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정육점… 1년에 8천개 문닫고 그만큼 새로 문을 연다
15일 오후 서울시 K정육점. 새로 문을 연지 며칠 되었다는데 씽씽한 생동감이 넘치기 보다는 힘이 빠진 그늘진 얼굴로 맞아줍니다. 1킬로미터 근방에 대형마트가 있고 3킬로미터 내에 전통시장이 있어 고객이 뜸하다는 말. “개업할 때 그런 사실을 몰랐나요?”라고 물어보니 “이정도 일 줄은 몰랐다”라는 말로 되돌아옵니다. 주먹구구식. 어느 사업이 쉬우랴마는 정육시장 만큼 쉽게 문을 열고 닫는 것이 흔할까 싶습니다.
< 농장직영 정육점 모습 >
정육점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지 오래, 축산물 위생교육기관에서 추산해보니 매년 문을 닫는 정육점이 8천개소에 달한다고 전하고 그에 못지않은 수만큼 새로 문을 연다고 하니 불안정한 시장 상황 속에서 열린 기회에 기대감이 높은 탓일까! 사업하기 쉽게 보이는 것일까요? 특히, 도심 속에 난립한 정육점은 대형마트나 기업형슈퍼마켓, 조합매장의 그늘 아래 휴폐업 상태로 방치되거나 다른 업종으로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군요.
< 시•도 정육점 개수 >
전국 정육점 개수를 보니 총 53천개소 중에 43천개소가 소규모 정육점으로 경기도 9천개소, 서울 7천개소, 경북 3천개소, 부산 2.8천개소 등 순으로 많게 나타났습니다.
< 한우 등심 1+등급의 매장유형별 소비자 가격(100g/원) 비교 >
정육점 업계와 유통 전문가들은 시장 규모 및 수익성을 감안할 때 전국적으로 필요한 정육점은 30천개소 정도. 하지만 현재 전국적으로 영업을 하는 정육점은 약 53천개소로 추정되고 있어 약 23천개소, 현재의 약 43% 정도가 과잉인 셈입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문을 닫는 정육점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쉽게 들어온 만큼 쉽게 나가는 상황이 계속 벌어질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13.8월 00시 조합매장 쇠고기 판매가격 예 >
< ’13.8월 대전시 농장직영 정육점 쇠고기 판매가격 예 >
그래도 축산업 시장은 전망이 밝다.
1인당 육류 소비량이 꾸준히 늘고있는 상승세와 축산업 생산액 규모가 15조원에 달할 만큼 급성장한 상황을 놓고 볼 때 축산업 시장은 계속 팽창해 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정육점 하려고 준비하는 분들게는 시장성만 놓고 단순히 말만 듣고 결정짓지 말고 상권분석도 꼼꼼히 한 후 문을 열었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무엇보다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 등과 경쟁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농장과 직영하는 정육점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보니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정부나 교육기관에서는 신규 영업자를 비롯한 식육판매업 영업자 대상으로 정작 그들이 유통현장을 제대로 알고 대처할 수 있도록 축산물 유통에 관한 교육의 기회를 넓혀주는 일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철저히 준비하고 가게문을 열어도 쉬이 성공하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그냥 해볼까"에 대응하는 정육점 ‘가게문 열기’에 필요한 매뉴얼 개발도 필요해 보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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