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은 말한다. 솔직해지라고.
1.
"결국 세금 더 내놓으라는 것"…개미들이 뿔난 진짜 이유 [김산하의 불개미리포트]
입력2020.07.26 07:59 수정2020.07.26 15:02
기재부, 주식·가상자산 20% 세금 부과
개인투자자들, 정부 "금융 선진화" 해명에 분노
개미들이 뿔이 났습니다. 정부가 지난 22일 주식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그동안 쌓인 분노가 터진 겁니다.
정부 관계자들은 "낙후된 현행 금융세제를 선진화 하겠다는 것이지 절대 증세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결국 세금 더 내라는 것…정부 주장은 '앵커링 효과'에 불과"정부는 기존 금융세제 개편안이 대폭 수정돼 개인투자자들에게 혜택이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주식차익에 대한 공제액이 연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됐고, 손익통상시 펀드·파생상품 등의 손익도 합산해 주기로 했죠.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결국 증세가 목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정부가 '금융세제 선진화', '5000만원 수익까지 비과세' 등의 혜택을 강조하지만 결국 전보다 세금을 더 많이, 더 자주 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혜택이라고 강조하는 부분들이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앵커링효과는 비즈니스 협상전략의 일종으로, 먼저 제시한 숫자가 기준점이 돼 그 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컨대 A라는 물건을 100만원에 팔고 싶다면 소비자에게 "A는 100만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보다 "A의 원래 가격은 200만원인데, 지금 특별 할인 중이라서 100만원에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는게 판매에 유리한 것과 같습니다. 소비자는 200만원짜리 물건을 100만원에 산 것으로 여겨 이득을 봤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영업사원의 판매 전략에 걸려 든 겁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정부는 "주식으로 2000만원 이상 수익을 보면 20%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했다가 뒤늦게 "사회 각 분야의 여러 의견을 반영해 과세 기준을 연간 5000만원 소득으로 상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언뜻 보면 2000만원이었던 비과세 혜택을 5000만원으로 늘려줘서 이득을 본 느낌이 듭니다. 비과세 한도를 넘기면 원래는 안 내도 됐던 세금을 내게 됐는데도 말입니다
'해외사례' 꺼내들었지만…당근 없고 채찍만정부가 선진국의 양도소득세 제도를 '선진 사례'라고 들고 오면서, 정작 그들 나라가 제공하는 '당근'은 쏙 뺀 채 '채찍'만 가져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신 증권거래세가 없습니다. 양도세율은 미국(1년 미만 보유 10~37%,1년 이상 15~20%), 일본(20%), 독일(25%)등으로 한국(20~25%)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말이죠.
반대로 홍콩이나 태국,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은 양도소득세가 없는 대신 0.1~0.2% 내외의 증권거래세만 있습니다.
이번 세제개편에서 선진국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하면서 거래세(양도세 적용시 0.15%)까지 물리는 것은 지나친 세금 징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지적에 기재부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양도소득세와 거래세를 같이 낸다"며 사례가 있다고 반박했지만,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우리보다 높은 유럽의 부국들과 동일 기준을 적용하기엔 아직 이른 시기가 아닐까요.
게다가 미국 같은 국가들도 장기투자자들에게 세율을 낮춰주는 혜택을 주고, 양도소득세를 도입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투자 손실에 대한 이월 공제를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근은 없고 채찍만 있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보입니다."시장 육성은 관심 없고 세금만 걷는다"현 정부가 지금까지 금융소득을 '불로소득'으로 정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입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해 준 것도 없으면서 세제개편을 통해 세금만 더 걷어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주식투자자들보다 못한 취급을 당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분노는 더 큽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한 연간 비과세 혜택은 250만원에 불과합니다. 주식투자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의 20분의 1입니다.
그마저도 주식은 5년간의 손익통산을 합산시켜주지만 가상자산은 1년 단위입니다. 올해 1억 이익을 봤다가 내년에 2억을 손해보게 되면 양도소득세 1750만원((1억원*0.2)-250만원)를 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는 1억을 손해 본 건데 말이죠.
