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넘어, 한국 최고 푸드테크 기업 되겠다"
조선일보 2015.12.30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
올해 6건 인수·합병 거쳐… 신선식품 배송 등 사업 확장
"수수료 없앤 후 주문량 늘어… K푸드로 해외시장 도전할 것"
국내 1위 음식 주문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김봉진(39)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올해 6건의 인수·합병(M&A)을 단행했다. 오토바이 물류회사부터 반찬·도시락·빵과 같은 신선식품 정기 배송 업체까지 다양하다. 대기업·중견기업도 아닌 창업 5년 차 벤처기업이 다른 벤처, 중소기업을 인수해 공격적으로 사업을 키우는 것이다. 김 대표는 "단순한 배달중개 앱을 넘어 한국 1위의 푸드테크(food tech) 기업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배달의민족은 서비스 5년 만에 한국의 '배달음식 주문' 문화를 완전히 바꿨다. 이 앱은 전국 15만여 개 배달 음식점의 메뉴와 가격 정보를 담고 있다. 매월 30만개씩 등록되는 이용자들의 음식점 평(評)을 바탕으로 맛집을 고르고, 통신사 등 제휴 멤버십 할인을 받고, 신용카드로 선(先)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지인(知人)에게 배달 음식을 선물하는 문화도 생겼다. 지난 5년간 앱을 설치한 사람만 2150만명, 월 이용자는 320만명이다. 지난달에만 625만건의 배달음식 주문을 처리했다. 작년 말 글로벌 투자사 골드만삭스 컨소시엄도 이 회사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 ▲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음식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푸드테크(food tech)’로 기존에 없던 새로운 시장을 열 것”이라며“한국의 많은 젊은이들이 남들과 똑같은 것을 열심히 하기보다는 지속해서 새롭고 남다른 것에 도전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진한 기자
김 대표는 올해 6건의 인수·합병을 거쳐, 사업을 3개로 확장했다. 기존 배달의민족 외에 배달 안 되는 맛집 음식, 커피 등을 배달원이 대신 받아다 가져다주는 '배민라이더스', 반찬·빵·주스 등 신선식품을 매일 아침 정기 배송해주는 '배민프레시'다. 김 대표는 "올해 수개월간 회사 정체성을 고민한 끝에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를 새로운 비전으로 삼고, 사업을 확장했다"고 했다. 올 초 200명 안팎이던 직원은 현재 400여 명으로 1년 만에 2배가 됐다.
배달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중개' 역할을 넘어, 이젠 직접 식재료를 확보해 음식을 만들고 자체 냉장차량과 오토바이를 통해 신선하게 배송하는 전(全) 과정을 담당하는 회사로 거듭난 것이다. 김 대표는 "내년에 650명 이상을 새롭게 채용해 신(新)사업을 공격적으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회사의 목표를 "음식과 IT(정보·기술)를 결합한 국내 1위의 푸드테크 기업"이라고 했다. 왜 음식 배송에 IT가 필요할까. 그는 "현재 배민프레시가 제공하는 반찬 가짓수만 2000가지"라면서 "수백, 수천명의 고객이 주문하는 각각의 반찬을 원하는 날짜와 주기에 맞춰, 각자의 집 앞에 정확히 배달하는 것은 IT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배달음식 주문 중개와 달리 신선식품은 쉽게 상하기 때문에, 수요를 정확히 예측해 미리 주문하고 재고를 최소화해야 적자가 나지 않는 쉽지 않은 사업이다.
김 대표는 올 8월 '결제 수수료 0%'를 선언해 배달앱 시장을 또 한 번 흔들었다. 경쟁사들도 부랴부랴 수수료를 깎으면서 배달의민족 발(發) 파괴에 동참했다. 김 대표는 "당장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는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음식점주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받는다는 소비자들의 심리적 저항이 줄어 주문량이 폐지 전보다 30% 가까이 늘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신사업을 바탕으로 흑자 전환하고 앞으로 2년간은 세 개의 사업을 단단하게 다지는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선 "일단 국내 시장에 집중하되 2~3년 안에는 'K푸드'를 들고 유럽·북미 등 해외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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