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하 전 비절식(豚), 줄줄이 새는 Money

 

세상은 언제나 바뀌고 덧없이 흘러 탓하는 소리가 많아지다가도 언제 좋았나 하면 마치 그런 적이 없는 것처럼 잊혀지기 쉽다.  세상은 나 만이 살아가는 공간이 아니며 나 만을 위해 살 수도 없고 나 만이 홀로 깨끗해봐야 독이 된다는 생각을 하기 쉽다.

 

 

< 돼지 출하변화에 따른 그 평가가격(도매) >

 

 

왜이리 거창하냐고...? 또는, 도대체 왜 그러냐...?  라고 물어볼텐데, 오늘 쓰고 있는 글의 제목을 보시라.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말이면서, 누구나 한 번쯤 개선을 생각해 봄직한 말이면서 “뭐, 나만 해서야 변하겠나?”라는 생각도 갖고 있어 수 년을 반복해 온 상황이라는 말이다.

 

출하 전 비절식은 당연히 해야한다.

 

한돈농가 누구를 막론하고 다 붙잡고 물어보시라. 모르는 분이 계시다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상황은 “안다는 것은 100%” 인데 “실천은 글쎄다” 라는 사실. 지금 한돈농가는 그 어느 때보다 어렵다. 인정한다. 그렇지만 그 어려움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라는 것.  언제나 어려움은 닥쳤고 때론 슬기롭게 넘거나 때론 지쳐 포기도 했을테다.

 

 

< 한돈산업 문제점 1. 생산 중에 새는 Gas가 심각하다 >

 

< 한돈산업 문제점 2. 생체중량 정산으로 비절식한 상황 >

 

< 한돈산업 문제점 3. 지급율 정산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이 가중된 형국 >

 

 

출하 전 절식은 우리에게 좋은 것은 제껴두고 서라도 돼지에게도 좋다는 것이다.

 

돼지의 일생은 6개월. 우리와 일체(一體)로서 동화되기 위해 태어나고 자란다.  주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은 돼지는 일생이 행복하다.  인생이 짧다 해야 할까? 아니다. 인생의 길이는 상대적이다.

 

자기 앞가림 하기 바쁜 내 주제에 어찌 돼지 일생이 짧다 불쌍하다 말하겠는가!  다만, 그 자라나는 동안 불우했다면 동정은 할 수 있을테지 한다.

 

돼지는 행복해한다.  주인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때. 그리고, 그 대우가 적당할 때.   왜 말이 통하지 않으니까.

좌충우돌, 우왕좌왕,  뒤죽박죽~ 하게  돼지나름 치열한 삶을 살고나면, 경쟁에서 밀린 놈(?)은  따로 관리되어 잘 대우(별도 사육) 받고 조금 더 연명하거나 조기에 죽음의 문턱(위축돈 손절매)에 다다른다. 요것은 일부다.

 

요것도 일부다. 경쟁에서 우월한 놈(?)은 모든 것을 독차지하고 뒤룩뒤룩 살이 찐다.  그리고 군림하다가 조금 빨리 자리에서 내쳐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돼지는 이 눈치 저 눈치 살피면서 평균적으로 고르게 자란다. 그리고 180일령, 120kg 정도에 출하장에 선다.

 

 

< 비육돈 모습 >

 

잠깐!

돼지고기의 맛은 110kg 이나 115kg에 있지 않다. 180일령 자랐을 때 가장 적합한 또는 목표점이 되는 120kg 정도에 맞춰져야 상품성과 가치를 토대로 맛에서 제평가를 받는다.