당초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등 정부의 부정적 정책 기조로 혼란을 느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시장 육성은 커녕 투자자보호 대책도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작은 희망'마저 사라졌다부자 되기 싫은 사람은 없습니다. 당장 가난하고 삶이 고단하더라도 언젠가 부자가 되고 말겠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는 것은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의 개인투자자들은 이러한 꿈 조차도 꿀 수 없게 됐다고 호소합니다. 그나마 적은 자본금으로도 개미가 성공을 꿈꿀 수 있었던 곳이 주식이나 가상자산 시장인데, 이마저도 정부가 훼방을 놓았다는 겁니다.
정부 입장에선 20% 내외의 세율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세금을 내더라도 수익의 80%는 이익으로 남으니까요. 그런데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수익이 난 종목을 매도 할 때 마다 20%의 손해를 안고 다시 시작하는 셈이 됩니다.
손익통산은 5년이지만, 정부가 6개월마다 원천징수로 주식 수익을 가져간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나중에 손해를 보면 환급 절차를 통해 되돌려주긴 하겠지만 6개월 단위로 자본금이 줄어들어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 역시 투자자들에겐 치명적입니다. 개미들이 뿔이 날 수 밖에 없는 ‘진짜’ 이유입니다.
2.
부동산 세금폭탄 반발 집회…'文자리' 써진 의자에 신발들 날아왔다
중앙일보 2020.07.25 20:56
"임대인도 국민이다"
"땀 흘려서 번 돈이다. 국민재산 보호하라"
25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단 앞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는 집회가 열렸다. ‘6ㆍ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7ㆍ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 모임’ 등 시민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임대차 3법'과 소급 적용 조항이 담긴 6·17 대책을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져 화제가 된 정창호씨가 참석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정씨와 집회 참가자 대표 7인은 무대 한 편에 놓인 '문재인 대통령 자리'라고 적힌 의자를 향해 각자 자신의 신발을 던졌다. 주최 측은 "의자는 '대통령이 이 자리에 왔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소품"이라고 밝혔다. 신발이 의자로 날아가자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오후 8시부터 집회 참가자들은 LED 촛불을 들었다. 사회자가 “촛불로 대통령에게 뜻을 전하자”고 하자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어올리며 “문재인 내려와”라고 외쳤다.
25일 오후 7시 을지로에서 열린 '조세저항 촛불집회' 현장. 어두워진 뒤 이들은 촛불을 들었다. 편광현 기자
25일 오후 7시 을지로에서 열린 '조세저항 촛불집회' 현장. 어두워진 뒤 이들은 촛불을 들었다. 편광현 기자
"시키는 대로 살았더니 소급 적용 '세금 폭탄'"
이날 집회는 대부분 6.17 부동산 대책과 임대 3법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발표로 채워졌다. 경남에서 올라왔다고 밝힌 한 여성 발표자는 중도금 대출금지 조항 등이 포함된 6·17 대책을 비판했다. 그는 "지방 아파트 분양권을 샀는데 갑자기 규제지역이 돼 수천만 원을 내게 생겼다"며 "고위공직자들에게는 모르겠으나 서민가정에서는 도저히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임대차 3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임대사업자인 이모(50·서울 강남구)씨는 "정부가 정책을 남발하고 변경하면서 약속을 안 지켜 내 재산을 몰수한다"며 "이대로라면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씨는 "계산해보니 원래 연 300만원이던 종부세를 올해는 1800만원까지 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임대사업자인 윤모(71·서울 양천구)씨는 "혜택을 많
이 준다고 해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냈다"며 "모든 제도를 철저히 지켰고 임차인과 사이도 좋았다"고 했다. 이씨는 "그런데 갑자기 정책이 바뀌어 종부세가 1500만원이나 나왔다"고 말했다.
