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게 남는 것 … 6300조 시장 공략법
중앙일보 2015.9.15
식품대전서 본 미래 먹거리 산업
IT 1.8배, 자동차 3.2배인 거대 시장
실버족·싱글족 위한 간편식 경쟁
곡물 삭혀 밥·음료로 … 발효 열풍
업체·지자체 협업, 수출길 뚫기도
미래 식품 산업의 과제는 '좋은 음식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일'이다. 지난 10~1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식품대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실버족과 싱글족을 위한 가공식품을 둘러보고 있다. 소량포장·고품질·맞춤형 식품이 대세다. [오종택 기자]
그칠 줄 모르는 먹방(먹는 방송), 쿡방(요리하는 방송) 열풍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한국은 이미 명실상부 '먹거리 대국'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식품 수출 규모는 590억 달러(약 70조원)로 세계 17위. 국내 식품 산업은 약 157조원(2013년 기준)으로 10년 전인 2004년 대비 71%나 커졌다. 세계시장도 마찬가지다. 영국 리서치 기관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세계 식품시장 규모는 지난해 5조3000억 달러(약 6300조원)로 연평균 3.9% 성장중이다. 정보기술(IT) 산업의 1.8배, 자동차의 3.2배다. 먹거리가 곧 미래 성장 동력인 셈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로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식품대전'에서 먹거리 산업을 이끌 3대 '메가트렌드'를 짚어봤다.
트렌드 ① 늘어나는 실버족·싱글족 잡아라
카메라 눈으로 사물을 인식해 주방일을 돕는 요리로봇 '씨로스'. [이소아 기자]
로봇 주제(?)에 한 손에 칼을 잡고 다른 손으로 오이를 잡고 써는 솜씨가 꽤 훌륭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개발한 요리로봇 '씨로스(CIROS-2)'는 이번 식품대전 전시 중 단연 인기였다. 연구진은 "적어도 10년 안에 사람 대신 가사를 전담하는 로봇이 제 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만이 아니다. 식품을 먹고 마시는 소비층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일명 2S, 실버족(Silver)과 싱글족(Single)의 부상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고령친화 산업 시장이 올해 39조3000억원에서 2020년 72조8000억원으로 폭증할 것으로 전망한다. 고령자를 겨냥한 실버푸드가 가장 유망한 식품 분야로 꼽히는 이유다.
실버푸드는 단순히 삼키기 좋고,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 아니라 질감이나 맛·영양·포장까지 개인의 체질과 건강상태를 고려한 고품질 맞춤형 식품이 핵심이다.
이마트에서 1~2인용으로 만든 '피코크 남원추어탕'. [이소아 기자]
트렌드 ② 건강이 최고 … 발효 시켜라
청국장·간장 등 발효식품을 둘러보고 있는 관람객. [이소아 기자]
우리 식품 업계에선 곡식과 발효 기술을 접목한 다양한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 '마이산 현미 발효밥'은 24가지 다양한 곡물을 발효해 소화흡수율이 뛰어나고 건강에도 유익한데, 밥을 짓고 3~4일간 둬도 굳거나 변하지 않는다. 생명환경쌀사업단은 13가지 통곡물을 발효시켜 음료로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발효 열풍에 국내 지방 소재 전통 식품들도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다. 식품명인 제37호 권기옥 명인이 만든 어육장('상촌식품'), 제주산 팥과 차조·찹쌀·야생쑥으로 만든 오메기떡('아올아올'), 가마솥에서 고은 찹쌀조청으로 맛을 낸 고추장('메밀꽃피는항아리')등이 대표적이다.
술도 빠질 수 없다. '도란원'은 영동에서 생산한 포도를 발효시키고 숙성시킨 뒤 대나무를 이용해 포도향을 농축시킨 국산 와인을 탄생시켰는데, 지난해 대한민국 와인축제 품평회 대상을 받았다.
트렌드 ③ 업체 좋고 농가 좋고 … 손 잡아라
파리바게뜨가 영천 사과로 만든 사과케이크. [이소아 기자]
스타벅스는 카페에서 우리 농산물을 먹는 문화를 정착시켜 올해 식품대전 상생협력 대상을 수상했다. 2009년부터 경기도 미듬영농조합법인과 손잡고 선보인 '라이스칩', '블랙빈 라이스 바' 등 우리쌀 스낵과 옥수수·고구마·감자('우리나라 옥.고.감')등이 소비자 사랑을 받은 덕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전남·경북·경남 등 16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사과·딸기·토마토·찹쌀 등 14개 농산물을 직구매한다. 특히 매년 13만t의 밀을 사용하는 만큼 전국 주요 밀 생산지 지자체와 협약을 맺고 꾸준히 우리 밀을 수매해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은 수분이 많아 가공이 어려운 국산 감자 '수미'품종으로 '수미칩'을 만들어 20여개국에 국산 감자칩을 수출중이다. 현재 670여곳 감자 농가와 계약재배를 맺고 있는데 기업은 좋은 감자를 구매해서 좋고, 농가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아 좋다.
스타벅스의 우리 농산물 간식.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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