸고 있다. 택배 사업 진출도 이런 과정의 일환으로 보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농협은 택배 시장에 진출하면서 두 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우선 농축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콜드체인(Cold Chain)’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콜드체인은 수산물, 육류 등을 주산지로부터 가정까지 저온으로 유지해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유통 과정을 말한다. 또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통해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농협이 택배 시장에 진출한다면 약 1000억~1500억원가량의 자금으로 기존 중소업체를 인수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KGB택배나 로젠택배 등은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유력한 인수 후보군이다.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 여부는 2015년 상반기 중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업계 ‘결국 공멸’
전반적인 여론도 부정적
‘3140원(2004년)→2303원(2013년)’.
택배 1건당 평균 단가 변화다.
2000년대 초반 평균 단가는 약 3500원이었다. 2005년 처음으로 3000원대가 붕괴됐으며 2014년 2300원대도 깨졌다. 택배업계는 한계가 ‘2200원’ 선인데 농협이 시장에 들어올 경우 이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대리점, 영업소 등의 수익 악화로 이어면서 배송 기사들의 처우도 나빠질 수 있다는 게 택배업계 논리다.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 명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농협은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택배 사업 진출이 필연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국내 택배 취급 품목 중 농수산물 비중은 7%에 불과하다. 권오경 한국로지스틱스학회장(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은 “물류업계가 포화 상태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농협 택배가 농산물 등 신선식품에 특화된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명분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일반 소비재, 전자상거래 시장까지 진출한다면 해당 사업 모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택배업계는 농협이 새로운 서비스로 내세운 콜드체인 시스템의 필요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과 달리 우리는 전국이 ‘1일 생활권’에 들어가 있다. 대부분 1~2일 내에 택배가 도착한다.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도 아이스박스, 냉매 등으로 해결 가능하다. 또 이 시스템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1차 공급자인 농민부터 택배 터미널, 차량, 소비자 보관 장소(주로 경비실)까지 냉장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주 7일 배송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당장 택배 기사들의 ‘초과 노동’ 논란이 예상된다. 휴일근무 수당에 따른 과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배명순 한국통합물류협회 국장은 “주 7일 배송이나 콜드체인 등은 소비자에게 지지를 얻고 시장 진출 명분을 찾기 위해 내세우는 표면적 논리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반적인 여론도 좋지 않다. 현재 농협은 한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농협의 택배 사업 진출’에 대한 정관계 인사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여기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조사에 참여한 A씨는 “ ‘공룡 농협이 중소 택배업까지 뛰어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농협이 뛰어들면 농산물의 신선함을 유지시키는 장점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동반성장과 양극화 해결 등 사회적 관점에서 좋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농협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했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알뜰폰 사업이다. 농협은 2013년 12월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1년 만에 접었다. 물론 알뜰폰과 택배는 사업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농협이 수익 사업 확대를 위한 신규 사업이란 측면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일부 전문가는 농협이 택배 시장에 뛰어든다 해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지 의문을 표한다. 이 때문에 농협 택배 사업이 ‘제2의 알뜰폰’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농협은 물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선수’가 아니다. 과밀화된 택배 시장에 들어갈 명분이나 근거도 논리적으로 부족하다.
농협은 본연의 사업에 집중해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농민들이 겪는 어려운 부분은 충분히 기존 택배업계와 대화로 해결할 수 있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회장(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의 얘기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농민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농협이 택배 사업에 진출하고자 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농협은 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기회를 노렸지만, 매번 고배를 마셨다. 2007년엔 대한통운, 2010년엔 로젠택배 인수를 시도했다 실패했다. 2013년 말에는 농협이 자체적으로 외부 연구용역을 통해 택배 시장 진출의 효용성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농협의 택배 사업 진출에 대한 정부 입장은 부정적이었다.
분위기가 바뀐 것은 2014년 8월에 와서다.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간부회의를 통해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정부가 신호를 주자, 농협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2014년 10월 이상욱 농협중앙회 농업경제 대표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우체국이 주 5일 근무에 나서면서 신선 농산물 배송을 위해 택배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자체 분석 결과 3년 후 손익분기점을 넘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최원병 농협중앙회장도 “농협이 상시 농산물 수송체계를 갖추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검토를 지시했다”며 이 대표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농협이 대외적으로 택배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우체국택배가 토요일 배송을 중단하면서 농민이 신선한 농산물을 배송하기 어렵다는 명분을 든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홈쇼핑과 인터넷 판매 활성화 등 농축산물의 유통 환경이 변하고 있다. 그럼에도 농촌 지역의 택배 여건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농민들이 배송 문제로 겪는 불편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택배업에 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농민이 불편함을 겪는다는 것은 표면적일 뿐, 실제 이유는 따로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12년 농협중앙회는 신경분리(신용 부문과 경제 부문 분리)를 단행했다. 농협중앙회는 2017년 3월까지 경제사업 관련 업무를 농협경제지주에 완전히 이관할 예정이다.
