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바느질에 열중한다. 그 모습이 아름답기만 하다. 다소 어려보이는 의사선생의 손놀림이 매끄럽다.
한참 올해 축산물 유통단계별 유통맵과 유통비용에 열중하는 때,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를 듣고 나선 길.
3살 치형이가 대리석 계단에서 오르내리다 턱을 찌어 찢어졌다는 것.
너무 열중했나 환청처럼 들리는 목소리에 체비를 갖추고 가까운 한림대성심병원에 갔다.
아이는 자라고 자라면서 부모에게 꿈과 마음을 키워준다.
한없이 예쁘다가도 말썽을 피우고 상처라도 나면 그 흔적이 남겨진다.
둘째도 같은 곳을 다쳤었고 세째도 같은 곳을 다치고, 첫째는 눈두덩과 코뼈를 제대로 다쳤었으니, 아내의 '난 왜 이 모양일까' 하는 말에 겉으로는 무덤덤하게 대면대면 하면서도 속으로는 '나도 그런데' 하는, 참으로 비겁한 아빠다.
오늘은 사내 책상과 책장을 정리했다.
스크랩을 좋아하다보니 눈여겨 볼라치면 일단 모아놓고 보는, 그러다보니 쌓이고쌓여 하나가득이다.
이 모양을 보셨는지 새로오신 원장님 지시란다. 주변 정리...ㅋ
2시간을 정리하니 그나마 봐줄만 해지고, 다시 마음잡고 유통에 몰입하려는 순간 막내아들이 불러간 사연. 그것이 오늘 지금까지의 일과다.
'너 유통이 재밌니?' 하고 물어보면, 이젠 많이 망설인다.
내 처우와 조직문화에 치이고 씁슬해지는 이 때, '유통'의 탄생은 여기 이곳에서 했건만 이보다 찬밥이 있을까!
이젠 권유조차 삼가하고 될대로 되라고 한다. 왜, 유통책을 보질 않을까? 도대체 어떤 마음일까? 그냥 살아도 되나 하나보다. 그저 안타깝기로는 서러울 정도다. 이 보다 좋은 환경과 조건도 없는 것을, 내 안에 바보가 산다.
많은 생각과 고민 속에 사는 모양이 그다지도 바쁜 것일까?
내 마음 둘 곳없이 이리저리 민들레처럼 흩날리니 하는데 까지는 하자면서도, 바람에 날려 닿은 그 곳에서는 좀더 다를까 꿈을 꾼다.
아이의 아빠로, 한 여자의 남자로, 이제는 유통실태의 연구자로도 살아가는 이 때,
유통마케팅이 산업을 이끄는 이들에게 잔잔한 파문을 주어 하루빨리 그간 꾸던 꿈을 바로 당대에 실현하는 그 삶을 살아보기를 바란다.
언제까지 10년 후에는 될꺼에요 하고 미루지 말고, 마음을 모아 내 살아생전 그것을 보고 말리라 하는 그 꿈에는 닿아보기를 바란다.
만일, 내게 좀더 다른 이유의 새로운 삶이 주어진다면 어떠할까!
과연 훌훌 털어낼까? 미련을 갖고 임할까? 다른 도전을 할까? .. ㅋㅋ
갑자기 든 생각인데, 나의 경우 1억원만 보장한다면 할 수 있다에 치우친다는 아내의 말.... 참으로 속물이다.
저녁 밥을 먹으면서도 스마트폰에 눈을 꽂고 지내는 첫째아이, 책에 반쯤 넘어가 있는 둘째아이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오늘 책장 맨 위에 진열한 나의 글이 담긴 책들을 보면서 그래도 아빠가 열심이네 하든가, 아빠가 자랑스럽다 거나 하는 그런 나 지향적인 것 보다는 "아빠가, 글 하나만 잘 써도 10만원 이랬는데.. 저거 모이면 얼마지?"' 하면서 돈이 된다는 욕심을 부려서라도 글에 대한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그래야, 아빠의 삶을 이해해줄 수 있으리라 바란다.
세상을 살면서 자기를 '글'로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그래서 감사하다. 김성호.
...
그리고, 다시 돌아온 나는 유통을 파고든다. 흐미. 다음주까지는 끝내야 할텐데 조금은 조급해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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