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입맛 사로잡은 K-푸드
“라면·초코파이 헌하오츠”… 대형매장 진열대마다 불티
세계일보 2014.2.13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공항에서 자동차로 30여분 거리에 위치한 중국 롯데마트 주선교점. 주말을 맞아 쇼핑객들이 대거 몰리면서 매장 입구부터 북새통을 이뤘다. 2층 식품관에 들어서자 낯익은 브랜드가 한눈에 들어왔다.
어린이 키 높이만큼 수북이 쌓인 초코파이, 고소미 등 한국의 과자들이 고객들의 카트에 가득 담겼다. 초코파이 4상자(1상자 12개)를 구입한 주부 양양(42)씨는 “중학교 두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빵이 (오리온) 초코파이다. 맛도 좋고 가격도 착하다. 무엇보다 오리온 제품은 믿을 수 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롯데마트는 주말을 맞아 초코파이를 비롯한 국내외 인기 제품을 알리기 위해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진행했다.
오리온 행사장을 뒤로하고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라면 코너로 발길을 돌렸다. 수많은 라면 브랜드 중에서 중국 로컬브랜드인 ‘강사부’(강쓰부) 라면과 한국의 ‘신라면’만이 진열대에 빈 공간이 보였다. 소비자들이 이미 한바탕 휩쓸고 간 것이다. 농심 신라면은 중국 라면시장에서 판매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대학생 쑨양(21)씨는 “신라면의 얼큰한 맛에 푹 빠져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식사로 즐긴다”며 “가격은 중국 라면보다 좀 비싸지만 맛이 좋고, 국물에 밥을 말아 먹으면 최고”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중국 베이징 롯데마트 주선교점 식품매장에서 현지인들이 한국 제품을 고르고 있다. |
‘한국의 맛’으로 해외 입맛을 사로잡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초코파이와 신라면은 중국에서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한국의 맛이 세계에서 통한다’는 목표아래 제품 개발에 힘을 기울인 결과다.
오리온은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기업의 하나로 꼽힌다. 오리온 중국법인의 매출은 국내 제과 매출을 앞지른 지 오래다. 2007년 1414억원에 불과했던 중국매출은 연 평균 48%씩 성장해 5년 만인 2012년 1조원을 돌파했다.
지금까지 중국 매출 1조원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사만 달성한 것으로, 국내 식품 업계에서는 최초다.
라면 종주국에서 농심의 선전도 눈부시다. 1999년 700만달러로 시작한 농심의 중국사업은 2012년 1억2000만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2013년 10월을 기점으로 누적매출 10억달러를 달성했다.
최근 중국 라면시장 성장률이 1%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농심의 성장세는 매우 이례적이다. 농심은 중국에서 15년간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적이 없을 만큼 지속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 롯데제과, 오뚜기, 샘표, 하이트진로, 맥키스컴퍼니 등 국내 대표 식품·주류 업체들도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 제품들이 중국시장에서 사랑을 받기까지는 롯데마트가 일등공신이다. 현재 중국 전역에서 107개 매장을 운영 중인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사업을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형마트로서는 ‘나홀로’ 한국 상품의 판매를 돕고 있다. 이학재 중국 화북사업부문장은 “현재 점포별로 300여개의 한국 브랜드를 진열하고 있는데 올해는 두 배가량 늘릴 계획”이라며 “롯데마트 공익서교점의 경우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 전용매장인 ‘K-히트 플라자’를 개소하는 등 중소기업들의 해외판로를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서 뿌리 내리는 한국 기업들
국내 기업들은 1980년대 중반 중국 개방화 시점에 맞춰 앞다퉈 진출했다. 한국수출입은행 등에 따르면 2013년 3월 말 현재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현지법인)은 누계 2만2257개로 해외진출 기업수의 41.7%에 달한다.
코트라 관계자는 “중국의 근로자 최저 임금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등 기업환경이 예전만은 못하지만, 여전히 ‘기회의 땅’은 유효하다”며 “거대한 꿈을 꾸고 많은 한국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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