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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읽기(희망도서, 2022.4.16.~)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

by 큰바위얼굴. 2024. 4. 12.

대체 인간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적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그다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어쩌면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는다는 것은 세상에서 내 뜻대로 자유롭게 살아가기 위해 지불해야만 하는 대가일 것이다.

사람들이 실패를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 가능성을 남겨두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여라.

추하든 아름답든 시기를 받든 질투하든 언제나 있는 그대로의 당신으로 있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아들러 심리학을 읽는 밤'을 읽으면서 찍었던 몇 장의 면을 이어본다. 미움받을 권리, 잘못할 권리, 사고칠 권리가 있다. 미움받는 의무, 잘못한 의무, 사고친 의무는 없다. 권리는 있고 의무는 없다. 향후 일어날 권리에 대해 했던 의무는 없다는 걸 말해준다. 지난 과거 의무는 덧없다. 향후 미래 권리는 덧있다. 그런 들 뭔 상관이랴. 어머니 죽음 앞에서 자숙하게 되고, 내 몸의 나약함에 믿었던 의사의 한계에 땅을 치고 후회한 들, 죽은 아버지가 돌아오진 못한다. 

그랬지, 그랬어.

떠올린다. 그럴 꺼 같아 라는 흔적으로 남아있다. 빛바랜 사진조차 몇 장 남지 않았다. 기억 속에 살아있고, 전해지는 말 속에 살아난다. "아버지는 말야..." 하신 어머니의 말에 과거의 그 때, 그 장면 속에 빠져든다. 잠깐이나마 함께 했던 감정에 휩싸인다. 맞아. 맞구먼. 그랬지. 그랬어. 잊고 지낸 시간 보다 하나의 문장에서 비롯된 자극에 깊숙히 숨어있던 장면들이 되살아난다. 참으로 다행이다. 맞어. 할머니 또한. 죄송하고, 미안하다.

살아라. 

맞다. 할머니 돌아가시메 나 보단 가족을, 이웃을 위하리라 다짐을 했더랐다. 교촌동 토지에 집 짓기를 했던 이유도 그러했고, 기꺼이 상속을 포기한 채 2남4년의 집을 마련코자 부던히 애썼던 것도 그러하다. 부질없이 실패로 끝났지만, 두 번 세 번에 걸친 비용이 투입되어 날려버렸을 때조차 잃어버린 돈 보다 잃어버릴 기회를 아쉬워 했더랐다. 

구부정하다.

살아온 만큼, 자식을 낳은 만큼, 행복한 만큼 구부정하니 허리가 휜다. 그렇게 믿고 자랐다. 어찌나 반겨주시는지. 난 너무도 당연한 줄 알았다. 특별하고 귀하다고 여긴 감정이 아마도 할머니로부터의 보살핌 때문이리라고 생각되는 대목이다. 한켠 이불장에 숨겨놓은 과자를 몰래 먹을 때나 귀한 동전을 내주실 때면 그렇게나 뿜뿜 거렸다. 부끄럼 많은 아이, 조심스레 행동하는 아이. 그렇게 살아서 자신감 있는 아이, 당찬 행동력을 추구하는 아이가 되었다. 이는 모두 할머니의 보살핌에 따라 뒤늦게 개화한 덕분이다. 만약 징계로 인해 깨어나지 못했다면 아마도 난 조직의 붙박이가 되었을지 모른다. 하염없이 기다릴 아내와 배드민턴의 즐거움을 모른 채 그렇게 50대를 지나쳤을지 모를 일이다. 그렇기에 퇴직이니 은퇴니 하는 말들이 이미 풍성하다. 별반 다를 이 없다는 걸 알았다는 게 중요하다. 앞서 살진 알겠지만, 그렇다고 알게된 태세를 갖추지 못할 이유 또한 없다. 

사람 답게.

심심찮게 대두된다. 인공지능이 단초를 제공한 지금, 앞으로는 인류와 인공지능을 비교하면서 선택을 할 것이다. 보다 믿을 수 있고, 보다 확실하면서, 보다 실수 없이 해내는 인공지능을 선호할 것이다. 그렇다면 일을 내어준다는 의미 보다는 일을 내어준 만큼 해야할 몫이 바뀌게 될 텐데 그 바뀐 영역에서 인류는 어떤 요구를 받을 것인가?