"모든 세금 다 올리니 퇴로가 없다"
참가자들은 모두 "퇴로가 없다"고 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모(63·서울 서초구)씨는 "이중과세가 가장 문제 아니겠냐"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다 올려버리면 집 가진 사람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전했다. 김씨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는데 팔 방법도 마땅치 않다"며 "임대 수입으로 번 돈 보다 팔 때 세금이 더 많이 나올 판"이라고 전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이모(72·경기 용인시)씨는 "2017년 보유세 감면 등 혜택을 준다는 문 대통령을 믿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고 했다. 이씨는 "갑자기 혜택이 없어진 데다 의료보험, 재산세, 양도세까지 다 올라버렸다"며 "가진 부동산을 가지고 있을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했다.
25일 '조세저항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편광현 기자
25일 '조세저항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편광현 기자
"5~10년 바라보는 장기적 대책 마련하라"
참가자들은 "장기적인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 박모(56·서울 강남구)씨는 "변덕스러운 정책 변경으로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고 했다. 박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온 이
유는 부동산 정책의 원칙이 없기 때문"이라며 "5~10년을 바라보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나라가 니꺼냐' 등의 문장을 실시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실검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위헌이라며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인터넷 카페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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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금 더 내놓으라는 것"…개미들이 뿔난 진짜 이유 [김산하의 불개미리포트]
입력2020.07.26 07:59 수정2020.07.26 15:02
기재부, 주식·가상자산 20% 세금 부과
개인투자자들, 정부 "금융 선진화" 해명에 분노
개미들이 뿔이 났습니다. 정부가 지난 22일 주식과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에 20%의 양도소득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그동안 쌓인 분노가 터진 겁니다.
정부 관계자들은 "낙후된 현행 금융세제를 선진화 하겠다는 것이지 절대 증세하려는 목적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성난 민심'을 잠재우지는 못했습니다."결국 세금 더 내라는 것…정부 주장은 '앵커링 효과'에 불과"정부는 기존 금융세제 개편안이 대폭 수정돼 개인투자자들에게 혜택이 늘어났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주식차익에 대한 공제액이 연간 2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상향됐고, 손익통상시 펀드·파생상품 등의 손익도 합산해 주기로 했죠.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세제개편안에 대해 "결국 증세가 목적"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정부가 '금융세제 선진화', '5000만원 수익까지 비과세' 등의 혜택을 강조하지만 결국 전보다 세금을 더 많이, 더 자주 내게 된다는 것입니다.
정부가 혜택이라고 강조하는 부분들이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앵커링효과는 비즈니스 협상전략의 일종으로, 먼저 제시한 숫자가 기준점이 돼 그 후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컨대 A라는 물건을 100만원에 팔고 싶다면 소비자에게 "A는 100만원입니다"라고 말하는 것 보다 "A의 원래 가격은 200만원인데, 지금 특별 할인 중이라서 100만원에 나왔습니다"라고 말하는게 판매에 유리한 것과 같습니다. 소비자는 200만원짜리 물건을 100만원에 산 것으로 여겨 이득을 봤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영업사원의 판매 전략에 걸려 든 겁니다.
의도적이든 아니든 정부는 "주식으로 2000만원 이상 수익을 보면 20% 세율을 적용하겠다"고 했다가 뒤늦게 "사회 각 분야의 여러 의견을 반영해 과세 기준을 연간 5000만원 소득으로 상향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언뜻 보면 2000만원이었던 비과세 혜택을 5000만원으로 늘려줘서 이득을 본 느낌이 듭니다. 비과세 한도를 넘기면 원래는 안 내도 됐던 세금을 내게 됐는데도 말입니다
'해외사례' 꺼내들었지만…당근 없고 채찍만정부가 선진국의 양도소득세 제도를 '선진 사례'라고 들고 오면서, 정작 그들 나라가 제공하는 '당근'은 쏙 뺀 채 '채찍'만 가져왔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예컨대 미국, 일본, 독일 등은 양도소득세를 물리는 대신 증권거래세가 없습니다. 양도세율은 미국(1년 미만 보유 10~37%,1년 이상 15~20%), 일본(20%), 독일(25%)등으로 한국(20~25%)과 별반 차이가 없는데 말이죠.
