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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0.01% 만이 식수로 활용

by 큰바위얼굴. 2016. 4. 22.

0.01%만 식수로 활용 가능… "'수자원 파산' 대비해야"

조선일보 2016.4.21



지구촌물 확보 전쟁
세계 물소비, 35년내 2배증가… 2025년엔 34억명이 물부족


지난해 9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충남 보령댐 상류 지역의 땅이 ‘거북이 등 껍데기’처럼 쩍쩍 갈라져있다. 한국은 1인당 연간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세계 129위)에 불과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세계 도처의 국가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가뭄을 겪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물 부족 문제가 언제든 닥칠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지난해 9월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충남 보령댐 상류 지역의 땅이 ‘거북이 등 껍데기’처럼 쩍쩍 갈라져있다. 한국은 1인당 연간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세계 129위)에 불과한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세계 도처의 국가들이 기후변화로 인한 심각한 가뭄을 겪는 것처럼 우리나라도 물 부족 문제가 언제든 닥칠 수 있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전 세계 인구 9명 중 한 명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고, 수인성 질병으로 20초당 한 명의 어린이가 숨지고 있다. 극심한 물 부족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여성들이 물을 긷는 데 들이는 시간은 1년간 총 400억 시간이나 된다.

유엔환경계획(UNEP)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관은 이처럼 인류가 당면한 물 문제가 앞으로는 기후변화로 인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 인구 증가와 산업 발달로 물 수요는 늘어나는 반면, 기후변화 등으로 안정적인 물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국제적으로 대규모 물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적 물 분쟁 현실화"

베트남은 최근 가뭄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대표적인 작물인 커피의 작년 생산량이 2014년 대비 40% 정도 감소하는 등 쌀·커피 농사가 어려움에 빠지면서 약 2억달러 수준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된다. 곡창지대를 파고든 가뭄과 엘니뇨의 영향 등이 원인으로 꼽히지만 베트남 당국은 더 근본적인 원인을 제공한 중국을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베트남뿐 아니라 가뭄 피해를 겪고 있는 메콩강 유역의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태국 등도 마찬가지다. "중국이 메콩강 상류에서 4개 댐을 가동하는 바람에 하류 지역에 있는 나라들의 물 부족 현상이 심해졌다"는 것이다. 물 확보 문제가 이 지역에서 분쟁의 씨앗이 되고 있는 것이다.

메콩강 이외에도 공유 하천을 둘러싼 국제적 물 분쟁 사례는 여럿이다. 중국이 티베트 고원지대의 야루짱부(雅魯藏布·인도명 브라마푸트라)강 유역에 댐을 짓고 지난해 수력발전을 시작하면서 인도에서도 '수자원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프라테스강(터키의 댐 건설로 이라크 등 중동국가의 물 부족)과 갠지스강(인도의 인공수로 건설로 방글라데시 등의 물 부족), 나일강(이집트의 아스완댐 건설에 대한 주변국 반발) 등도 국제적 물 분쟁의 잠재적 '화약고'로 꼽힌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물은 0.01%

지구촌 물 확보 전쟁


지구 상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14억㎦나 된다. 지구의 지표를 2.7㎞ 깊이로 채울 수 있을 정도로 많다. 하지만 이 중 담수(淡水·민물)는 전체의 2.53%에 불과하고, 빙설 등을 제외한 호수·강 등 지표면의 담수는 전체의 0.01%에도 못 미치는 10만㎦ 수준이다. 이 때문에 2012년 기준 세계 7억명 인구가 안전한 음용수를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추산한다.

하지만 물의 공급량은 한정된 상황에서 물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에 따르면 물 수요는 1950~1990년 사이 3배나 증가했으며, 앞으로 35년 이내에 이보다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물 확보 전망은 부정적이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는 "2025년엔 34억명이 물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9년 세계경제포럼 수자원 이니셔티브 보고서는 "앞으로 '수자원 파산(Water Bankruptcy)'이 발생할 수 있다"며 "1970년대 석유파동(Oil Shock) 이상의 충격을 줄 물파동(Water Shock)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예전에 산유국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석유를 일종의 '무기'로 내세웠듯, 수자원이 풍부한 국가들도 '물 카르텔' 형성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물 스트레스 받는 한국도 대비해야

한국은 1인당 연간 이용 가능한 수자원량이 1453㎥(세계 129위)에 불과해 '물 스트레스' 국가로 분류된다. 가용 수자원량과 동시에 수자원에 대한 접근성·물 이용량·사회경제적 요소 등을 두루 평가한 물 빈곤지수(WPI·0~100사이의 값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물이 부족하다는 의미)는 62.4로 평가대상 147 개국 중 43위이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국가로는 29개국 중 20위로 열악한 편이다.

한반도의 강수량은 세계 평균을 웃돌지만 여름에 비가 집중돼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고 바다로 흘려 보내는 물의 양이 많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가뭄 시기에는 이용 가능한 수자원의 양이 평년 대비 45%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안정적인 물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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