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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중2의 진로에 대한 아빠 생각 - "다시 산다면 이렇게 살고 싶니?"

by 큰바위얼굴. 2015. 1. 18.

나는 아빠요, 너는 엄마다.

 

옥수수 처럼 태어나 무심한 나조차 약속을 저버린 채 기쁨의 소식을 알렸었지. 그놈이 영록이라는 거. 이제 중2가 되었다는 거. 키도 훌쩍 컸고 장난친 주먹이 폭행(?)이 되는 나이가 되었지. 여드름으로 성숙되었음을 알리고, 그거에 대한 기름종이 사용을 권했음에도 '미련'하게 신중히 받아들이지 않지. 그것도 나를 닮았지. 그래 그런거지. 될게 있고 안될게있다는 거. 그래도 우리 서로 마주보고 이야기 하잖아. 어쩌면 그래서 좋아.

 

나는 아빠요, 너는 엄마다.

 

분명히 너와 나의 기질을 물려받았을 것이고 세상을 이끄는 1% 라고 하더라도 유한한 그 정도의 삶을 나름 누리고 나름 가고싶은 곳으로 가고자 하는 것처럼. 가려고 사는 것처럼.

 

나와 너의 반반을 모아놓은, 어쩌면 내 본질을 한 숟가락 더 받았다고 한들 앞 일에 대한 지금의 결정에 있어 "아이의 결정과 성의를 보겠다"는 맡김은 아닌 듯하다.

 

내가 들여다본 세상에 대해 이야기 했지.

1. 글을 잘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 '기자'가 되는 길을 고려하라고. 비즈니스나 정책 기안조차 풀어내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라고. 종사할 영역은 아이템을 어찌 가져갈 지에 대한 선택의 문제일 뿐이라고. 직업은 능력을 풀어낼 대상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고.

 

2. 목표의식이 경쟁에서 유리하다는데는 동의한다. 그렇지만 목표를 갖기 위하여 과학고를 진학준비하는 방향으로 설정한다는 것은 주객이 바뀐 듯하고, 아이에게 결정을 넘긴다는 우매함과 같다고 봐지는데.

 

3. 결국 정할 수 밖에 없는 문제고, 과학고 진학조차 학원 여건이 썩 좋지 못하다는 말과 마음의 결정을 하지 못한 아이의 미래가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순간 결정난다는 것에 화가 난다. 성적이 좋다거나 수학을 잘 하니 과고에 가야한다?

 

4. 세상을 살아갈 때 필요한 무기는 사고력과 글솜씨, 말재주로 귀결된다고 했듯이, 그걸 배울 때 필요한 언어적 역량을 우선 챙기는 게 좋겠다.

 

5. 한글과 영어로 자유롭게 소통토록 하는 거. 말, 글 등 여러 표현방법으로. 그리고 (역사)의식과 (인문)사고는 그걸 뒷받침할 소양이 되겠지.

 

"어느 고등학교에 보낼까?"

 

"요즘 이 책이 두루 읽혀. 함 봐볼래? 니가 관심갖을 만 해"

또는 니가 관심갖는 거야.

 

하는 차이가 있다. 우리는 현실에 대해 당면한 문제를 해결짓는 것으로 여긴다. 자주 그렇게 접근한다. (1) 마치 과고에 진학할 목표를 세우고, (2) 무난히 대학에 진학하고, (3) 직장을 잡으면 그게 길이라고 보는 듯하다. 뭘 볼지 뭘 할 수 있다기 보다는 "잘 좀 보여봐. 너 아니어도 대기자는 많아" 하는, 마치 의료사고가 났는데 사고의 증명을 뮛도 모르는 환자가 했던 것처럼.

 

나는 바란다. 내 아이는 의지가 있고 꿈을 꾸어보기를.

다소 그 실체가 늦더라도 그때까진 부모가 뒷받혀주면 좋아.

그 전까지는 세상이라는 무대를 놓고 즐겨보라고. 근데 이것도 쉽진 않아. 유익한 놀이가 많지 않아보여서.

 

피씨방에서 동료애를 기대해야 할지.

그 쉼이 공부의 힘이 되겠지 하고 미뤄뒤야할지.

그렇다고 매번 새로운 어떤 건 못하겠지만 관심만 주어진다면 알려줄 사람과 지식은 널려있음을.

 

나는 바란다. 마치 그런 것처럼 살지 않기를. 제도와 규칙은 여럿이 세상을 살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지, 그 틀에 맞춰 살아라 하는 안심을 주기 위함이 아니라고.