바로, 사람다운 사람을 추구할 것이다. 치열한 경쟁 보다 안정적인 생산 기반에서 소소한 책무 보다는 원대한 꿈을 향해 인공지능을 통해, 인공지능과 함께, 인류는 인류의 지성을 모아 새롭게 직면할 위기를 넘어서야 할 것으로 본다. 이유 없는 태동이 말이 되지 않듯이 인공지능이 붙게 된 이유가 자연스레 찾아올 것으로 본다. 인류의 힘 만으로는 넘어서기 힘든, 특히 속도 면에서 직면하게 될 위기는 무엇일까? 자초하게 될까? 외부로부터 올까?

주어질 수도, 자초할 수도.

주어진다거나 자초하더라도 결론은 같다. 위기가 어디로부터 오는 게 중요한 시점이 아니다. 위기 그 자체에 초점을 둬야 한다. 필요한 무기가 주어졌다면 그에 걸맞는 전장이 필요해지듯,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시행착오와 위기 자체는 엄격히 구분해야 할지 모른다. 과연 뭘까? 행성 충돌, 바다 속 지진과 쓰나미... 원자력, 세포력, 인력, 지구력, 월력, 태양력, 은하력, 우주력에 더해 정신력, 초능력, 가상현실력까지 덧대어 지면 우리 인류는 어떤 선택을 할까? 매트릭스처럼 양분을 제공한 채 현실과 양분된 가상세계에서 살아갈까? 우주개척 시대를 맞아 나의 우주선을 모는 일이 꿈이 될까? 꿈을 쫓고, 잠에서 깨어 다시 움직인다. 내가 그리고 앞으로 바톤을 이어받을 또다른 누군가이거나 내가 혹은 우리 모두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인 양, 우주의 팽창을 달리 해석해야 한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호기심을 품었다. 어디에서 와서를 알기 위해 세포를 쪼개고 쪼개 파고들었다. 분자를, 원자를, 중성자를, 뭣뭣을. 어디로 가기 위해 우주 개척을 하게 되었다. 이는 숙명이다. DNA의 기원을 찾아 우주로 뻗어나가는 행위는 각인되어 있기라도 하는 듯이. 그런데 왜 우주는 팽창하는 것일까 라는 원제가 남는다. 이유는 찾았다. 살아남기 위해서 라는. 그렇다면 태어남은 주어진 것이라고 본다면, 살아감은 선택적이라는 것인데 그 방향은 올곧다. 우주의 팽창을 위한 에너지로 쓰이는 방향이다. 원자력, 세포력, 인력, 지구력, 태양력, 우주력, 정신력, 초능력, 가상현실력, 감정 등 온갖 교류하는 모든 파장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꿈조차 에너지원이다. 휴식 없이 무한질주할 수 밖에 없다면, 잠이라는 구간이 알뜰살뜰 꿈을 통한 에너지 발생창구라는 의심이 나름 설득력을 얻는다. 그래서 그래야만 하니까 끊임없이 에너지를 순환시켜야 하고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면서 거듭나야 함을 알겠다. 때론 껑충 뛰어오를 에너지가 필요해질지도 모를 일인데, 현생을 사는 내 입장에선 여기에 둔다. 통신 혁명, 인터넷, 인공지능에 이르기까지 소통 문제를 풀어냈고, 이젠 속도전 조차 가능토록 갖추고 있다. 행성 간 전쟁을 통해 생성과 소멸을 통한 보다 큰 에너지원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는 것일까?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었기 때문에 이제 페이스 1를 넘어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는 것일까?

튜토리얼.

우주 안에서 끊임없이 강력한 에너지를 발생시키고 돌아가는 고리가 마치 펑핑하는 심장과 같이 여겨진다. 우주, 그 자체를 심장으로 본다. 강력한 힘의 분출구, 맥동하기 위해 펌핑을 멈출 수 없는 숙명. 앞서, 없는데서 있게 되었으니 우주의 태동이 없이 되지 않으려는 생존욕구처럼 팽창할 수 밖에 없다는 주장을 했었는데, 만약 우주 그 자체가 심장이라면 어떻게 이를 해석해야 할까? 이는 숙제로 남겨두자.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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