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막걸리 하루 3ℓ먹여키운 한우
`강진 맥우` 농장 가보니…고소한 맛에 특등급 한우보다 20% 비싸
MK뉴스 2015.9.6
지난 4일 오후 전남 강진군 맥우농장에서 출하를 앞둔 한우들이 보리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강진 = 이새봄 기자]
지난 4일 찾은 강진 맥우농장에는 오후가 되자 보리 막걸리를 가득 실은 트럭 한 대가 들어왔다. 원래 큰 눈만큼 겁이 많아 낯선 사람이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덩치 큰 몸을 움직여 재빠르게 피하는 소들이다. 하지만 농장주인 장을재 강진맥우축산영농조합 사장(57)이 막걸리 호스를 들고 물구유로 향하자 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고개를 쏙 내밀고 혀를 날름거린다.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농장에서 소들은 막걸리를 마시며 한가로운 오후 시간을 보낸다. 하루 한 마리가 마시는 막걸리 양은 약 3ℓ로 일반 소포장 막걸리(600㎖) 5병에 달한다. 이날도 물구유에 가득했던 막걸리는 10여 분 만에 바닥을 드러냈다. 장 사장은 "원래 소가 먹는 양은 사람의 10배 수준"이라며 "사람으로 치면 막걸리 한 사발 정도를 들이켠 셈"이라고 말했다. 생후 25개월 이후부터 막걸리를 먹기 시작한 이들은 최소 5개월 이상 매일 오후 '막걸리 타임'을 갖는다. 출하 직전까지 소 한 마리가 마시는 막걸리는 총 500ℓ에 달한다.
장 사장이 소에게 막걸리를 먹이기 시작한 건 35년 전부터다. 축산업을 시작하기로 결심하고 차별화 포인트를 찾다가 주부들이 풍미를 살리기 위해 고기를 술에 재어 두는 걸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죽은 고기를 술에 절이는 것보다 아예 살아 있는 소에게 술을 먹이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일본 고베에서 자라는 화우들도 맥주를 먹는다는 얘기를 들어서 바로 이거다 싶었죠."
장 사장도 초기엔 시행착오를 겪었다. 소들이 술을 너무 좋아하는 게 문제였다. 그는 "처음엔 먹는 대로 줬는데 나중에 도축하고 나서 보니 위, 장이 다 상해 있었다"며 "소 건강에 안 좋겠다 싶어 막걸리 양을 조절했고 소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클래식 음악도 틀어줬다"고 설명했다.
막걸리를 먹고 자란 소는 일반 소보다 육질이 부드럽다. 보통 소고기의 고소함은 지방이 좌우한다고 하지만 맥우는 지방을 떼고 먹어도 고소한 맛이 살아 있다.
실제 막걸리를 통해 발효한 알코올 발효 사료는 소 체내에서 휘발성 지방산을 생성해 대사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출하를 앞두고 먹이면 고기 풍미를 살리고 육질을 연하게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 농장에서 출하된 소 가운데 85~90%는 1+등급 이상 특등급 소다. 양재석 한화갤러리아 차장은 "전국에서 출하되는 한우 중 50%가 1+ 이상 등급을 받는다는 걸 감안하면 이곳은 월등히 잘 관리되는 농장"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과 한화의 인연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장 사장은 한화갤러리아(당시 한양유통)에 "우리가 정성껏 키운 한우를 한번 팔아보겠느냐"고 편지를 보냈다. 한화는 그때부터 장 사장과 '보리 막걸리 먹는 소'를 맥우라는 특화된 브랜드로 키우기로 하고 지금까지 독점 계약으로 판매하고 있다. 공들인 만큼 다른 한우보다 판매 가격은 높은 편이다.
