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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우리가족 이야기

아내의 아침인사와 굿~모닝 우리집의 출발

by 큰바위얼굴. 2021. 10. 1.

평소와 다름없었다. 오늘 하루 또한.

뜻밖의 일은 변기 위에서 한참을 보냈다는 정도. 아무 생각없이 시간이 그렇게 지나버렸다는 걸. 소소한 일상의 충격이랄까! 부랴부랴 서둘렀고 늦지 않게 도착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살포시 내려앉는 물방울들, 아침 길이 좋다.

 

문득 꺼내어 확인한 카톡 메시지. 

"마음은 아린데...", "소처럼 참 예뻐보인다." 라는 표현에서 울컥 하고 만다.

 

"당신도... 아버님도..."에 다시 주르륵 흘러내린다.

글을 너무 잘 썼다. 어쩜 이리도 담백하게 표현할 수 있을까?

부럽기도 하다. "잔뜩 애교한번 부려드리고 싶어~" 라는 말에 해맑은 미소를 짓는다.

 

갈망

 

여전히 맑은  검은 눈동자를 가진 
크고 동그란눈에
빨갛게 충혈되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면

마음은 아린데
소처럼 참 예뻐보인다.

맑은 눈동자  넘어
당신의 마음이 느껴지니
더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꿈결에 그모습이 떠오르고
돌아가신 아버님 모습이 보여 한참을 찬찬히 바라보았어

우리를 살펴보고 계신듯한 선한 표정이었는데 살아실제처럼 묵묵히..
나 또한.. 말없이 바라보았어

보고싶어
당신도..  아버님도.
다시 뵐수 있다면
50살이 코앞이어도
잔뜩 애교한번 부려드리고 싶어~

 

- 곽서희 씀. (제목은 바라봄. 애교에 대한 갈망으로 정함. 사랑군이 사랑양에게)

 

 

 

그리고 이어진 일상의 이야기. 끝맺음이 아쉬웠던지 문앞을 서성거리다가 '굿~모닝 베트남'을 떠올리고 가라앉은 목소리에 변화를 줘본다. 이렇게 나즈막한 목소리, 고저없는, 재미없는. 

 

굿~모닝 우리집.

 

어쩌구저쩌구... 잘도 말이 나온다.

그런데 소식을 전하려면 소식을 알아야 한다는 걸 뒤늦게 깨닫고 '관심'이 필요함을 각성한다.

 

 

https://youtu.be/Wg11x_8l__w

 

하루를 살메 무어 그리 힘드노

오면 가는 것이 인생임에야

당장 부지런 떨어도 부족할 판에

무어 그리 생각이 많노

살다보면...

 

표현 못하고 끽 하고 죽었부리는 경우가 허다하다믄소

그러니까 잘 하라라니까

살.아.있을때

맞소?

안 맞소?

 

살다보믄 다 그런거 아니것소

욕심을 부리면 부린만큼

비우면 비운만큼

아니할 수 없는 것이 또 당연한 것 아니겠소

그러쟈 그러쟈 

그렇구 말구 맞장구 치소

 

경쾌한 박수소리마냥

그 찰라 우리는 잊고 지낸

애써 떠올릴 필요없는 재미를 찾는 거 아니겠소

 

동심은 그래서 값지오

가질 수 없어서 말이우

이 또한 욕심이니

 

노심을 갖는 것은 어떻겠소

동심의 아련함과 애뜻함을

노심으로 녹여버리면 좋지 않겠수?

 

하긴 뭐.

 

- 김성호 씀.  '맞소? 안 맞소?'

 

 

 

글이 이어지고 궁리하다 보면 답을 낸다. 자연스럽다. 오징어게임에서 말한 재미, 사는 의미에 대한 답을 내린다. 맞소? 안 맞소?  그래서 재밌다. 인생이.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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