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 못든 이유, 일상다반사

좀 더 잘 하라는 충고에 대해 나 또한 부족함은 알고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임을 전하고 싶다. 서로 부족함에 대하여 인정해주는 것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닐까 되묻고 싶기도 하다. 우리나라 회사원이라면 접할 일상이야기. 언젠가 도전해볼 소설책을 본다 생각하고 사심없이 보아주길 바란다. 충고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마음을 전하면서 내 이야기를 적어본다.

 

...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 나도 안다.

 

"넌 독불장군이다" 라는 평을 듣는다. 너무 자기만 챙긴단다. 너를 제평가해주는 사람 대보라는 말에 우물우물 거린다. 난 바보다. 멍청하기도 하다. 만일, 내 살아온 인생에 대한 평가를 그들에게 맡기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할 것이다. "아임 유어 펜"이라는 말이 귓가에 맴돈다.

 

"뒤에서 까여도 앞에서 대놓고 말하지 못하지 않느냐?", "그 비결이 뭐냐"라고 물어온다. 뭐지 하고 머뭇거리다가도 진심에 대해 진심으로 대하려 하나 송년회 2차 자리 음악소리가 너무 커서 전달하기가 어렵다. 대의를 찾음이요, 그 대의에 함께 동참하자고 공감한 것이 주효했다 라고 전하고 싶었다. 다행이다. 같은 날 같은 말을 다르게 들어서. 그나마.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 나도 안다.

 

내 평가를 들어봤으니 이제는 내 이야기도 해보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누구누구를 탓하거나 책임을 미루기 위해서 라기 보다는 속시원히 말하지 못한 그때의 답변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또한 부족한 점에 대해 고민하고 있으며 무엇인가에 열중하다보면, 어쩌면 당신이 보는 상상이상으로 생각의 고리를 이어가다 보면 놓치기 일쑤라는 말을 하고 싶기 때문이다. 누구라고 그러저러한 상황 속에 살고 싶겠는가! 주변이야기가 내 탓만일까 해도 결국 내 부족함을 탓하고 만다. 속이 쓰리고 그 속을 이렇게 풀어내고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그저 평범한 회사원이요 가장일 분인 것을.

 

난 논리적이면서 합리적인 사람이다. 오히려 카투사를 통해 본 이국적 문화에 쉬이 익숙해지는 것을 보면 그렇다. 일과 관계를 따로보는 우리나라 습관에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대학교 졸업 후 처음 잡은 여전히 머무는 직장 속에서 느끼는 바다. 가끔 무엇인가 결여되어 있는 듯 느껴진다. 과연 이렇게 살아야 하는 자괴감에 빠져보기도 한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 밤새 뒤척이는 모양이 송년회 자리에서 들은 내 주변이야기로 인해 근본 마음까지도 건들렸다는 것이요, 쓰라림이 상존한다는 것은 내 마음이 그렇지를 않다거나 여전히 무엇인가 맥을 잡지 못하고 있거나 쉬이 물러서기 싫다는 반증일 것이다. "하면 언젠가는 된다" 라고 꾸준히 전개해온, 아니 전진하고 있는 마당에 내 주변이야기는 가혹하기만 하다. 어쩌면 그렇게나 쉽게 비평하는지 모르겠다. 하긴 입은 말하라고 있는 것이니 그 쓰임새를 충분히 활용했겠지 한다.

 

"너는 일은 참 잘하는데 왜 그런 뒷이야기를 들으면서 사느냐"는 물음에 대해 답답해진다. 흔히 이야기하는 안티가 많단다. 무엇인가 그림을 그려나가려고 하니 근거리 주변에서 생기는 수많은 것 중에 대부분은 비평과 비난이요 질시로 가득하다. "욕 먹지 않는 자, 일하지 않는 자" 라는 이야기를 접한다. 과연 그런가 하고 자문한다. 그러했으면 더할나위 없겠다. 그렇다면 나는 조직과 숙명을 같이 했다 평을 듣지 않겠는가 말이다.

 

세상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렇지만, 그 세상은 내가 만들 수 있다.

 

무엇인가 그림을 그려나가려고 하니 근거리 주변에서 생기는 수많은 것 중에 대부분이 '평가절하' 였다면, 다행스럽게도 그 빈 곳을 채운 것은 원거리 또는 밖에서 듣게 되는 평가다. 아니, 평가 라는 말 보다는 대우를 해준다. 그리고 받는다. 소통하고 싶어 진다. 이 마저도 없었다면 현재의 내 모습을 상상할 수 없다. 즉, 지금 하는 일의 동력이 외부 요구와 평가에 따른다는 것이다. 간과하지 말 일이다. 올곧이 조직의 영광과 발전을 위한 삶에 대해 너는 니 일나 하는 놈이라는 평을 듣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쉽게 말하고 쉽게 평한다. 자, 생각해보자. 아이큐 97이 이렇게나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욕심을 부리는 평범한 가장이다. 나 또한 누구나 원하는 욕심은 갖고 있으며 비슷비슷한 사람일 뿐이다. 특별하지 않고 오히려 모난 돌이다. 원하는 바가 조금 다를 뿐인데, 가령, 내 존재의미를 일과 미래에서 찾는다. 거기에 중심을 두어도 하루가 벅차다. 힘겹다. KMS에 등록한 조직 내 지표는 "창조적 리더가 된다" 이다. 같은 세상을 다른 시각에서 보고 있지 않은가 물어보고 싶다. 같지 않음을 인정해주면 될 일인데, 내 마음같지 않다. 세상을 일로 엮고 풀고 나누면서 살고 있다.