이관에 앞서 농협중앙회는 경제 사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계속 몸집을 키우는 중이다. 수익원 발굴에도 여념이 없다. 기존 농협 경제 부문은 주로 교육이나 지원 업무가 중심이었다. 신용 부문 독립 이후 농협의 경제 부문은 유통, 판매 중심으로 체제를 바꾸고 있다. 택배 사업 진출도 이런 과정의 일환으로 보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농협은 택배 시장에 진출하면서 두 가지 새로운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우선 농축산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는 ‘콜드체인(Cold Chain)’ 시스템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콜드체인은 수산물, 육류 등을 주산지로부터 가정까지 저온으로 유지해 신선도를 떨어뜨리지 않는 유통 과정을 말한다. 또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통해 기존 업체들과 차별화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농협이 택배 시장에 진출한다면 약 1000억~1500억원가량의 자금으로 기존 중소업체를 인수해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KGB택배나 로젠택배 등은 대주주가 사모펀드로 유력한 인수 후보군이다.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 여부는 2015년 상반기 중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택배업계 ‘결국 공멸’
전반적인 여론도 부정적
‘3140원(2004년)→2303원(2013년)’.
택배 1건당 평균 단가 변화다.
2000년대 초반 평균 단가는 약 3500원이었다. 2005년 처음으로 3000원대가 붕괴됐으며 2014년 2300원대도 깨졌다. 택배업계는 한계가 ‘2200원’ 선인데 농협이 시장에 들어올 경우 이마저도 무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는 대리점, 영업소 등의 수익 악화로 이어면서 배송 기사들의 처우도 나빠질 수 있다는 게 택배업계 논리다.
농협의 택배 시장 진출 명분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농협은 ‘농수산물의 원활한 유통’을 위해 택배 사업 진출이 필연적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국내 택배 취급 품목 중 농수산물 비중은 7%에 불과하다. 권오경 한국로지스틱스학회장(인하대 물류전문대학원 교수)은 “물류업계가 포화 상태인 것은 맞다. 그럼에도 농협 택배가 농산물 등 신선식품에 특화된 서비스만 제공한다면 명분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일반 소비재, 전자상거래 시장까지 진출한다면 해당 사업 모델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택배업계는 농협이 새로운 서비스로 내세운 콜드체인 시스템의 필요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일본과 달리 우리는 전국이 ‘1일 생활권’에 들어가 있다. 대부분 1~2일 내에 택배가 도착한다. 굳이 많은 비용을 들여가며 이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아도 아이스박스, 냉매 등으로 해결 가능하다. 또 이 시스템을 제대로 구현하려면 1차 공급자인 농민부터 택배 터미널, 차량, 소비자 보관 장소(주로 경비실)까지 냉장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주 7일 배송도 현실성이 떨어진다. 당장 택배 기사들의 ‘초과 노동’ 논란이 예상된다. 휴일근무 수당에 따른 과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배명순 한국통합물류협회 국장은 “주 7일 배송이나 콜드체인 등은 소비자에게 지지를 얻고 시장 진출 명분을 찾기 위해 내세우는 표면적 논리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전반적인 여론도 좋지 않다. 현재 농협은 한 컨설팅업체에 의뢰해 ‘농협의 택배 사업 진출’에 대한 정관계 인사들의 의견을 모으는 중이다. 여기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 조사에 참여한 A씨는 “ ‘공룡 농협이 중소 택배업까지 뛰어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농협이 뛰어들면 농산물의 신선함을 유지시키는 장점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동반성장과 양극화 해결 등 사회적 관점에서 좋지 않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농협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했다가 실패한 경우가 많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알뜰폰 사업이다. 농협은 2013년 12월 ‘알뜰폰’ 시장에 진출했지만 1년 만에 접었다. 물론 알뜰폰과 택배는 사업 성격이 다르다. 그럼에도 농협이 수익 사업 확대를 위한 신규 사업이란 측면에서 ‘공통분모’가 있다.
일부 전문가는 농협이 택배 시장에 뛰어든다 해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지 의문을 표한다. 이 때문에 농협 택배 사업이 ‘제2의 알뜰폰’이 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농협은 물류를 제대로 알고 있는 ‘선수’가 아니다. 과밀화된 택배 시장에 들어갈 명분이나 근거도 논리적으로 부족하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회장(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의 얘기는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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