반대로 홍콩이나 태국, 싱가포르 등의 국가들은 양도소득세가 없는 대신 0.1~0.2% 내외의 증권거래세만 있습니다.
이번 세제개편에서 선진국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하면서 거래세(양도세 적용시 0.15%)까지 물리는 것은 지나친 세금 징수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이 같은 지적에 기재부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가 양도소득세와 거래세를 같이 낸다"며 사례가 있다고 반박했지만, 국내총생산(GDP) 순위가 우리보다 높은 유럽의 부국들과 동일 기준을 적용하기엔 아직 이른 시기가 아닐까요.
게다가 미국 같은 국가들도 장기투자자들에게 세율을 낮춰주는 혜택을 주고, 양도소득세를 도입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투자 손실에 대한 이월 공제를 제공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근은 없고 채찍만 있다'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어보입니다."시장 육성은 관심 없고 세금만 걷는다"현 정부가 지금까지 금융소득을 '불로소득'으로 정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는 점도 비판의 대상입니다.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금융시장 발전을 위해 해 준 것도 없으면서 세제개편을 통해 세금만 더 걷어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특히 이번 세제개편안에서 주식투자자들보다 못한 취급을 당한 가상자산 투자자들의 분노는 더 큽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한 연간 비과세 혜택은 250만원에 불과합니다. 주식투자자들에게 주어지는 혜택의 20분의 1입니다.
그마저도 주식은 5년간의 손익통산을 합산시켜주지만 가상자산은 1년 단위입니다. 올해 1억 이익을 봤다가 내년에 2억을 손해보게 되면 양도소득세 1750만원((1억원*0.2)-250만원)를 내야 합니다. 실질적으로는 1억을 손해 본 건데 말이죠.
당초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의 '거래소 폐쇄' 발언 등 정부의 부정적 정책 기조로 혼란을 느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럼에도 시장 육성은 커녕 투자자보호 대책도 전혀 마련되지 않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입니다.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작은 희망'마저 사라졌다부자 되기 싫은 사람은 없습니다. 당장 가난하고 삶이 고단하더라도 언젠가 부자가 되고 말겠다는 '작은 희망'을 가지는 것은 삶의 중요한 원동력이 됩니다. 그런데 지금의 개인투자자들은 이러한 꿈 조차도 꿀 수 없게 됐다고 호소합니다. 그나마 적은 자본금으로도 개미가 성공을 꿈꿀 수 있었던 곳이 주식이나 가상자산 시장인데, 이마저도 정부가 훼방을 놓았다는 겁니다.
정부 입장에선 20% 내외의 세율이 그리 많지 않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세금을 내더라도 수익의 80%는 이익으로 남으니까요. 그런데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수익이 난 종목을 매도 할 때 마다 20%의 손해를 안고 다시 시작하는 셈이 됩니다.
손익통산은 5년이지만, 정부가 6개월마다 원천징수로 주식 수익을 가져간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나중에 손해를 보면 환급 절차를 통해 되돌려주긴 하겠지만 6개월 단위로 자본금이 줄어들어 기회비용이 발생하는 것 역시 투자자들에겐 치명적입니다. 개미들이 뿔이 날 수 밖에 없는 ‘진짜’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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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세금폭탄 반발 집회…'文자리' 써진 의자에 신발들 날아왔다
중앙일보 2020.07.25 20:56
"임대인도 국민이다"
"땀 흘려서 번 돈이다. 국민재산 보호하라"
25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단 앞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발하는 집회가 열렸다. ‘6ㆍ17 규제 소급적용 피해자 구제를 위한 모임’ ‘임대사업자협회 추진위원회’ ‘7ㆍ10 취득세 소급적용 피해자 모임’ 등 시민 1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임대차 3법'과 소급 적용 조항이 담긴 6·17 대책을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16일 국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신발을 던져 화제가 된 정창호씨가 참석해 퍼포먼스를 펼쳤다. 정씨와 집회 참가자 대표 7인은 무대 한 편에 놓인 '문재인 대통령 자리'라고 적힌 의자를 향해 각자 자신의 신발을 던졌다. 주최 측은 "의자는 '대통령이 이 자리에 왔어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소품"이라고 밝혔다. 신발이 의자로 날아가자 집회 참가자들은 "문재인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오후 8시부터 집회 참가자들은 LED 촛불을 들었다. 사회자가 “촛불로 대통령에게 뜻을 전하자”고 하자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어올리며 “문재인 내려와”라고 외쳤다.