안정적인 판로가 있긴 하지만 장 사장도 최근 정세에 걱정이 많다. 소위 '김영란법'이라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에 한우까지 포함되면 장씨 농가를 포함한 대다수 농가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선물하는 게 왜 잘못인지 모르겠다"며 "한우 선물하는 사람을 모두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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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 먹어 육질 부드러운 보물섬 남해한우
우수 유전자 송아지 선별해 키워
서울pn 2015.9.7
섬에서 길러내는 청정 ‘보물섬 남해한우’는 바닷바람과 마늘로 키워내는 명품 한우다. 경남 남해는 전국에서 가장 먼저 수송아지를 거세해 맛과 품질 좋은 한우를 사육하기 시작했던 곳이다. 올해 초부터는 한우의 면역력을 높이고 육질을 좋게 하려고 한우전용 마늘첨가제를 개발해 사료에 섞어 먹인다. 환경오염원이 없는 섬 남해는 산소량이 풍부하고 오존층이 두꺼워 한우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보물섬 남해한우는 좋은 사육 환경에서 철저한 족보 관리로 태어난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송아지를 선별해 사육한다. 남해축산업협동조합과 남해한우영농조합법인은 한우혈통번식우 단지를 운영해 송아지를 생산한다. 태어난 지 6개월 된 수송아지는 거세해 2년간 사육하고서 체중 600㎏이 넘으면 출하한다. 고기가 부드럽고 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한 남해한우는 전국축산물브랜드경진대회에서 고품질상을 연속으로 받았다. 보물섬 남해한우는 이처럼 품질과 맛이 일반 한우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만, 값은 겨우 10%쯤 높다.
지난해 10월 농협중앙회경남지역본부가 주관해 열린 경남 한우고급육 및 초음파육질진단 경진대회에서 남해한우가 최우수와 우수를 모두 차지했다. 당시 최우수상을 받은 한우는 남해군 서면 한우사육 농가 김구영씨가 사육한 32개월 된 한우로 생체중량 750㎏, 등급 1++A로 1078만원의 판매가를 기록했다.
김도 남해군 농축산과 축산정책팀장은 “보물섬 남해한우 농가는 한우개량시스템을 활용해 우량혈통 보존과 증식 활성화를 위해 30년 넘게 노력을 쏟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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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제단 올리던 ‘연탄불 찰떡 궁합’ 태백한우
서늘한 매봉산 자락에서 방목
서울pn 2015.9.7
예로부터 태백산 천제단에 올리고자 사육하던 태백한우가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한여름에도 서늘한 기온을 유지하는 해발 600~1100m의 매봉산 자락에서 대부분 방목으로 키워낸다.
밤과 낮의 일교차가 커 고기의 고소한 맛을 내는 올레인산과 인체에 좋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다. 기온차 덕분에 육질도 단단하다. 백두대간 태백 고원지역에서 자생하는 깨끗한 약초와 신선한 풀을 먹고 자라 검붉은 육질이 특징이다.
고원 청정지역이어서 브루셀라, 구제역 등 질병에도 강하다. 2011, 2012년 국내에 유행하던 구제역 청정지역으로 명성을 얻기도 했다. 비육 시기에는 호밀과 옥수수를 잘 배합해 먹이고 있다. 신토불이(身土不二) 그 자체다. 사육 방법과 고기 특질을 살려 태백한우는 2013년 특허청으로부터 ‘지리적단체표장’을 받아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사육 두수는 2000여두 안팎이라 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연탄의 고장 태백에서 당시 광부들이 쉽게 접하던 연탄불에 고기를 구워 먹던 방식을 그대로 이어오고 있다. 맛뿐만 아니라 1960~70년대의 추억을 함께 느낄 수 있어 더 좋다. 연탄불 주위에 삼삼오오 둘러앉아 한우고기를 맛보는 옛 모습이 지금도 태백시 곳곳에서 펼쳐진다. 지역 유명 식당에는 사철 연탄불에 태백한우를 구워 먹기 위해 외부에서 찾은 식도락가들로 붐빈다.
후식으로 태백, 정선지역 특식인 곤드레밥이나 토속 막장으로 끓여내는 찌개를 먹으면 개운하다. 탁원석 태백시 축산계장은 “고원도시 청정 태백에서 사육되는 태백한우는 어느 지역 고기보다 단단하고 육즙이 풍부해 한번 맛을 본 미식가들이 다시 찾는 명품한우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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