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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세번째 거짓말을 대하는 태도

by 큰바위얼굴. 2015. 3. 31.

2014년 8월 12일

아이들이 거짓말을 했다. 치형이가 어려 거짓말을 할 줄 모른다는 게 그렇게나 좋을 수가 없다.

> 거짓말한 아이들 http://blog.daum.net/meatmarketing/1772

 

 

2015년 3월 8일

영탁이가 거짓말을 했다. 아마 아슬아슬한 경계점에서 계속 거짓말을 해 왔을 것이다. 구몬 학습지를 뜯어버려 창 밖에 버렸다는 것에 놀라웠다.

찢어서 쓰레기 버릴 때 함께 버렸다는 말에 할 말을 잃는다. 지능은 계발된다더니.

> 거짓말 http://blog.daum.net/meatmarketing/2248

 

 

2015년 3월 31일

그리고, 오늘. 아니, 어제. 난리가 났다.

다음은 그 결과물로서 열어보기 싫은 메시지를 필두로 아이들에게 전한 마음을 담고 있다.

 

"아~ 나도 도매금으로 넘어갔다"

 

어쩌면 나도 피해자인데 김씨로 씨를 이었더니 덩달아 욕을 먹는다.. 흑.

 

 

 

 

형에게 보낸 메시지.

지금 나(군포)와 가족(세종시)은 떨어져 지내고 있다.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아 "나를 시험에 빠지지 말게 하소서" 한다.

 

 

 

 

아직 등교 중인가?

읽혀지지 않은, 영탁이에게 보낸 메시지.

조심스럽다.

 

 

 

 

그리고 일찌감치 받아든 아내의 메시지.

 

 

 

 

영탁이는 거짓말 선수다. 그렇게 빼어나게 잘 할 수가 없다. 지능도 계발되어 속임수의 달인이라 할 만하다. 그의 학력, 초5.

"뭘 해도 잘 하면 좋다" 라고 트인 부모들은 아이들을 맘껏 계발되도록 놔두는 경향이 있다. 나 또한 그러한 부류에 속한다. 그래서? 에이, 설마!

 

초5.

어린 나이다.

 

최근 세종시로 이사했다.

학교 생활은? 무난하다.

학원 숙제가 싫다? 그만둔다.

놀고만 싶다? 놀게 해준다.

 

"넌 커서 뭐가 되려고 그러니?" 하는 잦은 말 속에 아이는 상처를 입는다. 여기에서 '나'는 '아이' 입장에 서 보려고 노력한다.

 

통통한 아이.

함께 스트레칭 하자고 아침에 일찍 깨워 함께 드러눕는다. 하다가 그만 둘 지언정 해보는 시도를 해본다. "난 너에게 관심 있어" 하는 표현이다.

 

금요일 서울에서 대학원 수업을 마치고 세종시로 귀가하면서, 마중 나와줄 것을 종용한다.

(분명히 아내는 이핑계 저핑계 대고 안 나올테고) 아이들은 잠들고 싶지 않고 바람 쐬고 싶어하니 분명 나올꺼야. 하는 기대를 품는다.

역시 도착하는 순간 저멀리 아이들이 보이고 손에는 번쩍이는 휴대폰 불빛이 유난히 진하다.

나를 기다린 것인가? 휴대폰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런 건 문제가 안 된다. 그저 내가 마중 나와 줄 것을 바랐던 그 이유, "지금 영탁이가 힘들어 한다" 는 것에 대해 긴장감을 풀어주고 싶었던 것.

 

돌아가는 길에 "여보, 아이들이 치킨 먹고 싶다네~" 하니 역시나...

조르고 졸라 식탁테이블에 모여 앉는다. 이러쿵 저러쿵 영록이는 잘도 말한다. 그렇지만 영탁이는... 엄마는..

 

한마디로 분위기가 심란하다.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아빠요 남편이다. 아이들에게, 아내에게. (여기에서 나의 주권은 없다. 나의 이상도 없다. 그건 오로지 내 몫이다)

 

그래서 각 역할자에게 보낸 메시지에 할 수 있는 마음을 모두 담았다. 가볍게, 그렇지만 섬세하게 터치하는 접근방법으로. "살짝", 그렇지만 "울림이 퍼지도록".  지금부터 또다시 반응에 호응과 대응을 해야 하겠지. 즐겨볼까 한다. 난 항상 아내에게 미안하다. "당신은 내게, 내가 힘들어 할 때 이렇게 해주질 않잖아" 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벌써 환청인가? 이또한 한 짓에 대한 댓가려니. 아내의 진솔한 대화법에서 일의 경중과 나의 태도가 달라지니 여러분들의 이해를 구하며, "여보, 나 좀 봐주라~". 김성호.

 

그리고, 영탁이 학원은 올 스톱. 구몬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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