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낮아진 한우 지육률…손해 막심”
충북 출하농가, 도축장 처리과정 의심…최저 52%까지 떨어져
주변 농가들도 “비슷한 사례 겪었다”
지방제거 등 관련 의혹…업체는 부인
농민신문 2015.9.30
한우 사육농가 강창구씨가 도축장의 한우 지육률 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지육률이 형편없이 낮게 나온 도축정산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충북 제천에서 40여마리의 한우(암소)를 사육하고 있는 강창구씨(54)는 요즘 형편없이 낮게 나온 도축장 지육률 때문에 울분을 참지 못하고 있다.
강씨는 충북도 내 도축장인 P도축장(LPC)에 소를 출하하고 있는데, 평소 57%대를 보이던 지육률이 이달 14~17일 출하한 16마리에서는 최저 52%까지 떨어지는 것이 있는 등 설명하기 힘든 수치가 나온 것이다.
강씨는 “이번에 나온 16마리의 평균 지육률은 54.6%로, 도축장 측이 주장하는 자체 평균지육률 55.6%보다 1%포인트나 낮았다”며 “P도축장이 다른 도축장보다 지육률이 낮은 것도 억울한 판에 여기서도 더 내려가니 환장할 노릇”이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이 21일 발표한 전국 한우 평균지육률은 59.7%, 한우 거세우 지육률은 59.9%이며, 암소 지육률은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지만 국립축산과학원이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57.3%가 평균값이다.
강씨는 이렇게 지육률이 저조한 이유에 대해 도축장 측의 작업과정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지육률은 생체를 박피한 후 머리·족·내장을 떼어낸 비율인데, 이 과정에서 머리를 너무 깊숙이 잘랐거나 지방을 떼낸다며 고기까지 과하게 발라내는 등 눈속임을 했을 수 있다는 것이 강씨의 주장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지육률을 계산할 때 체내 지방을 따로 빼지 않고 산정한다.
강씨는 “P도축장 측에 지육률이 나쁘게 나온 이유를 따지니 처음에는 ‘지방을 떼어내고 쟀다’고 했다가, 나중에 지방도 지육에 포함된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다시 따지니 그때는 ‘불필요한 부위만 제거했다’고 말을 바꾸더라”며 “작업 과정에서 ‘장난’이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실이 한우농가들 사이에 알려지자 인근의 다른 한우농가들도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다”며 도축과정에 의구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강씨가 소속된 인터넷 한우농가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소풍한우농장’에는 “의심이 참 많이 간다” “지방 제거하고 지육 계산한다는 말은 처음 들어본다”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특히 이 카페 회원인 ‘YSO1625’는 “나도 최근 M도축장에 소 8마리를 출하하면서 지육률이 갑자기 2.5%포인트나 빠져 총 270만원의 손해를 봤다”며 강씨와 같은 사례가 다른 도축장에서도 자주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한술 더 떠 그는 “지방을 많이 제거하면 정육 비중은 높아지기 때문에 지육률이 안 나올수록 지육을 사가는 유통업자들은 이익”이라며 “이런 이유로 도축장과 유통업자들이 결탁할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한편 P도축장 측에 지방제거 발언과 관련해 취재진이 확인전화를 하자 관계자는 “우리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뗐다. 그러면서 그는 “다 지난 일인데 이제 와서 왜 뒷북을 치는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의 답변을 회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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