 

여기에서 시공간이 갖는 한계성을 말해보자. 모두 잘 한다면야 좋겠지만 알면서도 잘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렇듯이 100%에 근접하도록 완벽한 사람은 드물다. 아니, 자기 스스로에 대한 평가나 외부 평가에 대해 '난 완벽하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난 내 주제를 안다. 은둔을 즐기는 이유다. 근거리 평가가 그렇게나 모질다면 모진대로 둔다. 내가 멍청하다고 보는 이유다.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 몸을 한껏 흔들다가도 술에 만취해 내 보일 때조차 '마음과 관계'가 따로도는 느낌이 간혹 든다. 농담과 가쉽을 쉽게 말하기 보다는 사실과 진솔함을 즐긴다. 그런데 때때로 사실 속에 진솔함을 담아 이야기 하면 싫어하는 티를 대한다. 어느 정도껏 해야 한다고 배운다. 느껴진다. 마치, 세상은 마음과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관리하라고 하는 듯 하다. 이러저러하니 내 모양이 이 꼴이다.

 

무엇인가 그림을 그려나가는 사람에게는 태클(장애물 설치, 욕하면서 즐기기, 안티 하기 등)을 할 바에야, 그저 잘 하겠지 하고 관심을 거두는 편이 낫다. 그림을 그려나가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그림조차 그리지 않는다는 상상을 해보라. 그렇게 모진 이야기들을 나누지는 않을텐데.

 

그림은 내가 그린다고 그려지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한 번에 그릴 수 조차 없다. 그림의 대부분은 남이 채워주어야 가능하며 그 그림이 지닌 대의성, 국민성, 여파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일에 쏟는 애정이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점이 여기에 있다. 그림 속에 삶과 인생을 걸기 때문이다. 그 그림 속에 나타난 인물과 풍경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때론 밑그림만으로 족할 때도 있고, 때론 처음부터 끝까지 세심하게 터치해야 할 때도 있다. 나를 '도전적'이라고 평하는 주된 이유다.

 

호연지기, 고구려의 기상, 진취기상. 이런 말들을 접할 때면 "내가 하는 노력이 이것이 전부인가?"에 빠져든다. 그림 그리기에 인생을 걸었으니 그 그림에서 빠진 인물에게는 소홀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하니 일 밖에 모르는 놈이 되고 만다. 그리고, "난 왜 이렇게 살지?" 라는 자괴감에 빠지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80:20의 법칙. 20%를 창의에 쏟아야 한단다. 대학원 진학하랴, 공부하랴, 집 지으려 하랴, 땅 팔아야 하랴. 가계빚이 상상 이상으로 많다는 점이 다른 곳에서 그림을 그려야 하지않을까 하는 이유를 대준다. 내 스스로 지닌 일만해도 이렇게나 많다. 한번은 휴대폰을 택시에 두고 내려 잃어버린 적이 있다. 결국, 일정을 되살리지 못했는데 오히려 안도감이 들었다. 그리고, 재충전이 되더라 하니 스케줄 관리에 쏟는 정을 알테다. 빡빡하다. 여기에 그림을 같이 그리는 사람들과 함께 하려하니 내부 보다는 외부 사람과 만나는 일이 잦다. 그러하니 그림 밖의 인맥관리에 소홀할 수 밖에 없다. 불편한 만남은 뒤끝이 개운치가 못하기에 피하기도 하니 더욱 그러할테지. 솔직히 충고를 일삼는 사람들과 어울리라고 한다면 정말 쉽지 않을 것이다. 맞다. "그렇게 그림에 열중하다보면 너 자신의 미래(승진, 역량발산, 제평가 등)는 밝지 않을 꺼다"라는 충고에 솔깃해진다. 나라고 이러저러한 평가와 구설수에 휘말리고 싶겠는가!

 

"제발 그림 제대로 그리도록 지켜보라" 하는 바람이 그렇게나 어려운가 보다. 내가 잘 되길 바라기 때문에 그렇게 평가한단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전해준다. 잘 하라고. 고마움을 전하니 일하는데 이어폰 꽂았었다고 시시콜콜 하게 타박한다. 일로 욕 먹기 보다는 일을 해내기 위해 하게 되는 어떠한 행동과 해낸 일에 대한 평가에 시달린다.