예를 들어 우리가 전쟁중인데 중2는 뭘 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폭탄 들고 건물에 뛰어드는 아이가 있고 배곪은 아이를 등에 업고 구걸에 지쳐 말아쉰 상태로 죽어가는 아이도 있음을.

 

제발,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보길 바래.

부를 바라는 게 잘못은 아니지만 '가족 가계독립만세'라는 목표는 나로 끝내도 좋아 보여.

내 아이는 세상을 마당처럼 뛰어놀았으면 좋겠는데 말야.

세상을 똑바로 보고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해주면서.

 

"내가 모든 걸 다 이뤄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니 머리속이 맑아진다. 우공이산. 자신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후대가 산을 옮기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다시 사는 인생에서 스크렙한 글이다. 내가 지금 그래.

 

6. (대학)간판은 필요해. 그렇지만 목표없는 낭만은 부질없음을 우린 알잖아? 목표가 또는 문제의식이 그리고 탐구자세가 인생을 좌우한다는 거. 잘 알지 않나? 결국 차이는 그것에 있다는 사실을. 그 전까진 놀아도 좋아보여..^^

 

7. 많이도 필요하지 않아. 세상은 변해가고 그 속에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지. 내가 모르는 공과 과가 회자되기도 하지. 자, 여기에서 공과 과를 이웃에 둔 혁신중학교에 대해 말해볼까.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과연 너의 말과 주변의 공감대처럼 예견된 '실패작'이라고 할지라도 그 '의지'와 '바람 또는 정신'이 헛될까?

 

누군가는 그 시간을 갖지 못할테고 누군가는 그 바람(훗날 실패라는 만족감)이 실현될텐데 아무리 그렇다해도 사라지지 않을 정신과 바람은 영속하다는 바람을 타고 훗날을 기약할 텐데. 과거로 앞날을 보고 회피해야 할지 그저 주어진 기회를 기회로 보고 순응해보는 건 어떨지. 과연 과고가 아이를 행복하게 할까?

 

꽉 막힌 상자 속 틀 안에서 경쟁에 노출된 아이는 커서 분명 경쟁에서 우위에 설 수 있지. 배운 게 그거니 당연하지 않을까?

 

경쟁을 부추길지 세상이 "재밌다"고 알려주어야 할지.

세상에 말야 넌 왜 그리 공부를 안 하니 하고 묻는 부모가 있대. 세상엔 넌 책도 보질 않니 하는 부모도 있고. 흘러가는 시간을 탓해야 할지 방치된 경쟁사회를 그저 무감히 따라야할지. 나도 참 독특하다, 그치?

 

8. 서두에서 말했듯 아이에게 맡김은 아니듯 어떤 식으로든 결론은 내야하겠지.

 

10대인 지금 좀더 재밌게 놀면서(혁신중) 아이템 찾을 기회를 주면 어떨까?

학원은 과고나 국제고에 맞추지 말고 그렇다고 굳이 배제말고. 영어로 소통하기가 능숙해지도록. 수학은 흥미가 있으니 깊이 있게 가르칠 선생을 붙여주고. 국어는 따로 하기 보다는 독서토론회에 참여시키고. 고교진학정보는 내게 맡기고.

아이 능력과 성향에 대해 우리가 파악한게 맞다면 그 방향에서 길을 정하게 하자는 거. 난 지금 정하는 건 아니라고 봐.

 

우리식대로 아이가 "바라는" 준비가 되도록 해보면 어떨까?

 

그러려면 영어회화와 글솜씨, 말솜씨를 어떻게 늘려줄까 고민해보면 어떨까? 진학이 목표는 아니야. 그만큼 체험과 논의가 많아야 할텐데 그 정도 인력풀과 환경은 줄 수 있다고 봐. 거 어반나이프에서 경험한 것처럼. 즐거움과 고민을 줘보면 어떨까?

0. 진학. 학원. 학교... 내가 옆에서 항상 봐줄 수 없는데.

영어는 회화가능토록 해주고(학원, 모임, 장소)

수학은 흥미로운 만큼 끝을 보여줘보고(과외)

그놈과는 약속을 하자구. 매일 일기 쓰기. 독서토론회 활동. 월1회 주제토론.. 요걸 놀면서 해내면 해내는 과정중에 고교색을 정해보고 아니라면 고교중에 정하도록.

 

그 방향에서 세종시 내에서 설계해봐~

 

남편.. 아빠.. 그리고 인생선배로서.

(아따 내용이 부족하네.. 부족혀. 맘에는 썩 안 차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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