 

공급량이 많으니까 조기출하를 한다고 하자. 그럼 맛 없는 고기만 생산될 수 있다는 말이다. 가뜩이나 수입돼지고기와 차이도 없다는 평을 받는 판에 그러면 안된다. 세상 그 어디에나 경쟁은 있고 경쟁은 필요하다.  그렇다고 경쟁에서 이겨야만 한다거나 경쟁에서 밀리면 불쌍하다거나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 돼지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자, 사람 못지않은 치열한 경쟁관계 속에서 자라는 속도가 다를 수 밖에 없는데, 비육돈사 2~5곳에서 동시에 출하되는 곳이라면 어떻게 될까? 아니, 어떻게 해야할까? 당연히 골라내야 한다. 내 눈에 들어온 몇 마리의 체중이 작아보인다고

다음주로 미뤄서야 되겠는가!

 

이 정도면 그나마 다행이다. “때가 되었으니 가라”는 무관심으로 자기(주인) 사정에 맞춰 내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주인 사정도 이해는 간다. 그렇지만, 주인 사정은 그럴 수 있다는 동정일 뿐이지 “그것이 맞다”라는 인정이 아니다.

 

앞에서 말했듯이 돼지는 살아있는 생물로서 주인의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자란다. 그러면, 살아있는 주체로 대우해 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동정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농부로서의 자격이 핵심이다. 자, 서두는 요것으로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다음은 출하 전 비절식한 돼지의 위(Stomach) 모습이다.

위(Stomach)의 튼튼함을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내용물을 눈여겨 보자.

 

 

< 사료로 꽉 찬 위(Stomach)의 모습 >

 

< 위(Stomach)에서 쏟아진 사료의 모습; 사료 낭비 외에도 작업 시 오염도 유발 >

 

 

위(Stomach)에서 쏟아져 나온 사료의 양이 적게는 약 1kg부터 약 2kg에 육박한다.

 

 

< 위(Stomach)에서 쏟아진 사료의 량; 1마리분 >

 

 

더 말해 무엇하랴. 출하되는 돼지에게 작별(출하)을 고하면서  그래도 떠나는 님(?), 배불리 먹인다는 속설처럼

하고 있다. 약 75.3% 농부가 하고 있거나 할 것으로 추정된다.  약 24.7%(경매출하 약 10%, 등급제 정산 약 14.7%) 농부는 굳이 할 이유가 없기 때문에 제외했다.

 

 

 

 

제발, 실천하자. 다소 귀찮을 수는 있겠지만.

 

지금까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요약해보면, 그대가 진정 돼지의 어버이라면, 돼지를 출하할 때 그 자라남이 자식(돼지) 마다 다르니 골라서 내자는 것이요, 출하 전에는 먹이를 주지 말자는 것이다. 출하 이동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사료는 주지말되 물을 충분히 주면 그것으로 족하다. 그러면 된다.

 

가뜩이나 비싼 사료를 도축장에서 버려야 하는  곤란함도 덜 것이고, 배불리 먹고 쿵쾅~ 거리며 차량에 실려올 때

가졌을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을테다. 조금만 돼지 입장을 고려하자. 그 동안 못해도 수년 동안 회자된 말이니 이젠 하자. 하도록 하자. 실천하기 위해 지금부터 1년이 더 필요하다면 그 기한을 정해 시행이 되도록 설정하자.

 

실천 못한 농부에게는 도축장에서 작업된 양을 기준으로 패널티를 주면 된다. 위(Stomach)에서 쏟아진 사료의 양과 경제적 손실, 도축장에 전가된 부담 등을 감안하여 한 10만원 할까? 에이, 그럼 1만원. 실천 못한 농부가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수준의 패널티를 주자. 그리고, 그 재원은 그것을 평가할 기관에 주자. 따로 돈이 들지 않고 개선되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공감대도 충분하고 재원도 마련되었으며 평가기관도 있으니 이젠 결심만 남은 셈이다.

 

부농을 꿈꾸는 이여,  돼지는 살아있는 생물임을 잊지 말자. 그것이 바로 동물복지국의 지향점이요, 농부의 자세다.

 

 

 

... (후기) 새농이 블로그기사로 올렸다가 퇴짜 받았다. 수정한 내용은 기사기고에 있으며 요것은 초본이다. 다소 거칠지만 의지가 녹아있다. 이해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