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기/우리가족 이야기

400쪽이 200쪽으로 홀쭉해진 사연

by 큰바위얼굴. 2013. 12. 18.

처음, 김성호가 이야기 하는 축산물 유통 책을 내려고 할 때만 해도 기대감이 충만했습니다.

1교할 때만 해도 기대감이 불안감을 압도했습니다.

2교할 때는 불안감에 잠을 못 이루게 되더군요.

3교를 기다리는 지금, 반쪽이나 날려버린 내용으로 우울해지고 이야기들을 너무 많이 봐서일지는 몰라도 "고것, 참..." 하면서 허탈감이 커집니다.

 

책이라는 이름이 갖는 의미에 대해

 

8월부터 작업을 했으니 장장 4달을 고민했던 결과물로 보여줄 수 있을텐데, 앞으로도 추천글 받고 마무리 교정을 한 후 최종 편집 및 인쇄, 포장 등에 걸리는 시간이 약 1달이 더 걸린다고 하니 책이 갖는 의미가 남다를 수 밖에 없겠습니다.

 

2011.8월부터 블로그를 통해 여러 의견들을 드려보고 나누는 시간을 갖고 있는데, 이를 통해 만나뵙게된 분들의 이야기를 듣노라면 특별한 세상을 접하게 됩니다. 저는 행운아 인 셈이죠...^^

아는 것을 주는 것이 기쁘다는 사실을, 정보는 공개될 때에 가치가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때론 쓴 글의 내용 때문에 불안불안할 때도 있지만 때론 태클에 걸려 우울해진 때도 있지만 아직은 가감없이 봐주시는 것 같고 '함께 나누는 공감작업실'이라는 분위기는 전달된 듯 해서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내심 기다리고 있는 것이 있습니다. 2012년부터 바뀐 축산물 유통실태에 대해 종합일간지의 어느 기자분이 유통비용, 유통구조 등에 대해 어떤 시각으로 기사를 쓸까? 그럼, 대응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고 있는데 아직은 없군요. 아니면, 제가 모르든가.

 

그 분들은 그 분들 나름의 역할이 있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사실의 전달과 그에 따른 여파에 대한 관심을 좀더 갖길 바라며, 가령, "그래서 어쩌라구"에 대한 답변을 얻을 수 있기를 기대하게 된다는 것이죠. 또 하나, 우리 산업이 그렇게나 못났나 하는 자괴감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것.

 

그래서, 일반 사실의 전달에 치우쳤던 내용들은 과감히 정리했습니다. 매년 발간하는 '축산물 유통실태'나, '한국의 축산물 유통'을 참고하면 될 것입니다.

 

제가 책을 통해 드리고 싶은 메시지는 "우리는 어떤 상황인데, 어떤 생각들을 주로 하고 있다고 하더라, 그런데 그 생각들이 과연 올바른가? 전부일까? 더한 생각과 미래를 위해 필요한 일이 무엇이지? 우리는 정작 무엇을 해야할까?" 라는 연결고리를 찾자는 것입니다. 실행력을 높이자는 것. 지금이 안되면 공감을 넓혀 튼튼히 한다음 하나씩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 누가? (바로 당신)

 

실태를 바꿀 수 없는 제안은 스쳐가는 바람만 못하고, 공감을 얻지 못한 주장과 정책은 피곤해진다는 사실을 잘 아실텐데요. "우리 구태의연하게 일하지 말고, 좀 바꾸자" 하면서도 쉬이 바뀌지 않는 그 태도는 무엇을 말하는지, 가령 "과연, 수출은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인가?"를 놓고 심도있게 고민해야 한다는 것인데 알면 알아갈수록 마치 수출은 우리것이 아닌양 그마저도 후진국에 못먹고 남은 것 팔겠다는 관점은 건재한 반면, 선진국에 '수출위생조건' 합의를 당당히 요구하지 못하는, 아니 하지 못하는 이유는 왜일까? 몰라서? 관심이 없어서?

 

어차피 어쩌면 강대국의 논리는, 가령 "OIE에서 입증한 광우병 통제관리시스템입니다"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가 세계로 수출되고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있다면, 우리는 안될까? 에 대해 생각해보게 됩니다.

 

육식의 반란이라, 마블링 좋지요. 분뇨처리 좋아요. 앞으로 도축실태나 운송실태, 가축사양관리, 판매장 냉동고 관리 등등 뭐 하나 끄집어 내지 못할 게 무엇이겠습니까? 다만, 한쪽으로 치우친 마치 그럴듯한 여론 형성은 향후 정책수립과 추진에서 공감을 얻기는 커녕 반발을 살텐데요. 마치 그래야 한다고 할 때 들어가는 비용과 편익은 어떠할지, 과연 할 수나 있을지, 반드시 가야한다고 보는지에 대해 점검이 필요합니다.

제가 볼 때 차라리 "우리는 이러이러하게 하고 있다. 그런데, 외국에서 하는 것은 이것만 못하더라 라거나 그나름의 정책을 수행하더라"하는 시각도 괜찮을텐데, 이건 온통 다른 나라는 이렇게나 고민해온 결과로 그렇게나 잘 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세계 전체 중에서 그렇게 하는 1~3개 샘플로 제시) 우리가 하는 건 온통 '잘못'이라고 하니, 아니 '잘못'이라는 바탕을 깔고 이야기를 전개하니 참으로 이슈는 갈등을 낳더라 라는 증명을 합니다. 다만, 생각할 꺼리는 확실히 던져주니 좋기는 합니다. 역시, 대중매체의 힘은 크다는 걸 느낍니다.

 

역사가 증명하겠지요. 결국 바뀌면 좋고 아니면 또 도마위에 오르는...

 

나름의 역할과 기대감을 안고

 

하긴 일 잘하는 인재들이 모여 으쌰~ 으쌰~ 하길 기대하건만

 

그러저러하니 생각이 많아지게 되는데 무분별하게 받아만 들이지 말고, 정말 그래? 그렇다고 하면 무엇인가 이유가 있겠지? 정말 알고도 안 한건가? 일을 잘 하게 해주면 되지? 라는 등등 이쪽저쪽에 대해 '관점'을 두고 보자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책은 2014년 1월 중순경에 보실 수 있도록 준비해 보겠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단편으로 머문 것이 묶어보니 이렇게 되더라~ 읽어볼 만 하더라~ 하면 좋겠군요. 김성호.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