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브랜드계란 유통사업 ‘삐걱’
닭고기전문업체 ㈜하림이 추진한 브랜드 계란 유통사업이 시작 한 달여 만에 삐걱거리고 있다. 주요 납품처인 롯데마트가 업계 여론 등을 의식해 지난해 연말 하림의 브랜드란을 잠정적으로 발주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사업 추진이 어려움에 빠지게 된 것. 롯데마트가 이해당사자 간 의견 조율이 마무리될 때까지 하림 브랜드란 판매를 잠정 중단한다며 한 발짝 발을 뺀 가운데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 향방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형마트 발주 중단=하 림 관계자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해 12월 27일부터 하림 브랜드란인 ‘자연실록 무항생제 계란’을 발주하지 않고 있다. 하림이 지난해 12월 2일 본격적으로 브랜드란을 출시한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으로, 27일 이전까지의 물량을 소진하는 것을 끝으로 추가 물량이 재발주되지 않고 있으며 판매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롯데마트 측은 양계협회가 보낸 하림 계란 판매 중단을 요구하는 내용의 공문을 받은 뒤 지난해 12월 26일 내부회의를 거쳐 하림 브랜드란 판매를 잠정 중단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12월 18일 양계협회와 계란유통협회, 소상공인 2000여 명이 펼친 하림 규탄 집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일단 하림으로서는 큰 타격이다. 초기 준비 물량(15만개)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롯데마트가 발주를 중단함에 따라 현재로선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이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하림 관계자는 “12월 출시 이후 전국 100여개 롯데마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었는데, 지난해 집회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롯데마트에서 재발주를 잠정적으로 중단한다고 알려왔다”며 당혹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대형 유통마트 가운데 롯데마트가 대표적으로 하림 계란 판매를 맡아온 모양새였고,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도 당분간 추세를 관망하면서 이후 하림 계란 판매를 검토해 온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사태로 인해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이 입은 타격은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일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대형마트에서 하림 계란이 판매되고 있지는 않다”며 “롯데마트에서 하림 계란을 판매하면서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은 사태를 관망하는 추세였는데,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당분간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 마트에서 하림 계란을 취급하려는 것을 꺼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림 계란이 하림 자체 대리점과 일부 마트에서 공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며, 하림이 갖고 있는 식자재 유통망 등을 통해 판매될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림 계란사업, 어떻게 될까=생산자단체들은 그간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 진출이 계열화사업의 포석이 아니냐며 계열화 가능성을 강하게 제시했다. 하림이 사업 초반에는 유통 쪽에 초점을 맞춘다고 해도 점차 직영농장과 시설 확장 등을 통해 육계 분야에 이어 산란계 분야도 계열화 체계를 갖출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하림 측은 물론 강력하게 부인하고 있다. 계란 생산 농가들이 시장 교섭력이 약해 계란이 제값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하림이라는 브랜드 경쟁력을 통해 농가에 이익이 되는 상생 모델을 만들려 한다는 것이 하림의 입장이다. 하림은 현재로선 계열화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은 현재로서는 더 이상 진전될 수 없는 답보 상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마트 입장에서는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면서 자칫 불똥이 튀지 않을까 몸을 움추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론 추이를 관망하다가 비난 여론이 진정될 조짐이 보이면 하림 계란 발주가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그 과정이 어떻게 매듭지어질 지에 따라 판매 재개 시점 또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하림 관계자는 “양계협회 등과 원만하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업의 진정성을 이해시키는 부분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현재로서는 발주 재개 시점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양계협회 관계자는 “하림의 계란 유통사업 진출을 철회하라는 협회와 유통상인, 소상공인들의 당초 목표가 어느 정도 달성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계란 유통사업이라는 명분을 통해 하림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농가들과 유통상인, 소상공인들은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하림의 계란산업 진출을 막아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향후 하림 계란을 판매하는 대형 마트에 대한 1인 시위를 비롯해 진행 중인 100만명 서명 운동을 계속 펼쳐나가는 한편 하림 계란 유통사업에 참여한 녹색계란 등의 생산 농가들이 입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료출처:한국농어민신문
... 작성일 2014-01-07 10: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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