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우산을 들고 나서기로 한다. 살짝 내비친 빗방울에 망설여진다. 차에서 큰 우산을 들고 나설 것이냐. 사무실에 있는 작은 우산을 들고 나설 것이냐. 내 큰 몸을 모두 가리려면 큰 우산이 유리한데 무겁다. 들고 다니기에 거추장스럽다. 그렇다고 비가 쏟아지기라도 하면 작은 우산을 선택한 걸 후회할 텐데, 신발이 젖고 바지 밑단이 흙탕물에 지저분해지면 후회하면서 큰 우산을 선택할 걸 하고 아쉬워 할 것인데. 결국 맞아보기로 하며 차에서 내리메 큰 우산을 들지 않는다.
> 작은 우산을 들고 나선 길, 녹음파일 https://youtu.be/wl6AhEcSpHg
조금 다르게 살아보기로 하다.
무기력하다는 것. 사슬에 묶인 마냥 그럼에도 손을 내질렀는데 힘이 너무 약해 반항하는 것에 그치고 말았다. 온 힘을 다했음에도 톡 건드는 수준에 머물렀다. 몸부림을 치고 반항을 했다. 어제와 엊그제 꿈에서.
힘을 길러야 할까? 무력을 말한다. 건강하면 충분한가? 싸울 줄 모른다. 모른 채 두고 볼 일인가? 무기력하다. 그냥 앉아서 당한다. 당하고 나서야 무력을 키운다. 지금 내겐 무력을 키워야 할 이유가 있을까? 무력이 앞날을 대비하는데 필요한가? 그걸 알려주는 것일까? 무기력함에 몸부림친 시간, 겸손해진다.
글로 많이 남기려는 이유.
사진을 찍고 사진을 모아 영상으로 만들고, 녹음을 하고, 그럼에도 글을 남기는 이유는 지금 감정을 있는 그대로 남기고 싶다는 거. 철부지 일 망정. 지금 하고 있는 것들이 미래 10년후의 내 모습을 만들어낸다고 볼 때, 조금은 달리 원대한 덤비고 싶은 그런 걸 하고 싶은, 그러면서도 오리진(origin)에 가까운, 맥을 잡아 꾸준히 만들어가는, 그런 일을 하고 싶어 나선다. 앞서 나간 스타트업과 지도교수, 기자를 만날 예정이다. 하나 하나 연결고리를 만들어가다 보면 이루어지지 않을까 한다. 좋은 사람들과 만들어 가면서 함께 하는 시간들이 즐거우면 된 거 아닌가 하는. 블로그 내 해당 글을 숨겼다가 다시 공개했다.
2년 이후를 내다보고 구리를 사려 하며, 금을 사 모으려고 하고, US500을 사서 가만 두는 것처럼 직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부분 외에는 크게 보고 움직인다. 그 중에 나와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 내가 억지로 맞추려고 하기 보다는 벗어나는 것이 차라리 내게 이롭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며 되새긴다. 어딘들 무엇인들 어떤 기준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당면한 과제나 사건들, 일들을 해나가는데 크게 좌우하게 될 텐데, 조금은 멀리 보고 비교하지 말며 내 길을 간다.
내 길을 간다.
50이후를 준비하며, 하나씩 나아간다. 하다보면 이루어지겠지. 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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