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체-농가 윈윈 나섰다
정부·CJ, 우리농산물 1조7천억 구매 협약
익산 `푸드폴리스` 대기업-영농조합 年5조 생산유발 효과
[매일경제, 2013.9.17]
◆ 식품도시, 아그리젠토 이끈다 ② ◆
"CJ그룹은 우리 농산물 구입금액을 9800억원에서 1조7000억원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우수한 중소 가공식품업체를 발굴해 육성하도록 하겠습니다."(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16일 aT센터 그랜드홀에서 이동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과 기업의 동반성장 협약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정부와 식품업계, 농촌이 머리를 맞대고 식품업체와 농가 간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누군가가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제값을 주고 사거나 수출을 한다면, 그것이 바로 농업과 농촌을 돕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도시와 농촌이 공생하고 기업과 농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정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는 "농식품부에서는 농업의 6차 산업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CJ도 발맞춰 농산물을 재배하고 가공하고 유통 서비스까지 하는 일체화된 상생모델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식품산업이 부상하면서 농업은 함께 발전한다. 대표적인 사례는 CJ와 여수 김치영농조합이다. 여수돌산갓영농조합은 1994년 408개 인근 농가가 참여해 설립한 조합이다.
CJ그룹은 여수돌산갓의 잠재력을 알아봤고 이후 포장재 재질, 디자인 변경, 품질 지도 등을 지원했다. 현재 2대 대형마트, 3대 백화점, 농협 등에 진출한 것도 CJ의 지원 덕분이었다. 그 후 매출액은 18억원에서 2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산청 딸기 계약재배에도 큰 지원을 했다. CJ프레시웨이는 산청군 딸기를 구매하면서 CJ에서 생산하는 상품에 맞게 등급별로 상품화했다. 상급 품목은 싱가포르 수출용, 케이크 장식용으로, 중급 품목은 샐러드와 주스용, 하급 품목은 잼 원료 등 가공용으로 활용했다.
이에 따라 농민들은 ㎏당 6000원에서 6800원에 판매할 수 있었다. 유통망을 공유해 윈윈하는 사례도 있다.
CJ푸드빌은 뚜레쥬르 국산 유기농 재료를 활용하는 순(純)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우리 농산물 20억원어치를 구입했다.
국순당과 고창 복분자 농가도 윈윈 사례다. 농가가 70%, 국순당이 30%씩 지분을 투입해 국순당 고창명주를 만들었다. 롯데푸드는 의성군과 협업해 계약재배를 하고 롯데백화점 내 특별 판매를 했다. 식품산업이 발전하면 대기업-중소 식품기업-농업인이 모두 상생할 수 있다.
2015년 익산에 들어설 푸드폴리스는 이 점에 방점을 찍었다. 정부는 2017년부터 매년 5조원씩 농어업 생산 유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업과 연계성, 성장성이 큰 5대 핵심 분야를 지정했다. 한국이 종주국 지위를 갖는 3대 식품인 발효김치, 인삼, 쌀이 한 축이고 기술융합 식품, 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식품, 건강 및 기능성 식품 등이 또 다른 축이다.
특히 정부는 푸드폴리스 내에 가칭 라이스파크(Rice Park)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익산을 중심으로 쌀 산지인 만큼 쌀을 주제로 한 연구를 진행하는 계획이다.
■ 푸드폴리스 식품업체 육성 전진기지로
푸드폴리스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식품업체가 태동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아직까지 우리나라 식품기업은 영세한 편이란 점이다.
2011년 매출액 기준으로 우리나라 식품 상위 5대 업체는 CJ제일제당(2조4848억원), 농심(2조730억원), 롯데칠성음료(1조5132억원), 롯데제과(1조1088억원) 순이다.
이는 글로벌 전체로 볼 때 아직 낮은 수준이다. 스위스 네슬레(97조원), 미국계 농산물 가공업체 아처대니얼스미들랜드(96조5000억원), 미국 펩시콜라 펩시코(72조1000억원)가 세계 3대 식품업체로 꼽힌다. 국내 1위와 글로벌 1위 매출액 간 차이는 무려 40배나 난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음식료품 제조업체 중 종사자가 50명 미만인 사업체가 전체 중 80.7%에 달한다. 출하액 대기업 분류에 포함되는 출하액 기준으로 1000억원 이상 업체는 3.7%(165개), 종사자 기준으로 300명 이상은 1.0%(44개)에 불과하다.
그만큼 식품업체 글로벌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뜨는 시장인 건강기능식품 산업으로 눈길을 돌려야 한다고 말한다.
시장 조사업체 데이터모니터에 따르면 글로벌식품 산업의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3.7%에 불과했지만, 건강기능식품 산업은 같은 기간 6% 성장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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