 

결국, 그림조차 그리기 싫어진다. 왜 그려야 하는지, 누구를 위해 그려야 하는지 모호해진다. 일을 해야하는 동력을 상실한다. 아직 그려나가야 할 그림이 버거운데도 그렇다. "조직 내에서 유통책을 정독한 이가 몇 이나 될까?" 하고 수소문한 일이 있다. 필요가 없으니 먼지만 쌓인다. 그래서, 단위조직 당 한 권을 배치해도 말이 없다.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망설이게 된다. 차라리 잘 할만한 조직에 맡겨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 빠진다. 난 조직을 누구보다 위하고 잘 되길 바라는 사람 중의 한 명이라고 자부한다. '2014 축산공사로 가는 길'이라는 폴더를 만들었고 그려나가는 중이다. 수십가지 그릴 그림 중에 연관된 하나일 뿐이다. 이것을 포기하면 다른 것도 포기해야 하고 상당부분을 버릴 수 밖에 없다. 그릴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조차 없는 실정이고 그리길 원하는 사람 보다는 그렇지 못한 이해관계 속에서 헤쳐나가기란 결코 쉽지 않다. 여기에 쏟는 정신과 에너지는 이루말할 수 없다. 알든모르든.

 

그림은 신중하게 그려야 함을 배운다. 잘못 그린 그림의 여파는 상상이상으로 다가온다. 할 수조차 없게 만든다. 심지어 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만 못하게 된다. 난 합리적이고 객관성을 추구하는 사람이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하고, 못할 것을 욕심내지 않는다. 그래서 망설인다. 그림을 더 그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 이때는 원장님 뵐 낫이 없다.

 

"우리, 일 좀 합시다. 그것도 자~알" 하고 외치고 싶다. 누구누구에 대한 평가를 하기에 앞서 일을 과연 잘 하고 있는지, 무슨 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는지 자평해보았으면 좋겠다. 물론, 일은 누구나 한다. 그런데, 1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보노라면 애는 썼지만 그것에 족하다고 보는 모습을 대한다. 그러려고 그렸던 그림이 아닌데 안타깝기 이루 말할 수 없다. 하나의 용어가 탄생하고 쓰이기 까지에 들인 노력을 제하더라도, 그 용어의 남발이 갖게되는 정착정도와는 반대로 효용성, 즉 쓸모와 임팩트가 점차 사라지고 결국에는 잃을 수도 있어 안타깝다. 그리고, 실제 접하게 되니 손을 떠난 일에 대응조차 못하는 상황 때문에 다시 고민에 빠진다. 그림은 누가 그리느냐에 달려있다. 어쩌지?

 

조직은 사람이 움직이고 사람은 관계 속에 커간다? 조직은 사람이 움직이고 사람은 일 속에 커간다? 난 후자다. 대의 하지않는 일은 낭비요, 기관 설립목적, 정치, 경영목표, 비전과 미션 등 존재의미를 퇴색시키는 암적 요인이다. 하나의 목표 아래 과업을 해내기 위해 똘똘 뭉쳐야 한다. 살아남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하며 그 일을 해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난 그렇게 본다. 그렇게 배웠다. 오늘 당장 그림 그리는 일을 멈추면 딱 5년만 지나보라. 세상 속에 어떤 위치에 있는지 피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한 것은 인지상정이요, 자기 몫(역할)은 있다라는 인정이 필요하다.

 

남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일련의 과정이 '살아 남을 수 없을 때' 맞닿드릴 죽음(퇴행절차, 동력상실, 불필요하다는 평가, 기관존립문제 대두 등)을 조금이나마 비껴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멈출 수는 없다. 제대로 해내는 일이 중요하다. 책임을 온전히 짊어질 필요는 없겠지만 나 또한 중간간부로서 책임과 역할에서 무관하지 않으니 못 본 걸 탓하랴, 하지 않는 것을 탓하랴. 갈 길은 멀고 험한데 자충수를 둔다. 필요없다 하면 절을 떠나야 하겠지.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에. 아이러니 하다.

 

배움을 익히고 즐기니 삶이 풍요롭다 한다. 그려나가는 그림 속에 희노애락이 있으니 잘 살았다 할테지. 마음은 갈대요, 있을 때 잘 해야 하는데 "나는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와 "너는 멍청하게 일만 한다" 사이에서 흔들린다. 어차피 속마음이야 매한들 같은 것임에야 이 기회에 알려 "말리지 말기"를 바라는 바다. 그리고, 내 자리를 차지할 후배들이 이런 상황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당신이 보는 조직의 미래는 밝은가?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아니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없다면 그 조직의 미래는 어떠할까?

 

그 사실을 안다면, 뒷담화를 즐길 것이 아니라 그 부족함과 역할에 대해 인정하고 대해주길 바라본다. 김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