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 3총사’ 제대로 알고 먹어야 건강 밥상
세계일보 2014.1.2
한식은 건강의 보고처럼 여겨진다. 발효 식품에 저칼로리·채식 위주의 식단은 실제로도 건강식이다. 그러나 ‘한식의 우수성’을 맹목적으로 믿는 사이 과도한 나트륨·탄수화물 섭취, 잘못된 발효법, 자극적으로 변한 양념 문제 등은 쉽게 간과된다.
‘공기밥, 국, 얼큰한 양념’ 삼박자가 갖춰진 밥상이 정말 진리일까. 이미숙 식품영양학 박사는 최근 저서 ‘한식의 배신’을 통해 현대 한식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목한다.
이 박사는 “김치나 된장, 젓갈 같은 발효식품은 인체에 독성을 유발하는 물질인 바이오제닉아민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바이오제닉아민은 단백질을 함유한 식품이 부패하거나 발효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유럽에서는 치즈를 먹고 편두통·고혈압이 나타나는 증상을 통해 바이오제닉아민의 유해성이 일찍이 알려졌다.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도 심각하다. 한국영양학회는 탄수화물 섭취 기준을 총 에너지의 55∼70%에 맞추도록 권장한다. 이는 미국의 45∼65%보다 높은 수치지만, 국내 현실을 감안해 설정했다. 나트륨 문제는 잘 알려져 있다. 음식은 먹는 법에 따라 보약이 될 수도,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이 박사와 함께 건강한 한식 밥상을 위한 대안을 알아봤다.
①김치, 저온발효 필수… 젓갈은 적게, 파와 마늘은 넉넉히
김치는 분명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 박사는 “김치에 젓갈을 넣으면 익어가면서 바이오제닉아민이 발암물질인 니트로사민을 만들어낸다”고 경고한다. 니트로사민을 낮추려면 김치를 만들자마자 냉장고에 넣어야 한다. 발효 온도가 높을수록 니트로사민이 더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또 적당히 발효되면 보관온도를 더 낮춰야 한다. 과발효되면 니트로사민 농도가 증가하고 비타민 함량은 줄어든다.
이 박사는 “바이오제닉아민이 많이 들어있는 멸치액젓이나 까나리액젓을 김치에 덜 넣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새우젓은 다른 젓갈보다 바이오제닉아민이 덜 들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배추를 절일 때 소금을 덜 넣고 시간을 줄여 염분 함량을 낮춘다. 마늘이나 생강, 파 등 항암작용이 있는 양념류는 넉넉히 넣으면 좋다.
②국 그릇 크기 줄이고 뼛국·칼륨 든 채소 활용하라
한식 반찬이 햄, 치즈보다 특별히 짜지 않음에도 나트륨이 문제되는 이유는 국물 때문이다. 국물 속에는 나트륨의 56∼75%가 녹아 있다. 그러니 찌개나 전골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떠먹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국물보다 건더기를 먹도록 한다. 국 그릇 크기를 서서히 줄이는 것도 좋다. 국 한 그릇을 먹었다는 만족감을 느끼면서 섭취량도 줄일 수 있다.
갑자기 국을 끊기 어려우면 국물에 칼슘을 넣어보자. 칼슘을 충분히 섭취하면 나트륨 흡수율을 낮출 수 있다. 뼈를 고아 만든 국물은 생각보다 칼슘 함량이 높지 않지만 맹물보다는 건강에 이롭다. 칼륨 함량이 높은 아욱, 근대, 미나리, 부추, 쑥갓, 시금치 등 짙푸른 채소나 미역, 단호박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 칼륨은 혈압을 낮춰, 나트륨의 혈압상승 작용을 억제할 수 있다.
③‘밥도둑’ 절임음식, 짠맛 줄이고 식초·채소 활용
각종 조림이나 절임 음식은 ‘밥도둑’으로 칭송받지만 사실 나트륨 함량이 높고 탄수화물을 많이 먹게 만드는 주범이다. 일단 의식적으로 절임음식을 싱겁게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절일 때 소금이나 장류 대신 식초를 활용하면 좋다. 예를 들어 마늘장아찌를 담글 때 간장을 식초와 물로 희석한다.
짭조름한 맛을 못 잊겠다면 절임 음식을 먹을 때 반드시 칼륨이 풍부한 채소를 곁들이도록 한다. 오이와 당근, 배를 곱게 채 썰어 예쁘게 깔고 이 위에 명란젓이나 어리굴젓을 올리면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유익하다.
④밥은 밥상의 중심이 아니다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려면 매 끼 밥 한 그릇은 꼭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이 경우 빵이나 면을 충분히 먹고도 간식이라 여기며 밥을 또 찾게 된다. 밥을 적게 먹으려면 우선 작은 그릇을 사용하도록 한다. 또 탄수화물 반찬이 있을 때는 평소보다 밥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 감자볶음, 고구마조림, 토란탕, 잡채, 도토리묵무침, 낙지소면 등은 모두 탄수화물 덩어리다. 잡채 1인분이 171㎈인데 이 중 탄수화물은 무려 111.28㎈이다. 감자전, 녹두전, 고구마튀김을 배부르게 먹었다면 밥을 아예 먹지 않아도 된다. 밥을 줄이기 힘들면 간식을 끊도록 한다.
⑤양념 맛을 덜어내야… 고기는 양념 없이 굽자
최근 우리 음식은 점점 맵고 자극적으로 변하고 있다. 이 박사는 “옛 조리서를 그대로 되살려보면 조상들의 한식은 지금보다 훨씬 담백했고 요즘 입맛에는 도무지 맛있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한다. 건강을 위해서는 과한 양념을 덜어내야 한다. 양념 맛보다 재료 고유의 맛을 음미하도록 노력하자. 채소의 양념을 줄이고 고기나 생선은 양념하지 않고 익히도록 한다. 고기는 양념이 배어들어가면 육즙이 빠져나와 고기 맛보다 양념 맛이 강해진다.
'축산이슈 > K-Food· ODA'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브라질 입맛 잡은 메로나는 디저트 상징 뉴욕선 홍삼 음료로 새 카페문화 만들어 (0) | 2014.01.28 |
---|---|
"낙지호롱·콩나물국밥 미국서도 통해요" (0) | 2014.01.22 |
말 태반 활용한 화장품·귤 껍질로 만든 잼…'강소農' 일궜다 (0) | 2013.12.31 |
축산도 동물복지 시대 (0) | 2013.12.26 |
분식집 떡볶이·어묵 자주 먹는 청소년들, 어른이 돼도 짠맛에 '중독' (0) | 2013.12.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