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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이슈/시장상황

우유 재고 넘쳐나도 값은 못내려… 기막힌 우윳값

by 큰바위얼굴. 2015. 7. 10.

우유 재고 넘쳐나도 값은 못내려… 기막힌 우윳값

 

조선비즈 2015.7.6

 

 

[분유 재고량 2만2309t 사상 최대]

원유 계속되는 증산에도 흰우유 국내 소비 계속 줄어
값은 乳價 연동제에 묶여… 원유값 L당 940원 동결

우유업체의 분유(粉乳) 재고량이 위험 수위에 육박하고 있다. 올 3월 분유 재고량(2만2309t)은 낙농진흥회가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45년 만의 최고치였다. 5월 재고량(2만1564t) 도 적정 재고량(5000~7000t)의 3~4배에 달한다. 우유업체들은 우유와 유가공 제품을 만든 뒤 남은 원유(原乳)를 말려 분유로 보관한다. 분유 재고 급증은 국내 우유가 그만큼 남아돈다는 방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상태라면 올 연말 분유 재고량이 최대 3만t에 달해 최악의 공급 과잉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우유 소비는 감소…생산량은 계속 증가

국내 분유 재고량은 2010년 구제역 발생 이후 그다음 해 감소했으나 2012년부터 다시 늘었다. 출산율 저하로 어린이·청소년 등 우유 소비층이 줄어든데다 각종 대체 음료가 많아진 탓이다. 실제로 우리 국민의 1인당 흰 우유 소비량은 지난해 연간 26.9㎏으로 전년 대비 1㎏ 정도 줄었지만, 같은 기간 국내 원유의 1일 평균 생산량은 오히려 6% 정도 늘었다. 손정렬 한국낙농육우협회 회장은 "구제역 발생으로 '우유 대란(大亂)'을 겪은 우유 업체들의 요청으로 원유 증산이 이뤄진 이후 공급 과잉 구조가 굳어졌다"고 말했다. 낙농가들이 작년 말부터 젖소 9400여마리를 도태시키고 생산량을 5% 정도 줄였지만 이런 흐름은 계속되고 있다.

"가격제도 개선하고 생산비 절감해야"

공급량이 넘쳐도 우유 업체들은 값을 내리지 못한다. 원유 가격을 생산 원가(原價)에 연동해 자동으로 결정하는 '원유 가격 연동제' 때문이다. 낙농가와 우유 업체는 2013년 원유 가격을 둘러싼 대립을 막기 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제도에 맞춰 올해 원유 기본 가격을 L당 940원으로 최근 동결했지만, 업계에서는 "이 조치로 우유 소비가 활성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우유 시장에서 수요·공급 원리가 제대로 반영되도록 '원유 가격 연동제'를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낙농가들이 젖소 사육 두수를 줄이고 생산비 감축 노력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우유 회사 임원은 "현행 구조에서는 우유 소비량이 줄어도 생산비가 늘면 원유 가격이 오르기 때문에 낙농가가 생산비 절감을 위해 애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윤성식 연세대 교수는 "낙농가와 우유 업체가 생산비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자구(自救) 노력을 하지 않으면 양측 모두 공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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