25일 오후 7시 을지로에서 열린 '조세저항 촛불집회' 현장. 어두워진 뒤 이들은 촛불을 들었다. 편광현 기자
25일 오후 7시 을지로에서 열린 '조세저항 촛불집회' 현장. 어두워진 뒤 이들은 촛불을 들었다. 편광현 기자
"시키는 대로 살았더니 소급 적용 '세금 폭탄'"
이날 집회는 대부분 6.17 부동산 대책과 임대 3법으로 피해를 본 사람들의 발표로 채워졌다. 경남에서 올라왔다고 밝힌 한 여성 발표자는 중도금 대출금지 조항 등이 포함된 6·17 대책을 비판했다. 그는 "지방 아파트 분양권을 샀는데 갑자기 규제지역이 돼 수천만 원을 내게 생겼다"며 "고위공직자들에게는 모르겠으나 서민가정에서는 도저히 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임대차 3법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임대사업자인 이모(50·서울 강남구)씨는 "정부가 정책을 남발하고 변경하면서 약속을 안 지켜 내 재산을 몰수한다"며 "이대로라면 길거리에 나앉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씨는 "계산해보니 원래 연 300만원이던 종부세를 올해는 1800만원까지 내야 할 판"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임대사업자인 윤모(71·서울 양천구)씨는 "혜택을 많
이 준다고 해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냈다"며 "모든 제도를 철저히 지켰고 임차인과 사이도 좋았다"고 했다. 이씨는 "그런데 갑자기 정책이 바뀌어 종부세가 1500만원이나 나왔다"고 말했다.
"모든 세금 다 올리니 퇴로가 없다"
참가자들은 모두 "퇴로가 없다"고 했다. 집회에 참여한 김모(63·서울 서초구)씨는 "이중과세가 가장 문제 아니겠냐"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다 올려버리면 집 가진 사람은 빠져나갈 구멍이 없다"고 전했다. 김씨는 "임대사업자로 등록했는데 팔 방법도 마땅치 않다"며 "임대 수입으로 번 돈 보다 팔 때 세금이 더 많이 나올 판"이라고 전했다.
남편과 함께 집회에 참석한 이모(72·경기 용인시)씨는 "2017년 보유세 감면 등 혜택을 준다는 문 대통령을 믿고 임대사업자 등록을 했다"고 했다. 이씨는 "갑자기 혜택이 없어진 데다 의료보험, 재산세, 양도세까지 다 올라버렸다"며 "가진 부동산을 가지고 있을 수도, 팔 수도 없는 상황이 돼버렸다"고 했다.
25일 '조세저항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편광현 기자
25일 '조세저항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 편광현 기자
"5~10년 바라보는 장기적 대책 마련하라"
참가자들은 "장기적인 부동산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집회 참가자 박모(56·서울 강남구)씨는 "변덕스러운 정책 변경으로 국민 모두가 피해자가 된다"고 했다. 박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온 이
유는 부동산 정책의 원칙이 없기 때문"이라며 "5~10년을 바라보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은 '나라가 니꺼냐' 등의 문장을 실시간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에 올리는 '실검 챌린지'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위헌이라며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인터넷 카페도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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